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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이번에는 NHK 기자가 '과로사' 판정을 받았다

  • 허완
  • 입력 2017.10.05 18:57

일본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NHK) 기자가 한달 동안 최소 159시간 잔업에 시달린 끝에 과로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대형 광고회사인 덴쓰 신입사원이 과로와 스트레스 끝에 자살한 이후 일본에서 장시간 노동은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4일 밤 9시 뉴스를 통해서 지난 2013년 7월 당시 31살이었던 사도 미와 기자가 울혈성심부전으로 숨졌으며, 이듬해 산업재해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사도 기자의 유족들은 과로사 재발 방지를 위해 공표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산재 인정 뒤 3년만의 일이다.

사도 기자는 사망 당시인 2013년 도쿄도청을 담담하는 기자였다. 숨지기 전인 2013년 6월부터 7월까지는 도쿄도의회 선거와 참의원 선거 운동이 이어졌다. 노동기준감독서에 따르면 사도 기자가 숨지기 전 한 달 동안 159시간 잔업을 했고, 주말에도 쉰 날은 이틀뿐이었다. 자정을 넘겨서 일을 한 날도 15일이었다. 159시간 잔업을 한 달 이전 달에도 146시간 잔업을 했다. 일본 정부가 정한 과로사 위험이 있는 잔업 시간인 ‘1달 동안 100시간 또는 2~6개월 동안 평균 80시간 이상’을 크게 뛰어넘는 장시간 노동이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사도 기자 잔업 시간은 실제로 이보다 훨씬 많았을 가능성이 있다. 유족들이 사도 기자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 및 업무상 택시 이용 시간 등을 이용해 계산해보니, 사망 한달 전 잔업 시간은 209시간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도 기자는 참의원 선거 투표 사흘 뒤인 2013년 7월24일에 지방 방송국 이동이 결정됐고, 전날인 23일 송별회에 참석했다. 24일에는 새벽에 집에 들어간 뒤 쓰러졌고,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친구들이 숨진 사도 기자를 발견했다. 사도 기자는 숨질 당시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꼭 쥐고 있었다고 한다. 사도 기자의 어머니는 “혹시 나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던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우에다 료이치 엔에이치케이 회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우수한 기자를 잃었다. 매우 유감스럽다. 산업재해가 인정된 것을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하는 방식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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