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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학과 전공의들이 드리는 대국민서신

현대의료기기사용을 주장하는 한의협과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X-ray를 이용한 골절 진단은 눈에 보이기 쉽고 단순하게 내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한의원에서 촬영한 X-ray에서 골절이 없다는 이야기를 믿고 골절을 방치하여 생기는 건강상 피해와,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으면서도 X-ray를 찍고 국민건강보험 공단에 비용을 청구하는 한의사들에 의한 경제적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BSIP via Getty Images

국민 여러분께

한의사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X-ray 등) 사용 허용 법안 발의에 부쳐

** 영상의학과 전공의는 수많은 검사와 판독을 통해 전문의 자격을 갖춥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병원에서 수련 받고 있는 영상의학과 전공의들 입니다. 모든 의과대학생은 의과대학 6년 동안 일정시간 이상 영상의학에 관한 이론을 배우고 실습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의사들도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니면 X-ray와 같은 진단영상을 자신 있게 판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독을 전문영역으로 하는 영상의학과 전공의들은 영상의학과 교수의 지도하에 연간 13만 건 이상의 X-ray 촬영을 하는 수련기관에서 수련을 받습니다. 이를 통해 각 검사의 물리학적 원리, 해부, 병리, 생리학적 지식과 판독 능력을 습득하게 됩니다.

** 한의사들의 의료기기사용을 허가하는 법안이 최근 발의되었습니다.

지난 9월 국회에서는 대동소이한 두 법안이 발의 되었습니다. 김명연 의원(자유한국당, 경기안산시 단원 갑)은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내용으로,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시 도봉 갑)은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관리, 운용, 책임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으로 각각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두 법안 모두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을 허가하는 법안이며 미리 상의라도 한 것처럼 신한방의료기술평가위원회 관련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 한의사들과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의 주장은 모두 거짓입니다.

이 법안을 두고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만 있다면 정확한 진단, 편리한 진료, 안전한 치료 모두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한의협과 이에 동조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의 주장은 틀렸습니다.

매일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사용 감독과 판독 업무를 하고 있는 영상의학과의 전공의로서,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어떻게 환자들에게 해가 되는지, 왜 이것이 단순히 한의사와 의사간의 영역 싸움이 아니라,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반대 해야 할 잘못된 법안인지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 현대의료기기를 이용한 검사는 숙련된 기술과 고도의 판독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기 있는 사진들에는 골절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상의학과의 판독소견에 따라 CT를 찍었고 그 결과 골절이 발견되었습니다. 너무 미세한 골절이라서 X-ray로는 놓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아닙니다. X-ray에서 보이는 뼈에는 골절소견이 보이지 않지만 오른쪽 영상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검은 부분은 골절에 의해 관절에 물에 차서 지방을 들어올려 발생하는 이차적 소견 입니다. X-ray 판독은 뼈뿐만 아니라 연조직에서 보이는 이런 소견을 확인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며, 이상이 있다면 원인을 명확히 알기 위해 추가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이 X-ray를 찍고도 정상으로 판독하여 추가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잘못된 진단을 내린 것입니다.

** 어설픈 지식으로 비전문가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면, 그 피해는 모두 환자의 몫입니다.

이것은 영상의학과의 전공의로서 보여드리고 싶었던 수 많은 사례 중 일례에 불과합니다. 현대의료기기사용을 주장하는 한의협과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달리 X-ray를 이용한 골절 진단은 눈에 보이기 쉽고 단순하게 내려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한의원에서 촬영한 X-ray에서 골절이 없다는 이야기를 믿고 골절을 방치하여 생기는 건강상 피해와, 의학적 전문지식이 없으면서도 X-ray를 찍고 국민건강보험 공단에 비용을 청구하는 한의사들에 의한 경제적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진단용 방사선 장치는 '방사선'을 이용하여 환자의 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기기입니다. 그 특성상 환자에게는 방사선 피폭이 동반됩니다. 따라서 피폭은 최소로 하면서도 진단 가능한 양질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에 대한전문적인 영상의학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X-ray의 촬영 조건을 부적절하게 맞추어 찍게 되면, 환자에게 방사선 피폭만 주고 질 나쁜 사진을 얻게 되어 판독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X-ray가 적절하게 촬영되었는지 여부조차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안전관리책임자는 검사의 물리학적 원리와 방사선에 대한 전문적인 영상의학과적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든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시 오진의 위험과 책임, 의료기기 사용 자체에 수반된 위험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 중에서도 겉보기에 가장 간단해 보이는 X-ray기기의 사용이 체중계나 체온계와 같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입니다.

** 궁극적으로,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학문의 기반이 다르고 판독능력이 전무한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려는 주장을 영상의학과 전공의 일동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위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환자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한의협의 왜곡된 주장만을 믿었거나, 진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한의학 전문가라 자처하는 한의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속여서는 안됩니다. 또한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해야 할 국회의원이 국민들에게 진실을 가린 채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일해서도 안됩니다.

** 저희는 언제나 그러했듯이, 영상의학과 의사로서의 소임을 끝까지 다할 것입니다.

저희 영상의학과 전공의들은 4년간의 수련 기간 동안 환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최적의 치료를 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중요한 소견을 놓쳐 환자들이 잘못된 의학적 결정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영상의학과 의사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법안 발의를 지켜보며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 법안의 통과가 남의 일인 양 판독실만 지키고 있다면 한의사에 의해 국민이 올바른 진단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것을, 국민들의 건강이 위험에 처했을 때 침묵한 의사들이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의 글을 시작으로 영상의학과 전공의로서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국민들께 이 법안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사들이 되도록 계속해서 뜻을 모아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진실을 알리기 위한 저희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 여러분들이 저희의 외침에 귀 기울여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2017년 10월 13일

대한민국 영상의학과 전공의 일동 올림

가천대학교 길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창래 외 7명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최지혜 외 전공의 3명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변호균 외 14명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정민경 외 전공의 7명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승은 외 전공의 6명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세형 외 7명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조동호 외 전공의 3명

강릉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빙종현 외 전공의 3명

강북삼성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전미란 외 전공의 7명

강원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엄미경 외 전공의3명

건국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강지훈 외 전공의 7명

건양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강태선 외 전공의 3명

경북대학교병원 및 경북대학교 칠곡 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임춘근 외 전공의 9명

경상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장정호 외 전공의 7명

경희대학교 강동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정민 외 전공의 8명

경희대학교의료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문성경 외 전공의 13명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주리히 외 전공의 7명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소연 외 전공의 11명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한지성 외 전공의 7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황성태 외 전공의 8명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재춘 외 전공의 3명

단국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노정현 외 전공의 7명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백승대 외 전공의 3명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수린 외 전공의 3명

명지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경호 외 전공의 3명

부산대학교 양산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정민 외 전공의7명

부산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진주 외 전공의 11명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성민정 외 전공의 19명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태형 외 전공의 27명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조세진 외 전공의 19명

서울의료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영은 외 4명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원지혜 외 전공의 7 명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신다혜 외 전공의 7명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혜림 외 전공의 7 명

아주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유슬기 외 전공의 7명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인경 외 전공의 12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채정 외 전공의 28명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현지 외 전공의 3명

울산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최지은 외 전공의 3명

원광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류혜지 외 전공의 7 명

을지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나래 외 전공의 6명

이대목동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경민 외 전공의 11명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임주희 외 전공의 3명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승진 외 전공의 7명

인하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주용 외 전공의 7명

전남대학교병원 및 전남대학교 화순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유빈 외 전공의 15명

전북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양혜진 외 전공의 10명

제주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두리 외 전공의 3명

조선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홍영상 외 전공의 1명

중앙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박휘룡 외 전공의 7명

중앙보훈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주원 외 전공의 3명

충남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신혜수 외 전공의 6명

충북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정환 외 전공의 7명

한국원자력의학원 영상의학과 전공의대표 오자예 외 전공의 3명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조제영 외 전공의 3명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빛나 외 전공의 3명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이재형 외 전공의 7명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김동선 외 전공의 3명

한양대학교 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전공의 대표 여현정 외 전공의 8명

* 이 글은 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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