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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기사를 숨긴 사실이 드러났다

The Naver homepage is seen on a screen in Singapore October 28, 2015. South Korea's top web search operator Naver Corp said on Thursday its third-quarter profit rose 5.6 percent from a year earlier, in line with expectations. Picture taken October 28, 2015. REUTERS/Thomas White
The Naver homepage is seen on a screen in Singapore October 28, 2015. South Korea's top web search operator Naver Corp said on Thursday its third-quarter profit rose 5.6 percent from a year earlier, in line with expectations. Picture taken October 28, 2015. REUTERS/Thomas White ⓒThomas White / Reuters

네이버가 청탁을 받고 비판적인 기사를 재배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 대표는 20일 네이버스포츠의 공식 블로그에 사과문을 올리고 "네이버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네이버가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청탁을 받고 기사를 숨긴 사실은 20일 엠스플뉴스의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엠스플뉴스는 지난 7월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협회나 연맹을 비판하는 기사가 나오면 수시로 네이버 고위층에 전활 걸어 ‘기사를 사라지게 해달라’ ‘협회와 연맹 측 입장을 강조하는 기사를 메인에 올려달라’고 청탁하고, 청탁 대부분이 받아들여진다”는 제보를 받았다.

그동안 제보 내용을 취재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김 모 홍보팀장과 네이버 금 모 이사가 주고받은 스마트폰 문자메시지를 입수했다.

엠스플뉴스가 공개한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김 홍보팀장이 네이버의 금 이사에게 2016년 10월 3일 작성된 프로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 심판 매수 사건과 관련하여 연맹이 내린 처벌을 비판하는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네이버스포츠 페이지에서 안 보이는 곳으로 재배열해달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엠스플뉴스는 해당 기사에 활발하게 달리던 댓글이 청탁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 약 2시간 뒤부터 더이상 달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 대표는 해당 보도에 대해 인정했다.

한 대표는 사과문에서 "동일한 조직 내에 스포츠 기사를 배열하는 부문과 언론 취재의 대상인 스포츠 단체와 협력하는 부문이 함께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조직의 편재 및 기사 배열 방식에 대하여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11월 1일까지 조직 구성이 같은 <네이버스포츠>와 <네이버연예>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부문과 기사 배열을 담당하는 부문을 분리하고, 스포츠와 연예 기사 배열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밖에 해당 담당자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며, 감사가 끝난 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인사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래는 한 대표가 올린 사과문이다.

네이버스포츠 서비스 관련 논란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네이버 대표 한성숙입니다.

오늘 외부의 요청에 따라 네이버스포츠 서비스의 기사가 재배열 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감사 결과, 네이버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네이버가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언론사로부터 송고받은 뉴스만을 서비스하는 <네이버뉴스>와 달리, <네이버스포츠>는 뉴스뿐 아니라 스포츠 생중계, 동영상 클립, 기록 데이터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매주 200경기 이상을 실시간 중계하며 2300여개의 관련 동영상 클립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구단과 협회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서비스 특성상, 경기 중계 등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스포츠>는 각종 협회, 구단, 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프로축구 중계권을 가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같은 협회와도 언로(言路)가 열려 있습니다.

동일한 조직 내에 스포츠 기사를 배열하는 부문과 언론 취재의 대상인 스포츠 단체와 협력하는 부문이 함께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회사를 이끄는 저의 책임이 큽니다.

앞으로 이러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조직의 편재 및 기사 배열 방식에 대하여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습니다.

사업 제휴와 뉴스 서비스가 혼합되어 있는 조직을 분리하고, 다양한 AI 추천기술을 적용해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집중할 것입니다.

11월 1일까지 조직 구성이 같은 <네이버스포츠>와 <네이버연예>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부문과 기사 배열을 담당하는 부문을 분리하고, 스포츠와 연예 기사 배열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기사배열 책임자를 일원화하고, 투명성위원회가 기사 배열에 대해 점검하도록 하겠습니다. 콘텐츠 선별 및 배열, 매체 및 창작자 선별, 이슈 선별에 대한 기준도 마련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현재 해당 담당자는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며, 감사가 끝난 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여 인사 조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논란으로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네이버스포츠 서비스가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 대표 한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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