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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행복한 '나체주의자'다

ⓒJACK GESCHEIDT, TREESPRITPROJECT.COM

*이 글은 허프포스트UK에 실린 블로거 리치 파스코의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내가 열 살 정도였을 때, 부모님은 내가 배에서 떨어지면 익사할까봐 걱정이 들어 동네 YMCA의 수영 교실에 등록시켰다. 뉴저지 주 웨스트필드였다. 남자 아이들만 있는 실내 수영장에서, 학생들은 알몸으로 수영해야 했다. 나는 신체의 자유, 다른 학생들과의 평등이 참 좋았다.

베이비시터가 필요없는 나이가 되자 부모님들은 저녁 외출 때 나를 집에 혼자 두고 가셨다. 부모님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기 무섭게 나는 방으로 달려가 옷을 벗은 다음 거실이나 부엌에서 알몸으로 즐겁게 저녁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이 없을 때면 집에서 알몸으로 지냈고, 부모님이 잠자리에 든 이후에는 방에서 알몸으로 있었다. 따뜻한 여름 밤에 이불을 덮지 않고 침대에 누워, 창을 통해 불어드는 훈훈한 바람이 몸 전체를 쓸던 것이 기억난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YMCA에서 느꼈던 자유감을 다시 맛보고 싶었지만 22세 때 캘리포니아의 대학원에 진학할 때까지 12년 동안 기회가 없었다. 나보다 1년 먼저 들어간 친구가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이리어 사진 슬라이드들을 보여주었다. 도로 표지판 사진을 보여주며 친구는 "이 표지판 아래에는 누드 비치가 있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그 사진을 기억해 두었다. 곧 아내에게 해변에 가자고 하고, 이유는 말하지 않고 누드 비치 보니 둔에 함께 갔다. 해변에 가서 나는 수건을 펼치고 옷을 벗었다. 십대 이후 처음으로 내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니 정말 좋았다!

나는 내가 나체주의자(naturalist)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게 있어 이것은 누디스트(nudist)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 몸 전체를 받아들이며, 어떤 부위도 수치스러워하거나 숨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종교적인 순간이면, 나는 인체가 신의 신성한 창조물이며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옷보다도 훨씬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수치를 가질 이유도, 비하당할 이유도 없다. 나는 나를 가로막는 옷 없이 야외에 있을 때 대자연에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알몸으로 있어도 쾌적한 날씨에서 옷은 억압적이고 나를 가두는 것으로 느껴진다.

1988년에 나는 베이 에이리어 네이처리스트를 만들고 매년 보니 둔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2017년 청소를 마쳤다. 30번째 행사였다. 여러 해가 흐르는 동안, 산타 크루즈 카운티 감리 위원회는 우리 네이처리스트들이 책임감있는 해변 사용자 커뮤니티라고 인식하게 되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산 호세 교외의 내 집 뒤 파티오에서 스크래블을 하다가 점수표가 바람에 날려 집 옆으로 날아갔다. 점수표를 주우러 갔다가 내 집 옆에서 내 고양이를 쫓는 자기 개를 잡으러 가는 이웃과 마주쳤다. 나를 보자 그녀는 재빨리 손으로 자기 눈을 가렸다. 핵 폭발이 일어났어도 그렇게 빨리 가리진 못할 것 같았다. 그녀는 개를 데리고 얼른 돌아갔다! 그녀는 나보다도 훨씬 더 부끄러워했고, 그 일을 절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실리콘 밸리에서 40년 동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한 나는 자유 시간은 최대한 알몸으로 보낸다. 집에서는 늘 알몸이지만, 물론 출근할 때는 프로답게 입는다. 여름 휴가는 네이처리스트 리조트, 해변, 크루즈 등으로 보낸다. 갈 곳은 정말 많다. 사실 시간이 없어 다 가지 못할 지경이다.

은퇴한 나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로리다 중부의 누디스트 리조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살고 있다. 내가 거의 모든 걸 알몸으로 한다는 걸 빼면 내 삶은 다른 사람들의 삶과 마찬가지다.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하러 가거나 친구들을 초대한다. 새와 석양을 촬영하러 호수 주위로 산책을 간다. 풀에서 수영을 하고, 풀사이드 밴드의 연주를 들으며 친구들과 어울린다. 햇볕을 받으며 스크래블을 한다. 클럽하우스에서 화요일 밤 트리비아를 하며 논다. 내가 옷을 입을 때는 쇼핑을 가거나 일을 할 때 뿐이다.

휴가는 전부 알몸으로 보낼 수 있게 계획을 짠다. 예를 들어 2017년 여름에는 사진가 잭 게셰이트의 트리스피릿 프로젝트에 참여해, 캘리포니아 북부의 거대한 삼나무 숲 투어에 동행했다(위 사진). 트리허거인 나는 인간이 만든 건축물 대부분보다 오래되고 큰 나무들을 알몸으로 껴안으며 다른 네이처리스트들과 아주 편안함을 느꼈다.

네이처리스트 리조트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런 곳은 완벽한 몸을 자랑하는 미인 대회 같은 곳이려니 생각한다. 한 번은 친구를 초대했더니 "아, 나는 그런데 갈 몸이 아니야. 10kg 정도 빼고 나서 가든가 할게."라는 답이 돌아왔다. 온갖 몸매의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에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볼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네이처리스트 리조트는 성적으로 문란한 곳, 섹스 파트너를 유혹하거나 난교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네이처리스트는 섹슈얼리티는 서로 합의한 성인들 간의 사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네이처리스트 행사에서 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시작하게 되기도 하지만, 다른 어디에서나와 마찬가지로 그건 공통의 관심과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일어나는 일이다. 처음 연애를 시작할 무렵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주위에 나와 같은 걸 하는 사람이 없나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내 말을 따라왔고, 내가 오래 사귄 사람들은 네이처리스트 관련으로 만난 사람들이었다.

나는 행복한 나체 인생을 즐기고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My Life Is Like Most People's, Except I Do Almost Everything Nud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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