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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단돈 1000만원에 팔렸다

팬택이 1000만원에 팔렸다. 통신장비 업체 쏠리드에 500억원에 인수된 지 2년 만이다.

쏠리드는 26일 자사의 종속회사인 에스엠에이솔루션홀딩스가 보유 중인 팬택을 특허 투자법인인 케이앤에이홀딩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보도에 따르면, 쏠리드는 인수대금 500억원과 함께 운영자금으로 500억원 정도를 팬택에 투자했다. 약 1000억원 손실을 봤다는 뜻이다.

쏠리드는 지난 2015년 법정관리 상태였던 팬택을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인수했다. 지난해 6월 스마트폰 '아임백'을 선보여 출시 초반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대기업들과 마케팅 경쟁에서 밀리며 흥행에 실패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현재 팬택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부채가 약 1100억원이다. 쏠리드는 "팬택의 악화된 경영상황으로 인해 쏠리드 주주와 채권자 및 잠재 투자자가 팬택과의 재무제표 연결 분리를 지속 요청해온 상황이다. 매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팬택을 인수한 케이앤에이홀딩스는 고용을 승계해 신규 사업을 모색하고, 휴대폰 AS사업과 특허수익화 사업 등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특허수익화 전문가들로 구성된 케이앤에이홀딩스가 팬택 특허를 매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직원 6명, 자본금 4000만원으로 설립한 팬택은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벤처 기업이었다. 무선호출기와 휴대전화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1997년에는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었고, 2001년 현대큐리텔, 2005년에는 SK텔레텍을 인수하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국내 휴대폰 제조사 3위 자리에 올랐다. 해외 사업에도 열을 올려 세계 5위 휴대폰 생산업체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았다.

같은 해 상장폐지와 함께 1차 워크아웃에 돌입한 팬택은 주요 자산 매각과 스마트폰 사업 성과로 2011년 12월 1차 워크아웃 졸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밀리며 2014년 8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3차례 매각이 무산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쏠리드에 극적으로 인수됐다. 하지만 쏠리드 체제에서도 재기에 실패하며 단돈 1000만원에 팔리는 쓸쓸한 결말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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