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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공화당 중진 밥 코커의 '설전'에서 드러난 '북핵 위기' 대응의 암울한 현재 상황

  • 허완
  • 입력 2017.10.09 08:46
  • 수정 2017.10.09 09:07
TOPSHOT - US President Donald Trump leaves after a Hispanic Heritage Month event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October 6, 2017 in Washington, DC.President Trump invited over 200 Hispanic business, community, and faith leaders, and guests from across the country to join in the celebration of Hispanic Heritage Month. / AFP PHOTO / Brendan Smialowski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Getty Images)
TOPSHOT - US President Donald Trump leaves after a Hispanic Heritage Month event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October 6, 2017 in Washington, DC.President Trump invited over 200 Hispanic business, community, and faith leaders, and guests from across the country to join in the celebration of Hispanic Heritage Month. / AFP PHOTO / Brendan Smialowski (Photo credit should read BRENDAN SMIALOWSKI/AFP/Getty Images)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미국 공화당 중진 의원인 밥 코커(테네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이 여당 유력 정치인을 대놓고 비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더 크게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코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국가를 향한 무모한 위협을 계속하며 미국을 "제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있어 '좋은 경찰, 나쁜 경찰' 식의 역할 분담이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돌출 발언이 외교 정책 혼선의 유일한 원인이라는 것.

두 사람의 공개 설전이 시작된 건 일요일(8일) 오전이다. 트럼프는 코커를 비난하는 트윗을 연달아 올렸다.

밥 코커 상원 의원은 테네시 재선 출마를 지지해 줄 것을 나에게 "간청했다". 나는 "싫다"고 말했고 그는 손을 뗐다. (내 지지가 없이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무장관이 되고 싶어 했고 나는 "됐거든"이라고 했다. 그는 또 끔찍한 이란 핵혁상에 큰 책임이 있는 자다! 따라서 나는 코커가 부정적 목소리를 내고 우리 위대한 어젠다를 훼방하는 게 전혀 놀랍지 않다. (그는) 선거에 나설 용기도 없었다!"

그러자 코커 의원은 즉각 트위터로 응수했다.

백악관이 성인 어린이집이 됐다니 수치스러운 일이다. 오늘 아침 (어린이집 교사) 누군가 분명 출근을 안 한 모양이다.

코커 의원의 보좌진은 트럼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통령은 월요일 오후 코커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한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고, 앞서 여러 번 말했던 것처럼, 출마한다면 자신이 지지선언을 하겠다고 재확인했다"는 것.

내년 말 임기가 끝나는 코커 의원은 9월 말 발표한 성명에서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사진은 제임스 매티스 어린이집 교사국방장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느닷없이 코커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이유는 뭘까? 최근 코커 의원의 발언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 매티스 국방장관,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같은 이들이 우리나라를 대혼란으로부터 지켜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코커 상원의원(공화당, 테네시)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화요일(2일) 의회에서 "이렇게 현실적이고 이렇게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상황이라면 공개 발언을 줄일수록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요일(1일), 트럼프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언급하며 틸러슨이 "리틀 로켓맨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데일리비스트 10월3일)

사진은 2016년 7월5일, 대통령 선거운동에 합류한 밥 코커 상원의원의 모습. 그는 초기에 트럼프 편에 섰던 몇 안 되는 공화당 의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공개 설전은 코커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한층 강한 비판을 내놓으면서 확전 양상으로 흘렀다.

그는 8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마치 "리얼리티 쇼"처럼 다루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다른 국가에 대한 위협을 계속하면서 미국을 "제3차 세계대전의 길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마치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은 나를 우려스럽게 만든다"며 "우리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커 의원은 트럼프가 그와 같은 극심한 위협을 선사하고 있으며, 내각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의 본능으로부터 그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에 따르면 백악관에서는 매일 같이 그를 자제시키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코커 의원이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뉴욕타임스 10월8일)

코커 의원은 또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북한 대화' 노력을 깎아 내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언급했다.

트럼프는 '북한과의 대화 채널이 존재하며, 북한의 대화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틸러슨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트윗'을 올렸다. 대통령이 주무부처 장관의 노력을 폄하한 것이라는 비판이 미국 내에서도 나왔다.

국내 언론을 비롯해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대화 신호를 보내는) 좋은 경찰, (강경 메시지를 보내는) 나쁜 경찰' 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코커 의원에 따르면, 그런 역할 분담 같은 건 없다.

그는 "많은 사람들은 '좋은 경찰, 나쁜 경찰' 같은 전략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그는 트럼프가 조율되지 않은 내용을 트위터에 올려버리는 바람에 외교적 협상이 타격을 입은 사례가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코커 의원은 미국 대통령이 무언가를 언급할 때 그 발언이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어떤 무게를 갖는지 트럼프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코커 의원은 트럼프가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요청해야 할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가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려면 그의 도움이 절실하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트럼프가 틸러슨 국무장관을 해임할 경우, 그 후임자의 인사청문회는 코커 의원이 이끄는 외교위원회가 주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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