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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왜 '비밀' 여론조사를 발표했고 박지원은 왜 화가 났을까?

  • 박세회
  • 입력 2017.10.18 13:31
  • 수정 2017.10.18 13:36

국민의당이 어떤 당과 합쳐야 시너지 효과가 날지를 두고 한 '비밀 여론조사'가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조선일보는 18일 새벽 "국민의당이 다른 정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비밀리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 '비밀' 여론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6.2%)은 바른정당(6.8%)과 합당할 경우 정당 지지율이 19.7%까지 상승하며 현재 두 당의 지지율을 합한 13.2%에 비해 6.5%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과 합치면 '민주-국민' 통합당의 지지율은 54.6%로 현재 두 당의 지지율(49.3%, 6.4%)을 합한 것보다 오히려 1.1% 낮아진다고 한다.

그러나 조사를 시행했다는 사실도 조사의 결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세력이 국민의당 내부에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는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연대를 원하는 세력이 있는 반면, 안철수 대표를 위시한 세력은 바른정당 자강파(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유승민 계)와의 통합을 바라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과 통합파'인 호남 기반의 심기를 건드린 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호남 민심이 그다기 적대적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사실일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 조사에서 현재 광주(光州)·전라 지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68.0%, 국민의당 8.6%로 합계가 76.6%인데, 민주-국민 통합시는 74.4%로 오히려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반면 프레시안에 따르면 호남에서 현재 국민의당 지지율은 8.6%, 바른정당 지지율은 6.1%(합계 14.7%)인데 두 당이 통합하면 20.9%로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일보는 그동안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호남 민심에 반하는 것"이라며 반대해왔다고 밝혔다. 이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중진들이 더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할 이유가 사라진 것.

바른정당과의 통합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선을 그어 온 호남 중진 민주당파 박지원 의원은 "현재의 여론조사만 보면 우리 당의 존재마저도 의심스러울 정도라 생각한다"며 "비교적 우리 당 의원들의 국정감사가 호평받는 이때 왜 불필요한 일로 당의 전열을 흐트러지게 하는가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안철수계가 바른정당과 통합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거지고 있다고 전하며, '안철수계'로 꼽히는 최명길 최고위원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결합하는 것은 시너지가 '마이너스'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안철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에서 여러가지 이합집산에 관한 얘기가 난무해서 국민정책연구원에서 민심 파악 차원에서 여론 조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하며 "(본인의) 지시가 아닌 국민정책연구원 제안으로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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