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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에도 노량진에서 홀로 공부하는 사연

ⓒ뉴스1

* 위 이미지는 자료 사진입니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쉬고 싶어도 마음이 불편해서 쉴 수가 없어요. 오히려 자취방에서 홀로 공부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10일이 넘는 긴 연휴기간 한산한 도심과는 다르게 노량진 학원가는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노량진의 수험생들은 연휴의 즐거움을 잊은 채 차분하게 합격을 향해 달린다.

노량진 일대에서는 명절을 잊은 채 카페를 찾아 홀로 공부를 하고 있는 '혼공족'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나 올해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방침에 따른 공무원 추가채용으로 학원들도 추석을 맞아 수험생들이 골라 들을 수 있는 특강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노량진의 분위기는 연휴의 한산함과는 거리가 멀다.

공무원 추가 선발을 준비하고 있는 윤모씨(26·여)는 이번 추석에 가족들이 있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큰집인 윤씨의 본가에는 친척들이 모두 모이지만 일상적인 안부 질문도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고 불편하다는 것이 윤씨의 설명이다. 윤씨는 명절음식 대신 단촐한 컵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지만 마음은 고향에 내려가는 것보다 편하다고 말한다.

윤씨는 "가족들이 나를 보고 싶어하고 부모님도 '내려와서 며칠 쉬었다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가지 않기로 했다"며 "연휴 중간에 자취방에서 하루이틀 쉬는 것으로 만족하고 공부에 전념하려고 한다"고 부연한다.

그는 "시골에 내려가 친척들을 만나도 공부는 어떻게 되가냐며 묻는 사소한 질문들도 괜히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눈치가 보인다"며 "나중에 당당히 합격해서 친척들과 만나는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인다.

정모씨(28)도 "고향에 내려가는 시간도 문제지만 여비도 부담된다"며 "부모님이 부담을 주지는 않지만 부모님 얼굴보기도 괜히 죄송스러워 이번 추석 때는 홀로 재충전도 하고 공부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고 밝힌다.

7월 정부는 5년간 공무원 17만4000명을 추가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채용 인원이 늘었으나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공무원시험에 새롭게 도전하고 있어 경쟁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9월 23일 2017년 지방공무원 7급 공채 필기시험에는 총 2만8779명이 지원했다. 필기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인원은 총 222명. 평균 경쟁률은 129.6 대 1로 최근 5년간 시험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주간동아 10월 4일)

12월 말부터 시작되는 대학 편입시험을 준비하는 박모씨(25)는 "연휴기간 고향에 내려가도 다른 학생들은 공부를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만 더 불편하고 신경 쓰일 것 같다"며 "경쟁률 높기로 유명한 편입시험을 뚫기 위해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을 더 보강하는 자습시간으로 삼을 것"이라며 전했다.

재수학원에도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명절을 반납하고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붐빈다.

수능 재수생 박모씨(20·여)는 본가가 서울이지만 연휴에 쉬지 않고 학원에 나와 공부를 하고 있다. 박씨는 "가족들은 시골에 내려갔지만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에 남았다"며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명절에 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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