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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가 홈 경기에서 두 골을 넣고도 박수를 받지 못했다

  • 김태우
  • 입력 2017.10.02 08:13
  • 수정 2017.10.02 09:51
BARCELONA, SPAIN - OCTOBER 01:  Lionel Messi of Barcelona runs with the ball during the La Liga match between Barcelona and Las Palmas at Camp Nou on October 1, 2017 in Barcelona, Spain.  (Photo by Manuel Queimadelos Alonso/Getty Images)
BARCELONA, SPAIN - OCTOBER 01: Lionel Messi of Barcelona runs with the ball during the La Liga match between Barcelona and Las Palmas at Camp Nou on October 1, 2017 in Barcelona, Spain. (Photo by Manuel Queimadelos Alonso/Getty Images) ⓒManuel Queimadelos Alonso via Getty Images

홈 경기에 두 골을 넣는 활약을 보인 리오넬 메시가 관중들의 환호를 받지 못했다.

10월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깜프 누(Camp Nou)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 라스 팔마스의 경기에서 홈팀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두 골과 도움 하나를 주면서 3 대 0의 완승을 거뒀다.

누가 봐도 명백한 이날 승리의 주역인 메시가 박수를 못 받은 이유는 이랬다.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와 같은날 카탈루냐의 주도인 바르셀로나에서 경기가 열리자 주최 쪽이 관객 없이 경기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역사에 남은 '무관중 경기'가 진행된 전말은 카탈루냐 독립 문제처럼 복잡했다.

연합뉴스가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카탈루냐 주에 속한 바르셀로나는 공교롭게도 투표 날과 겹친 이날 홈 경기 일정을 변경해줄 것을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게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프리메라리가 쪽은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진행하는 날 축구경기가 열리게 되자,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시위대 사이에서 "경기가 강행될 경우 그라운드에 난입해 저지하겠다"는 경고까지 등장했다.

원정팀인 라스 팔마스의 반응도 이날 경기가 단순한 프로축구 경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팔마스는 공식 성명을 통해 1일 오전 "우리는 이 역사적인 교차점(카탈루냐 독립)에서 침묵을 유지하거나 양쪽을 지지하는 식으로 머무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스페인의 깃발 없이는 이 나라의 미래에 희망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유니폼에 스페인 깃발과 2017년 10월1일의 날짜를 새겨넣기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카탈루냐 독립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힌 것이다.

라스 팔마스는 아프리카 대륙인 모로코 주변에 있는 스페인령의 라스 팔마스현을 기반으로 한 축구 클럽이다.

경기 직전까지 경기 취소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바르셀로나 구단은 경기 시작 25분 전에 이르러서야 경기를 예정대로 치르되 이미 경기장 앞에 도착한 수천 명 관중을 입장시키지 않기로 정했다.

보안 우려 때문이 아니라 경기 연기를 불허한 프리메라리가에 대한 항의의 뜻이었다.

텅 빈 경기장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은 이어졌다.

캄프 누의 전광판에 민주주의(DEMOCRACIA)라는 문구와 함께 투표함 이미지가 방송됐기 때문이다.

주제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회장은 "경기를 중단시키려 애썼으나 불가능했다. 경기에 임하지 않으면 승점을 잃을 수 있었다"며 "우리가 지금 카탈루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불만이라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비공개 경기를 치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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