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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호 부산 아이파크 감독, 심장마비로 사망

  • 강병진
  • 입력 2017.10.10 10:09
  • 수정 2017.10.10 10:10

부산 아이파크를 이끌던 젊은 지도자 조진호 감독(44)이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동료 감독들은 믿기 힘든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 뒤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구단은 10일 "조진호 감독이 숙소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의 비보가 알려진 시간은 K리그 클래식 상위스플릿 미디어데이가 막 마무리되던 시점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스플릿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규라운드까지 1위부터 6위까지 차지한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제주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울산현대 김도훈 감독, 수원삼성 서정원 감독, FC서울 황선홍 감독, 강원FC 박효진 감독대행이 참석했다.

공식 행사 후 각 감독들과의 개별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지만 대화는 스플릿라운드에 대한 각오나 대비 쪽으로 집중되기 힘들었다. 선배 감독들은 모두 조진호 감독의 부고에 황망한 표정이었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조금 전에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도 심장이 떨린다"는 말로 충격을 전한 뒤 "성격이 밝은 친구인데,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황 감독은 "감독이라는 직업의 고충을 일반인은 알기 힘들다면서 하나의 예를 들었다.

그는 "수원삼성과 광주FC의 FA컵 8강 때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직접 가서 경기를 본 적이 있다. 그때 광주가 먼저 골을 넣었는데, 위에서 수원 벤치를 보았다"고 말한 뒤 "서정원 감독이 어떻게든 경기를 뒤집으려고 갖은 애를 쓰는 게 느껴졌다. 결국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는데 그 간절함은 아무도 모른다. 그럴 때는 정말 진이 빠진다"는 말로 감독의 고충을 설명했다.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도 쾌활하고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조진호 감독의 죽음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그렇게 밝은 사람이 안으로는 많은 것을 쌓아두고 살았던 것"이라고 침통한 표정을 지은 뒤 "감독들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담아두면 힘들다. 어떤 식으로든, 자기 스스로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을 마련해야한다"고 아파했다.

한동안 부고를 접하지 못했던 조성환 제주 감독은 주위에서 조진호 감독 소식을 들었냐는 질문에 아예 말문이 막혀 버렸다. 조 감독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라고 경직된 뒤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조 감독은 공식 행사 때 "시즌을 치르면 정말 참기 어려울만큼 힘든 경우들이 발생하는데, 그 어려움을 겪고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조성환 감독은 "정말 평소에 가지고 있던 감독들의 어려움을 살짝 전하려 했던 것인데..."라고 말한 뒤 눈물을 닦으면서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고 비통한 심경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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