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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차를 '훔친' 남자의 이야기

  • 김태우
  • 입력 2017.10.06 12:28
  • 수정 2017.10.06 12:31

지난 1일 밤(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장서 차를 훔친 남성이 있다. 단순히 차를 가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총에 맞은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전직 해군인 테일러 윈스턴은 '루트 91 하베스트 페스티벌'을 즐기던 중, 근처에서 누군가 관객들을 향해 총을 쏘는 것을 확인하고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윈스턴은 도망치는 대신 다친 사람들을 구하기로 했다. 근처에 세워진 트럭들을 보고 "운을 시험"해보기로 한 그는 첫 번째로 다가간 트럭에 키가 꽂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훔쳐' 사건 현장 방면으로 운전했다.

윈스턴이 훔친 트럭.

그는 가장 심하게 다친 피해자들을 트럭에 싣고 데저트 스프링스 병원으로 달려갔고, 이를 수차례 반복한 결과, 총 2~30명을 현장에서 대피시킬 수 있었다.

윈스턴은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웅' 호칭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자신 외에도 "현장에는 용감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3일 뒤, 윈스턴은 트럭 주인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원하는 건 차 키뿐"이라며, "모든 걸 용서하겠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테일러, 내 트럭 키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라는 건 차 키 하나다. 그 외에는 모든 건 이미 지나간 일이다. 당신이 병원으로 데려다 준 사람은 무사한가?" - 트럭 주인

"키를 가지고 있다. 언제 만나면 좋겠는가? 우리는 몬테카를로에 있다. 나는 중상 입은 30명을 태워 병원으로 데려다줬다. 당신의 트럭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과정에서 정말이지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들이 모두 살았는지는 모르겠다. 차를 훔친 것도, 피를 잔뜩 묻힌 것도 미안하다. 공구 통도 건졌다. 더 많은 사람들을 태우려고 공구 통을 뺐다가 3번째로 다녀올 때 다시 넣어놨다." - 테일러 윈스턴

한편, 윈스턴은 자신이 병원으로 이송한 사람 중 몇 명이 목숨을 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순간의 선택이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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