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보이 창립자 휴 헤프너는 매우 복잡한 유산을 남기고 떠났다.
91세로 사망한 이 성인 엔터테인먼트의 모굴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모든 제약을 무너뜨린 인물로 칭송받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경멸을 받았다. 그러나 평가가 어떻든 간에, 인터넷은 그에 대해 이야기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캐롤라인 코시는 80년대 초반 타블로이드 신문들에 의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폭로 당하면서 커리어가 엄청난 벽에 부딪혔던 슈퍼모델이다. 그녀 역시 휴 헤프너의 죽음에 대해서 한마디 했다.
*참고기사 : 이 트랜스젠더 수퍼모델은 80년대에 아웃팅 당해 모든 걸 잃고 선구자가 됐다
언론에 의해 아웃팅을 당하고 난 뒤, 코시의 경력과 삶은 박살이 났다. 그녀는 플레이보이가 다시 커버 모델로 불러주기 전까지는 모든 희망을 잃은 상태였다. 게다가 플레이보이 모델 일도 당대의 트랜스포비아 때문에 거의 희망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휴 헤프너가 직접 개입한 덕분에 그녀는 다시 모델을 할 수가 있었다. 캐롤라인 코시는 휴 헤프너가 80년대에는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진실된 트랜스 연대자라고 말한다.
코시는 허프포스트에 "헤프너는 다른 사람의 꿈을 살기에 삶은 너무 짧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건 헤프너가 얼마나 타인의 개인성을 존중했는지에 대한 강력한 증거다"라고 말했다.
허프포스트는 코시에게 휴 헤프너가 자신을 도운 일에 대해 들려달라고 요청했고, 아래는 그녀가 보내온 편지다.
"저는 80년대 유럽인권위원회에 제 케이스를 알렸습니다. 왜냐면 트랜스젠더들은 성전환수술 이후에도 출생신고서에 있는 젠더를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법적으로 결혼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만약 감옥에 가야 한다면 남성 재소자들과 함께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시절 트랜스젠더에 대한 보호가 부족했던 탓에, 저는 언론의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아웃팅은 성공적인 국제적 모델로 활동하던 저의 경력을 파괴했습니다. 저의 에이전트는 트랜스도 섹시하고 매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플레이보이에 화보를 싣게 해달라고 요청하라고 했지요. 저는 사람들이 저의 과거를 모를 때 본드걸로서 플레이보이에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화보를 찍는다면 그건 제가 깊이 관여하고 있던 트랜스 운동과 가시성 운동의 일부가 될 수 있었지요.
플레이보이는 매우 열성적으로 저와 화보를 진행했고 인터뷰도 했습니다. 책이 나오기 직전, 저는 화보가 책에 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메이저 미국 기업들이 플레이보이가 제 사진을 싣는다면 수백만 달러의 광고 집행을 거부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저는 정말로 실망했습니다. 저는 휴 헤프너가 저를 위해 싸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어떤 잡지도 그만한 금액의 광고비를 잃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슬프지만 이해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런데 헤프너는 전 세계를 돌며 인터뷰를 하던 트랜스로서의 저의 운동을 이해했습니다. 몇 달이 지난 뒤 그는 저를 플레이보이 맨션에 직접 불렀습니다. 저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그는 눈에 보일 정도로 감동을 받은 눈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당시로써는 놀라운 일을 저질렀습니다. 수많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저의 화보를 잡지에 싣기로 결정했고, 트랜스 가시성을 위한 동지가 되어주었습니다.
플레이보이는 아름답고 섹시한 여성의 누드를 보여주는 잡지입니다. 동시에 트랜스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놀라운 플랫폼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있었던 일이라는 걸 이해해야 합니다. 오늘날에도 트랜스에 대한 수 많은 무지와 편견이 존재합니다. 그 시절은 지금보다 수 천배는 더 끔찍했습니다.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요. 그때 헤프너는 저의 사진과 기사를 전 세계에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트랜스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바꾸는 데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제가 플레이보이에 등장한 것은 트랜스가 사회로부터 수용되는 데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저는 그 점에 있어서 휴 헤프너에게 감사드립니다."
* 허프포스트US의 Trans Supermodel Shares How Hugh Hefner Fought For Her When No One Else Woul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