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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대학 시절 여자친구에게 보낸 연애편지는 좀 화끈하다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대학교 때 연애편지를 열심히 썼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젠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됐다. 미국 에모리대학이 오바마의 자필 연애편지 9통을 확보했다. 당시 대학생 여자친구 알렉산드라 맥니어 앞으로 보낸 편지들인데, 이번 금요일부터 공개된다.

1982년에서 1984년 사이에 작성한 것으로 밝혀진 이 편지들은 오바마가 맥니어와 함께 다니던 캘리포니아의 옥시덴털칼리지에서 뉴욕에 있는 콜럼비아대학교로 전학한 후에 보낸 것이다.

에모리 로스도서관의 도서관장 로즈메리 마기는 오바마 편지에 대해 "대통령이 되기 이전, 아니 그런 꿈을 꾸기도 전의' 젊은 청년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그녀는 같은 매체에 "자신에 대한 이해와 정의, 세상에서의 자기 위치 등을 고민하는 몇 년간의 여정을 담은 이야기"라고 그 내용을 설명했다.

물론 맥니어에 대한 시적 애정 표현도 빼놓을 수 없다.

한 편지엔 "내가 당신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잘 알리라 믿는다. 당신에 대한 생각은 하늘만큼이나 넓고 당신에 대한 믿음은 바다만큼이나 깊으며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진하고 넘친다."라고 오마바는 적었다.

에모리에 이 연애편지 9통을 넘긴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마기는 "희귀도서 업계의 누군가"가 중개를 했다는 것 외엔 더 이상의 말을 아꼈다.

편지 대부분은 두 사람의 로맨스가 막을 내릴 시점에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 오바마의 1983년 6월 27일 편지는 그가 엄마와 여동생을 만나러 인도네시아를 방문 중에 쓴 것인데, 맥니어에 대한 복잡한 심경이 역력하다.

오바마는 "우린 갖지 못할 것을 영원히 원할 처지인 것 같다."라며 "우리를 하나로 묶으면서도 우리를 갈라놓는 게 바로 그 점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또 어린 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에서 오히려 이방인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젠 인도네시아 말을 이전처럼 못한다. 여기 사람들은 나를 때론 호기심과 존중, 때론 경멸의 눈으로 본다. 내가 돈 있는, 미국에 돌아갈 비행기표를 가진 미국인이라는 점이 흑인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것 같다. 오래된 컴컴한 도로, 밭을 향해 서 있는 쓰러질 듯한 초가, 내가 다니던 옛길. 이 모든 게 이젠 내게 여의치 않다."

오바마의 편지 내용 중엔 편지들이 가끔 너무 진지했다며 농담하는 부분도 있다.

"대단한 글을 꼭 작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는 없다. 내 있는 그대로를 당신에게 보일 수 있는 우리 관계라고 난 믿는다. 머리를 헤어롤로 감은 나, 의지를 잃은 나, 자신감을 상실한 나, 투정이 심하고 좀 지루한 나를 말이다."

오바마는 전 백악관 선임고문 데이비드 액설로드와의 작년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지적인 연애편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뉴욕으로 전학하면서 "허세로 가득한" "재미없는" 시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육체적으로 이전 삶에서 분리됐다. 뉴욕으로 이사한 거다. 다음 3, 4년 동안은 수도승처럼 살았다. 모든 걸 너무 심각하게 여겼다."

그는 "내가 여성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이해하기란 솔직히 좀 어렵다."라며 "데이트 신청을 해봤자 제대로 될 리가 없었던 게, 상대방에게 '이 사람 지나치게 진지해'라는 느낌을 들게 했다. 그냥 '영화 어때' 식의 데이트 신청을 시도할 걸 그랬다."라고 후회했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맥니어에게는 오바마의 편지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그녀는 오바마 자서전(2012년) 준비 중인 데이비드 마라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 사이는 열정은 물론 아이디어와 글을 토대로 한 관계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관계를 "언어를 통한 밀착 안무"로 기억했다.

오바마는 대단한 안무가였던 게 확실하다. 맥니어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면서 그는 아래와 같은 도전을 즐긴다고 적었다.

"하나가 되는 것,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는 것, 별개의 생활에서 둘을 이으는 진실을 찾는 것. 이런 걸 달성하려면 땀을 흘려야 한다. 신나는 농구게임이나 멋진 안무, 또는 사랑을 나눌 때 흘리는 그런 땀 말이다."

오바마 편지 내용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에모리대학교 웹사이트에 연결하자.

아래 슬라이드는 옆으로 밀면 된다.

 

*허프포스트US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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