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죽음의 에어백' 다카타 장착, 리콜 않고 버티는 벤츠·지엠

전세계에서 19명의 목숨을 앗아간 다카타 에어백. 이른바 ‘죽음의 에어백’ 논란을 일으킨 다카타 에어백의 위험성은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의 에어백은 17개 업체에서 제작해 수입·판매한 차량에 장착돼 있다. 국내 리콜 대상은 22만여대다. 혼다와 도요타, 베엠베(BMW), 포드 등 대다수 업체는 현재 리콜을 시행 중이지만 벤츠와 지엠(GM)·한국지엠 차량만 리콜에서 빠져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와 자동차안전연구원, 관련 업체들의 말을 종합하면, 벤츠와 지엠·한국지엠은 정부의 리콜 권고에도 시정계획서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들 3개 업체를 포함해 국내에 들어온 대부분의 수입차들은 다카타 에어백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다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국토부는 사고 발생 개연성이 높고 세계적으로 대규모 리콜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지난해 해당 업체들에 다카타 에어백의 리콜 확대를 권고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차량은 2012년 이전에 생산·판매된 11만여대다. 이 가운데 리콜에 응하지 않은 3개 업체의 차량은 3만여대로 추산된다. 벤츠가 1만8724대로 가장 많고 지엠의 쉐보레 브랜드를 들여와 판매 중인 한국지엠도 1만6312대나 된다. 그동안 이들 업체는 “자사 차량에서 다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고 미국을 포함한 어느 지역에서도 리콜하지 않아 한국에서만 독자적으로 리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벤츠와 지엠이 전면 리콜을 결정하면서 이런 해명도 궁색해졌다.

국내에서는 벤츠와 지엠 쪽은 “중국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겠냐”며 “한국에서의 리콜 여부는 본사 차원의 조사 결과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벤츠 관계자는 “본사에서 미국과 캐나다, 일본, 한국에서 두 차종 284대의 샘플을 수집해 문제가 있는지 검사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엠 차량에는 다카타 에어백과 관련한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한 적 없는데 덮어놓고 리콜하기 어렵다. 내년 초 지엠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리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전에 직결된 문제임에도 모든 결정을 본사에 미루는 태도에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수입차 1위인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6만대 가까이 팔아 4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벤츠 신화’를 써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다카타 에어백은 언제 어디서든 사고가 날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리콜이 늦을수록 소비자들은 안전 사고에 그대로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다카타 에어백 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서 해당 에어백으로 인한 사망자가 또 발생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부상자만 해도 200명에 이른다.

문제가 된 다카타 에어백은 차량 충돌로 전개될 때 금속 파편이 튀어 운전자 등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나타나 세계에서 1억대가량이 리콜되고 있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2년 이전에 생산된 다카타 에어백의 위험성이 더 높아 리콜이 시급한 제품으로, 이후 생산 제품은 잠재적 리콜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세계 2위 에어백 제조사인 다카타는 ‘죽음의 에어백’ 논란 끝에 지난 6월 결국 일본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김 교수는 “안전과 품질 관리를 소홀히 하면 그 대가가 어떤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해당 업체들은 리콜을 미룰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소비자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뉴스 #에어백 #자동차 #벤츠 #지엠 #다카타 에어백 #다카타 #다카타 에어백 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