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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10명이 연애를 시작한 이야기

  • 박수진
  • 입력 2017.10.26 13:24
  • 수정 2017.10.26 13:37

대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처음 만나는 걸까? 독자들이 자신의 애인과 처음 만난 이야기와, 첫 데이트를 한 이야기를 허프포스트에 들려줬다. 아래 이야기들은 평범할 수도, 남다를 수도 있다.

1.

"저는 여성으로 태어나 남성 정체성을 갖게 된 FTM 트랜스젠더입니다. 제 여자친구는 그저 평범한 어느 여자구요. 3년 전 처음 만났을 땐 저는 아직 호적정정도 안 된 상태였고, 어떤 수술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름도 여자 이름이었구요.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는게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게 여자친구는 이런 말을 해줬죠!

그래서 그녀를 믿고, 우리를 믿기로 했습니다. 여자친구와 사귀면서, 혹은 성소수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좋은 날들도 있겠지만 힘든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다운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겠죠? 모든 성 소수자 커플들이 당당하고 행복해지는 그 날까지 응원해주세요!!"

-재열

2.

"우리는 대학교 오리엔테이션날 처음 만났다. 그 애는 뒷자리에 앉아 옆 사람들과 큰 목소리로 재잘대서 튀었고, 그런 자신감 넘치 모습이 왠지 거북했다. 오리엔테이션은 반나절만에 끝났다. 집에 가서 이미 만들어진 동기 단톡방에서 괜히 그 애 프로필을 찾아봤다.

처음 말을 튼 날은 정말 추웠던, 입학식 날이었다. 그 애는 내 앞자리에 앉아서 핫팩이나 도시락을 전달하다 손이 몇 번 스쳤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상냥한 말을 주고 받으며 우리는 생일이 같고, 좋아하는 밴드와 영화감독이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애에 대한 묘한 어려움은 사라지고 우리는 점점 친해졌다.

동기 몇 명이 자취방에서 같이 잔 날, 우리는 좁은 바닥에 네 명이 다닥다닥 붙어 누웠다. 나는 알게 모르게 그 애 옆에 눕고 싶어 애를 썼고, 우리는 일찍 잠들어 버린 동기들 사이에서 나란히 누워 수다를 떨었다. "언니는 무슨 팝송 좋아해요?" 팝송을 잘 몰라서 가리지 않고 듣는다는 대답에 그 애는 자기가 불러볼테니 제목을 맞춰보라고 했다. 응원가 연습을 열심히 해서 약간 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간지러운 것이 친구랑 기숙사에서 놀던 느낌과는 달라 이상하다고 생각한 게 시작이었다. 어느새 그 애를 많이 좋아하게 됐다."

-익명

3.

"첫 만남은 퀴어문화축제에서였어요. 첫 인상도 뭔가 잘 통한다는 느낌이었죠. 같이 있는 자리에서도 그랬지만 처음 만난 그 후로, 아, 또 만나고 싶다, 근데 둘이서만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만남에서 이영 감독의 '불온한 당신'을 봤어요. GV까지 있는 행사여서 지금 여자친구가 영화를 좋아한다길래 같이 가자고 했죠. 이 때가 두 번째 만남이면서 단 둘이 만나는 건 처음이었어요. 그 때 그 영화를 같이 보지 않았다면 우리가 이렇게 더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두 번째 만나는 거였는데도 불편하거나 어색한게 없었어요. 서로 성지향성을 오픈하고 만난 사이여서 그런지 더 솔직할 수 있었고요. 모든게 자연스러웠고, 뭔가 스며들듯이 여친에게 빠졌던 거 같아요.

서로 많은 점이 닮아있고, 아직도 자주 놀라곤 해요. 길을 걷다가도 동시에 같은 걸 발견하고, 갑자기 같은 말을 내뱉고, 비슷한 옷을 입고, 주변 사람들이 서로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하고요. 이 사람을 만나려고 기다려온 거 같다는 생각도 많이 해요. 확실히 이십대 초반 때에 비해서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진 상태고, 아직 부족한게 많지만 그래도 이 관계가, 이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버팀목이고 친구이자 연인으로 지금처럼 계속 사랑하고 싶어요. 사랑해 내 여치니❤️!"

-익명

4.

"저는 현재 1살 연상인 언니와 연애를 하고 있는 23살 대학생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우리는 레즈비언 소개팅 어플을 통해 만나게 됐습니다. 언니와 연락을 주고받는 단계에서부터 제가 맘에 들었던 이유는 '딱 적당한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어떤분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말이 없었고 또 어떤분은 부담스럽게 혼자 앞서나가고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언니는 저에게 무례하지 않는 선에서 물어보고 싶은 걸 물어봐주고,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관심을 표현해주고 그랬거든요.

그러다가 제가 확실하게 반 한 순간은, 언니가 저랑 같이 놀고 제가 집에 갈 버스를 기다리고있을때 갑자기 자기 꺼 핫팩으로 제 두손을 감싸며 얼어붙은 손을 녹여주더라고요. 여기서 1차 심쿵했는데, 버스가 오니까 제 손에 핫팩을 꼬옥 쥐어주며 가져가라고 하고 절 보냈습니다. 그때 확 반해버렸어요. 늘 적당한 느낌으로 다가오던 언니에게 저는 부당한 속도로 빠져버린 것입니다.

제가 이 언니와 사귀겠다고 결심했을 때 제가 가장 충격먹은 건, 저에게 주변에서 다들 "남들에게 축복받지 못할 사랑"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직 우리나라 사회가 동성애에 대해 좋지 못한 인식이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축복받지 못할 사랑이라니,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마음이 영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축복'의 뜻은 '행복을 빌다'라는 뜻입니다. 제 행복을 빌 권리는 남이 아닌 제 자신이 먼저 아닐까요? 저는 확신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축복을 해주던 해주지않던 나는 이 언니와 함께하겠다고, 이게 내 행복을 비는 것이라고. 저는 그래서 언니에게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행복을 빌어주는 그런 연애를 하자. 남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축복을 내릴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자. ....나랑!!'"

-린

5.

"10년차(만 8년 & 동거도 8년) 게이 커플입니다.

20대 중반이었던 2009년 9월, 외국의 작은 데이팅 사이트에서 제가 그에게 말을 걸면서 처음 만났어요.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던 프로필이었지만 느낌이 좋았어요.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어서 MSN메신저와 휴대폰 문자로 대화를 이어가다가 2주쯤 후에 드디어 처음 만나기로 했어요. 5시에 가로수길에서.

첫 만남인데다가 무려 가로수길이니 한껏 멋을 내고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생각보다 ‘지나치게 수수한’ 차림의 그. 펑퍼짐한 바지에 카라 티셔츠 차림이어서 약간 당황했지만 잠깐 걸어서 지금은 없어진 한 햄버거 집으로 갔습니다. 먹는 내내 단답형의 시큰둥한 대답과 그다지 밝지 않은 분위기에 '내가 마음에 안 드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은 좀 더 얘기해보자는 생각에 근처 카페로 옮겼습니다. 테라스가 있는 곳이어서 바깥 쪽에 앉았는데 여전히 큰 진전은 없었습니다. 워낙 일찍 만나 카페를 나왔는데도 7시 정도였고, 헤어지기엔 너무 일러서 예의상 2차를 물었습니다.

“술 간단히 한 잔 할까요?”

내내 시큰둥 했는데도 그러자고 해서 역시 또 지금은 없어진 영동시장에 위치한 2층 술집을 갔습니다. 그런데, 소주를 시키고 한두 잔을 기울이다가 제 연애관을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의 눈빛이 “뿅~”하고 달라지더군요. 그 눈빛 변하는 순간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사람 눈빛이 그렇게 확 달라지는 건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얘기를 마치고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 데 갑자기 계단에서 제 볼에 뽀뽀를 해온 겁니다. 깜짝 놀랐지만 침착하게 건물 현관으로 내려왔는데 도저히 이렇게 보낼 수가 없을 것 같더라고요. 이제야 마음을 열었는데 그렇게 보내기 아쉬워서 또 한 번 물어봤습니다.

“우리 집에 같이 갈래요?” “네.”

사람이 없긴 했지만 버스에서 나란히 앉아있는데 제 손을 조심스럽게 잡더라고요. 그러더니 잡은 제 손을 들어서 계속 뽀뽀를 해댔습니다. 좋기는 했지만 공공 장소여서 놀랐고, 당황해서 거부는 안 했지만 저도 약간 얼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께 부모님과 같이 사는 집으로 왔습니다.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미 가족들은 자고 있었고, 부끄럽지만 그날 밤이 우리가 사귀기 시작한 1일이 되었습니다. 둘 다 한 번 만나나 보자 했는데 그날 사귀고, 무려 한 달 반 뒤에 시작한 동거는 이제 만 8년도 지났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는 제가 인생에서 첫 남자친구여서 일부러 차려 입은 제 옷차림이 부담스러워서 내내 얼어 있었던 거라더군요.

갑작스럽게 찾아온 인연이었지만 평생의 반려자가 되고, 너무 다른 성격과 취향으로 모두가 인정할만큼 많이 싸웠지만 이제는 서로를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저희 둘의 첫 이야기였습니다."

-chris

6.

"저는 오픈리 게이입니다. 한국에서는 흔하지 않죠.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쉬운 편은 아닙니다. 오픈리 게이가 다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저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제가 게이라는 것을 밝히고, 상대방도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니까요. 길거리에서 손도 잡고 뽀뽀도 하고 벌칙 게임으로 큰 소리로 사랑한다고 외칠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을 원한답니다. 로맨틱하다고 하기엔 너무 순진하죠?

그런 저에게 구애인이었던 이 사람은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오픈리 게이라는 점을 제외하더라도, 참으로 난 사람이고 된 사람이었죠. 이 사람은 한국의 게이씬에서 소위 팔리지 않는다는 '화장을 하는 게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당당했고 멋있었습니다. 진한 아이라인을 그리고도 자신의 아름다움과 멋있음을 뽐낼 줄 알았고, 무엇보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폄하하는 가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게이로 태어났다면 어렸을 때부터 '여성스럽다'고 놀림을 많이 받아 소위 말하는 '여성스러운 것'은 하려고 하지 않는 게이들이 많은데, 그 사람은 그런 것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저는 그런 그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답니다. 참 많은 일을 함께 겪었지만 그중에 퀴어문화축제 무대에 함께 선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타국 생활을 1년여 하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사귄 첫 섹스 상대와 연인 관계가 되어 그 다음해 퀴어축제 무대에 함께 선다는, 드라마라고 하기에도 작위적인 로맨스죠.

길거리에서 무대에 쓸 영상을 찍고, 동거하던 집 앞 공원에서 하이힐을 신고 마돈나의 Like a Virgin에 맞춰서 안무를 연습했죠. 그러는 와중에도 저희 둘은 온전히 이 세상에 저희 둘만 있는 것처럼 서로 사랑했습니다. 타인의 시선 따위는 두렵지 않았죠. 세상이 나를 다 등져도 그 사람이 제 뒤에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어쩌면 한국에 살아서 만나기 힘든 그런 게이가 아니라, 그저 사람으로서 너무나 괜찮았던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저는 아직 그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들도요."

-simon

7.

"첫 데이트날 상대가 가장 이상하게 보였던 때는, 손이 흥건할만큼 땀을 흘리면서 저와 잡은 손을 놓지 않았던 점이었어요. 제가 억지로 손을 떼어내 제 허벅지에 그 사람 손바닥을 문질러 닦아줬는데 그 사람은 그게 그렇게 좋았대요."

-닌

8.

"나와 나의 연인은 다른 커플들이 그렇듯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둘의 음악 취향 중에 접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우리는 사귀기 전에 둘 다 그 가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가수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관련 행사가 있다면 같이 가보자고 이야기를 나눴었다.

시간이 흘러 우린 연인이 됐고, 사귄지 얼마 안 됐을 때 기회가 왔다. 달빛요정을 추모하는 공연이 열렸기 때문이다. 나는 신나는 마음으로 연인에게 공연에 가자고 말했고, 예매 홈페이지에서 절차를 살펴봤다. '커플할인?!' 우린 당연히 커플이니, 할인받아야지!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신이 나서 손을 잡고 공연장으로 달려간 덕에 꽤 일찍 도착했다. 줄 서 있는 사람도 없었고, 우리는 표를 사기 위해 곧장 데스크로 갔다.

"커플 2장이요." 직원은 빤히 우리를 쳐다봤다. 3초간. 그리고 실소를 흘렸다. 실소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뒤에 이어지는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커플이라고? 그럼 뽀뽀라도 해보던가." 너희는 당연히 친구인데(혹은 친구여야 하는데) 얼마나 구질구질하게 할인이 받고 싶으면 커플이라고 거짓말을 하니. 혹은 내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이 동성 커플일리가 없다. 또는 동성 커플은 커플이어도 할인받으려면 커플증명을 해야 한다. 무례함에 우리는 짜증이 일었다. 하지만 무례함과 짜증은 잠시 뒤로 하고, 액션을 취하기로 했다. 뽀뽀 못할 것 같나. 까짓 거 키스하자. 멍석까지 깔아줬으니, 사랑을 담아 키스했다. 직원이 원했던 키스타임이 지나고, 우리는 다시 할인을 요구했다. 직원의 눈에는 촛점이 없어보였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축... 축하드려요. 할인해서 총 만 사천원..."

"네. 감사합니다."

우리는 커플임을 축하받고(?) 할인도 받고, 사이좋게 손 잡고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몇 해 전에 있던 이 일을 여태껏 깔깔거리며 슬픈 개그 소재로 쓰고 있다. 그 분에게 평생 써 먹을 개그 소재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 (그 당시 우리끼리 유행어 였다. "축...축하드려요.")"

-현

9.

"애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애인이 항상 뿌리고 다닌 향수와 끊임없는 구애였어요. 지금은 금연하고 있지만 처음 만날 당시는 흡연자였거든요, 담배 냄새 때문에 항상 바디미스트와 향수를 과하다 싶을 정도로 뿌렸는데 첫 만남 때 향수향이 너무 강하게 인식돼버려서 거기에 끌렸답니다. 또, 저를 만날 때 항상 자신있는 모습으로 절 좋아해줬어요.

첫 데이트는 처음 만난 때부터 사귀기로 한 커플이라서 그날이 첫 데이트였고 영화관이 데이트 장소였어요. 영화는 '악녀'였는데 사실 애인은 그 영화를 한 번 봤었거든요. 제가 보고 싶다고 해서 맨 뒷자리 구석에 가서 다시 영화를 봤어요. 제가 팝콘 먹고 있는데 애인이 팝콘 언제까지 먹을거냐고 그랬어요. 앉을 때부터 손 잡고 싶었는데 제가 팝콘만 먹어서 물어봤다고 해요... 그렇게 손도 잡아본 첫 만남 생각하면 가슴이 아직도 떨리네요. 장거리라서 힘든 점이 많고 다투기도 실상 무지 다투는 커플이라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같이 누워있거나 영화를 보거나 한강을 걷거나 맛있는 음식 나눠먹으면서 같은 시간 함께 보내고 행복할 땐 행복해하는 커플이에요, 하하."

-이브

10.

"저는 FTM 트랜스젠더예요. 저에게는 이제 한달 조금 넘게 사귄 트랜스젠더(FTM) 남자친구가 있어요. 형하고 저는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통해 만났고, 처음 같이 본 영화는 '대니쉬걸'이었어요. 커뮤니티에서 함께 보게 된 영화였는데, 그때 우리 둘은 같이 나란히 앉아서 손을 꼭 잡고 영화를 봤었어요. 주인공이 이전에는 차마 깨닫지 못했던, 남자의 몸이 불편한 자신을 알아가기 시작하고, 그러한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사회에 녹아있는 차별적인 시선이나 편견을 만나 시련을 겪죠. 저는 제 젠더정체성을 트랜스젠더로 정체화하기 이전에 이 영화를 봤었고, 또 정체화한 이후에 이 영화를 다시 보는 거였기 때문에 기분이 묘했어요. 영화 보는 중간중간 마음이 먹먹했어요. 보다가 한숨을 쉬니까, 남자친구가 그걸 알고 제 손을 꼭 잡아주고 안아주더라고요. 그때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는 걸 느꼈어요.

저는 형이 단호하고 명확하게 자기 주장을 할 때 좋고, 목표가 생기거나 약속을 하면 그걸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아요. 가끔 저한테만 보여주는 스윗한 모습도 좋고요. 저희도 남들처럼 업앤다운이 있고, 또 제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 만큼 기대하는 것도 있어서 가끔은 투닥대고 싫은 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저는 이 사람을 만나 정말 행운이라는 걸 느껴요."

-BB

*사연 내용은 가독성을 위해 발췌 및 요약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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