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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션계가 지금 한국계 미국인 남매가 만든 이 브랜드에 주목하는 이유

  • 김태우
  • 입력 2017.09.29 13:26
  • 수정 2017.09.29 13:28

올 한해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슈가 있다. 바로 ‘마리화나'다. 한국과 달리 미국 내 몇 개 주에서는 이미 오락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됐다. 심지어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하이롤러’, high roller)들을 위한 패션 브랜드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게다가 이 브랜드를 만든 이는 한국계 미국인 남매 대 림(24)과 신디 림(21)이다.

두 사람이 만든 브랜드의 이름은 ‘선데스쿨’(Sundae School)이다. ‘선데스쿨’은 ‘스모크웨어’(마리화나를 ‘피우는’(smoke) 사람들이 입는 옷, smokewear)를 판매한다. 신디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선데스쿨이란 이름에 브랜드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담았다고 말했다.

“오빠(대)가 자기 이름을 말해줄 때 ‘아이스크림 선데 할 때 대’라고 말하거든요. 그리고 사람들한테 옐로우 카운터컬쳐(아시아인들의 기존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는 ‘대항문화’, yellow counterculture)에 대해서 알려주는 ‘학교’를 합친 거죠.”

대 림, 신디 림 남매가 브랜드를 설립하게 된 건 항상 틀에 맞춰 살아온 것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다. 오빠인 대는 하버드 출신의 컨설턴트였다. 신디는 현재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전공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신디의 겨울방학을 맞아 한국을 찾았다. “꽉 막힌 한국 문화가 답답했어요.” 그때 이들은 패션 브랜드 설립을 떠올렸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대가 혼자 계획했던 일을 남매가 함께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부모님은 브랜드 설립은 허락했지만 이를 통해 “유통 업계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기를 바랐다”고 한다. 림 남매는 단 며칠 새에 브랜드를 설립하고 첫 컬렉션을 만들어냈다. 부모님의 예상과 달리 선데스쿨은 “공개 첫날, 투자한 돈을 모두” 거둬들였다.

선데스쿨의 시작을 알린 첫 컬렉션 ‘챕터 1: 제네시스’(Genesis, 창세기)는 성경의 창세기와 같이 구성됐다. 세상의 첫째 날, 하나님은 마리화나를 밝힐 ‘빛'을 창조했고, 둘째 날에는 물 가운데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누는 ‘물파이프', 셋째 날에는 대마초 ‘풀’을 창조했다는 식이다. 첫 컬렉션의 런칭일은 ‘마리화나의 날'로 불리는 4월 20일이었다. 세종대왕의 얼굴과 한글을 통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담기도 했다.

‘선데스쿨'은 런칭과 동시에 보그닷컴, Highsnobiety, 하입비스트, 포브스 등에 소개됐고, 뉴욕 멘즈 패션위크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선데스쿨은 곧 두 번째 컬렉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정식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컬렉션은 호랑이가 담배 대신 마리화나를 피우는 모습을 상상했고, 한복에서 영감을 얻었다. ‘하이 롤러'(high roller,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를 위한 옷인 만큼, 마리화나를 넣을 주머니도 잊지 않았다.

두 사람이 일하면서 번 돈으로 설립한 ‘선데스쿨'은 거창한 목표가 없다. 패션 브랜드로서 성공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때까지” 컬렉션을 발표하고 싶을 따름이다. 대형 브랜드가 “유통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선데스쿨의 정체성과는 너무 달라 거절했다”라고도 덧붙였다. 수익보다도 계속 선데스쿨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선데스쿨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이들의 인스타그램 웹사이트를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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