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할리우드의 여성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러 온 하비 웨인스타인의 범죄행각이 폭로된 후, 더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고 있다. 안젤리나 졸리와 기네스 펠트로가 웨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과거를 드러낸 데에 이어, 이번에는 레아 세이두와 카라 델레바인이 웨인스타인의 범죄를 폭로했다.

‘007 스펙터’와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배우 레아 세이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파리 패션쇼에서 하비 웨인스타인을 만났을 때의 일을 털어놓았다. 이미 웨인스타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한 여성들이 한 이야기에서 밝혀진 그의 범죄 수법이 비슷하게 드러났다.

“패션쇼에서 만난 웨인스타인은 그날 밤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자고 했다. 우리는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웨인스타인의 여자 비서가 함께 있었다. 곧 웨인스타인은 자신의 방에서 계속 이야기를 하자고 했고, 그때 비서는 자리를 떴다.”

“우리는 소파에 앉아서 대화했다. 그때 갑자기 그가 나에게 달려들더니, 키스를 하려고 했다. 그는 크고 뚱뚱했다. 그래서나는 온 몸을 다해 저항했다. 그러자 그는 또다시 키스를 시도했다. 그는 매우 고압적이었고, 완전 자제력을 잃었다. 나는 그를 밀어냈다.”

레아 세이두는 “사실 그가 미팅을 하자고 했을 때부터 그 미팅이 일과 관련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나에게 치근덕거렸고, 고기를 바라보는 것처럼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는 미팅을 갖자는 그의 이야기에 싫다고 할 수 없었다. 그가 가진 권력 때문이었다. 나는 여배우이고, 그는 제작자니까 말이다.”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 출연한 배우 카라 델레바인이 하비 웨인스타인에게 겪었던 경험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물론 끔찍한 경험인 건 마찬가지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글에서 그녀는 “내가 배우로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였다”며 “어느날 하비 웨인스타인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나는 언론을 통해 여성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비춰졌다. 웨인스타인은 나에게 그 여성들과 잔 적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매우 이상하고 불편한 전화였다. 나는 그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만약 동성애자이거나, 앞으로도 공공연하게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보이면 이성애자 캐릭터를 맡을 수 없거나, 할리우드에서 여배우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카라 델레바인의 경험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할리우드의 배우인 이상, 그녀는 이후에도 하비 웨인스타인을 만날 수 밖에 없었다.

“1, 2년 후 나는 한 호텔 로비에서 다른 영화감독과 그를 만나 차기작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감독이 자리에서 일어난 후, 웨인스타인은 나에게 좀 더 대화를 하자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같이 잔 여배우들을 떠벌리면서 자신이 그들의 커리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때 웨인스타인은 나에게 자신의 방으로 가자고 했다. 나는 재빨리 그 제안을 거절하고, 그의 비서에게 내 차가 밖에 있냐고 물었다. 그런데 그 비서(여성)는 밖에 차가 없다며 바로 차가 오지 않을 것이니, 나에게 그의 방으로 가라고 했다. 나는 그때 매우 무기력했고, 무서웠다.”

“그런데 그의 방에 들어갔더니, 또 다른 여성이 있었다. 그때 나는 잠시 안도했다. 그런데 하비 웨인스타인이 나와 그 여자에게 키스를 해보라고 요구했고, 그 여자는 웨인스타인의 지시에 따라, 나에게 다가오려 했다.”

그때 카라 델레바인은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때 나는 바로 일어나 웨인스타인에게 내가 노래를 할 수 있는 걸 아냐고 물었고, 나는 바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는 게 이 상황을 조금 더 낫게 만들 거 같았다. 뭔가 좀 프로페셔널한 오디션과 같은 상황처럼 만들려 한 것이다. 노래를 부른 후, 나는 가야한다고 말했었다.”

카라 델레바인은 당시의 일을 전하면서 “이 일을 밝히는데도 망설였다. 내가 아는 수많은 여성들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공포 때문에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 무섭다”며 “진실을 밝히는 용감한 여성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