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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폭탄테러 불발 사건을 미국 매체들이 무시한 이유

  • 김태성
  • 입력 2017.10.17 09:40
  • 수정 2017.10.17 09:47

한 남자가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 공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가 FBI에 체포됐다. 그러나 미국의 거의 모든 매체가 이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 도대체 왜?

뉴스를 처음 보도한 건 애슈빌 지역 방송인 WSPA였다. 이 매체는 10월 6일 새벽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한 용의자를 경찰 당국이 수사 중이라고 같은 날 아침 08:26시에 보도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0월 7일엔 용의자로 지목된 에스티스가 체포됐다고 기사를 업데이트했다.

10월 10일, 또 하나의 애슈빌 지역 매체인 CitizensTimes는 에스티스가

10일 아침에 법정에 출두했다며 그의 증언엔 "미국 영토에서의 전쟁을 대비해" 폭탄테러를 계획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서비스 AP가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것은 10월 11일이었다. 그런데 AP 기사를 옮겨실은 워싱턴포스트와 자체 기사를 낸 USAToday를 제외한 미국 전통 매체 대부분은 이 사건이 처음 보도된 지 열흘이 지난 현재에도 잠잠하다.

애슈빌 공항 폭발물 테러범 사건을 다룬 주요 매체는 많지 않다.

AP 기사에 따르면 에스티스는 범행 다음 날인 10월 7일(토)에 FBI에 의해 체포됐다. 그가 공항에 놓고 간 가방 안엔 질산암모늄과 '스터노'라는 고체 알코올 연료로 만든 사제 폭발물이 들어있었고 자명종 시계도 달려있었다.

사건 조서에 의하면 "에스티스는 폭발물을 다음과 같이 터뜨릴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자명종이 울리면서 성냥이 켜진다. 그리고 성냥불에 탄 연료가 질산암모늄을 터뜨린다." 경찰 당국이 폭발물을 찾았을 때 자명종 시계는 6시에 맞춰져 있었지만 전원이 켜진 상태는 아니었다.

진보성향 인터넷 매체인 TheIntercept는 FBI가 '악의적이고 고의적인 폭발물' 범행이라고 정의한 이번 사건을 대부분의 인쇄 매체와 지상파 방송들이 무시했다라고 썼다.

Salon.com도 "노스캐롤라이나 공항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가 지난 금요일에 체포된 마이클 크리스토퍼 에스티스에 대해 대중 매체들이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범인이 선정적인 뉴스 가치를 띈 인물이 아니어서 사건이 덜 보도된 것 같다며 "에스티스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유색인종이 아닌 데다 무슬림도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트위터 사용자들도 즉각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

캡션: 마이클 크리스토퍼 에스티스가 누군지 아는가? 모두 알아야 할 인물인데 말이지. 지난 금요일에 공항을 폭파하려고 했던 사람이다. 왜 이 사람을 우린 모를까?

캡션: 마이클 에스티스에 대해 한마디도 없군.

캡션: 아직도 그를 테러범이라고 부르지 않는군.

캡션: 미국인 테러범 마이클 크리스토퍼 에스티스가 공항을 폭파하려고 했다. 시간 날 때 대중 매체에 이 트윗을 전하기 바란다.

TheIntercept의 숀 킹은 도널드 트럼프가 이 사건에 대해 조용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측했다.

"트럼프가 트윗을 올리지 않은 이유는 그 범인이 무슬림이나 멕시코인 같은 이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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