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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가 떠난 라카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 박수진
  • 입력 2017.10.18 16:46
  • 수정 2017.10.18 16:50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자칭 수도' 시리아 라카에서 사실상 패배하면서 라카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라카의 한 빌딩에서 밖을 내다보는 (미국 지원) 시리아민주군 소속 군인의 모습

라카에서 IS 격퇴전을 벌여 온 미국 주도의 국제연합군과 그 지원을 받는 시리아민주군(SDF)은 시민들에게 도시를 넘기겠다고 약속했으나 민간기구의 형태와 정책은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타랄 살로 SDF 대변인은 "라카 내 주요 군사 작전은 종결됐다"며 "라카의 상황은 통제되고 있으며 곧 도시의 해방을 선언하는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언 딜런 연합군 대변인은 "최근 며칠간 약 350명의 대원들이 라카에서 SDF에 항복했다"고 말했다. 5개월 가까이 이어진 탈환전에서의 사망자 수는 민간인 1130명을 포함해 최소 3250명이다.

라카의 탈환은 'IS 쇠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라카는 지난 2014년 이라크 모술을 점령한 IS가 '칼리프 국가'(이슬람 신정일치 국가)를 선포하고 수도로 삼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연합군은 지난 7월 모술 탈환에 이어 라카까지 손에 넣으면서 IS의 '물리적 영토' 두 곳을 모두 되찾았다. IS는 현재 시리아 북부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남아있지만 한때 중동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한 세력은 확연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라카에 평화가 왔다고 단언할 수 없다. IS의 공백을 원하는 서로 다른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어서다.

당초 미국과 SDF은 민간기구로 하여금 지역을 통치하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4월 라카시민위원회(RCC)를 출범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쿠르드계로 아랍계 주민들이 다수인 라카에 장기적인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시리아반군연합(SNC)의 지지를 받는 또 다른 민간기구도 존재한다. 라카지역위원회(RPC)다. IS 침략 전부터 존재한 민간기구에 뿌리를 뒀다고 주장하는 RPC는 RCC가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연계됐다며 정당성을 부정하고 있다. 미국은 9월 두 민간기구를 하나로 통합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아흐마드 자르바 전 SNC 의장도 라카의 유력한 통치 세력 중 하나다. 카미실리 태생의 자르바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지를 받은 '내일 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그는 지난 2월 휘하의 시리아정예군(SEF) 3000여명을 라카 전투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시리아 정부도 라카의 통제권을 원한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은 앞서 국가 전체를 되찾겠다는 야망을 드러냈으며, 미국 주도의 연합군과 마찬가지로 IS 격퇴전을 벌여 왔다.

시리아 정부는 현재 알레포와 라카 남부 등을 통제하고 있으며, 유전지대인 데이르에조르에서 SDF와 유프라테스강을 사이에 두고 'IS 격퇴'라는 동일한 목표 아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라카는 그간의 전투로 전역이 파괴됐으며, 복구까지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천문학적 비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국제사회는 재건 자금 지원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 역시 시리아 북동부와 관련해 뚜렷한 정책을 보이고 있지 않다.

국제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은 성명을 통해 "라카에서의 군사 작전은 끝나갈 지 모르지만 인도주의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며 재건 지원을 촉구했다.

단체는 "라카에서의 교전을 피해 도망친 주민 27만명은 여전히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며 "라카의 피해 아동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끔찍한 폭력을 목격한 수많은 주민들의 심리 치료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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