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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할리우드 안과 밖의 성폭력을 '말해야한다'고 하는 이유

  • 박수진
  • 입력 2017.10.18 12:40
  • 수정 2017.10.18 12:52

지난 16일, 미국 여성지 엘르가 주최한 Women in Hollywood에 참석한 여성 영화인들이 할리우드 안과 밖에 만연한 성차별 문화에 대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24회째 열린 행사지만, 톱 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의 수십년에 걸친 성추행 및 성폭행과 이를 묵인한 행태에 대한 폭로와 비판이 이어진 직후여서 이날 연설에는 연예계에서 겪은 성폭력 경험과 연대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오랜 시간이 지나 비로소 입을 연 성폭력 피해자들이 지금까지는 왜 말을 꺼내기 어려웠는지(혹은 말을 꺼냈는데도 왜 알려지지 않았는지), 그럼에도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며 왜 중요한지,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제니퍼 로렌스

로렌스는 이날 자신이 겪은 모욕적인 경험들을 털어놨다. "프로듀서들이 2주 안에 약 7kg을 빼라고 지적했"고, 그중 한 여성 프로듀서는 그를 포함해 "다섯 여명의 매우 마른 여배우들을 주요 부위만 가린 채 누드로 일렬로 세웠다." "그렇게 굴욕적으로 세운 후 그 프로듀서가 내게 다이어트를 고무시키기 위해 누드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로렌스는 자신이 주문 받은 체중 감량이 비현실적이라고 말하기 위해 한 프로듀서와의 만남을 요청했고, 로렌스를 만난 남성 프로듀서는 '왜 다들 네가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며 자신이 보기에 로렌스는 "완전히 섹스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헝거 게임'으로 유명세를 얻은 후에야 위와 같은 상황에서 '"싫다"고 말할 힘이란 게 생겼다'고 말했다.

리즈 위더스푼

이날 16세 때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한 경험을 공개한 위더스푼은 당시 피해 사실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계약 조건이었고, 이 때문에 분노를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어 "단 한 번의 사건이었으면 훨씬 좋았겠지만, 비슷한 경험은 이후에도 여러번 있었고 이에 대해 말을 꺼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선 여성들이 매우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보며 나 역시 공개적으로 말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 결과로 "덜 외롭다고 느낀다"는 소감을 말했다.

제시카 차스테인

차스테인은 복도를 걷다 마주친 한 남성 프로듀서가 자신의 엉덩이를 때리고 지나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일을 따지면 앞으로 배역이 주어지지 않을 것 같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연예 산업은 성차별주의, 인종주의, 성소수자 혐오로 만연한 곳"이라며 자신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임금 평등, 다양성, 성희롱에 대한 내 입장 때문에 나를 쓰지 않는 영화제작사나 감독이 있어도 상관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나보다 훨씬 더 용감하게, 다른 피해자가 또 나오지 않도록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 여성들에게 감명을 받았다"며 "이들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이들의 목소리를 널리 퍼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스튜어트는 자신이 직접 성희롱을 목격하고 제지한 경험에 대해 말했다. 여성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촬영 어시스턴트들에게 '베이비', '자기'라고 부르는 디렉터 등 남성 상급자들을 수도 없이 목격했고, 그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저기요', '그만해'라고 그 순간을 넘기는 것뿐이었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일초 창피하고 매일 매일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거죠."

스튜어트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편하게, 안전하다고 느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두려움에 묶여있다시피한 여성들"이 있으며, 사실을 말하면 주위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고 로비

로비는 최근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폭력을 폭로한 사람들을 "현실의 히어로"라고 표현하며, "권력에 거슬러 진실을 말하는 용기가 큰 영향력을 발휘해 진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불평등이 지속되는 한은 계속해서 말해야 한다"며 모든 영화인들을 향해 "우리의 재능, 지성,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향해 발언할 수 있는) 특수한 이점을 이용해 모든 여성, 모든 사람들을 위한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h/t 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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