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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이끌어 온 당대표가 '노선 갈등' 끝에 돌연 사퇴했다

  • 허완
  • 입력 2017.09.26 11:40

독일 총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선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 당대표가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선거 하루만에 당 노선을 놓고 분열 양상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25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AfD에서 가장 유력한 정치인 중 하나인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대표는 이날 선거 '승리'를 자축하는 당 지도부 기자회견 도중 "웃음을 띤 채" 벌떡 일어나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페트리는 "오랫동안 고심한 끝에" 연방의회에서 AfD와 같은 자리에 앉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같이 앉아 있던 당 공동대표인 외르크 모이텐은 페트리가 "폭탄을 떨어뜨렸다"며 "사전에 우리와 논의되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 것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공동 총리후보로 나섰던 알리체 바이델은 페트리가 즉각 당을 떠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페트리는 경제학자 등 일군의 유럽 회의론자(Eurosceptics)들을 중심으로 출범했던 AfD를 현재의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으로 이끈 핵심 인물 중 하나다. 그는 2015년 초기 지도부를 몰아내고 당권을 장악한 이후, 메르켈 정부의 난민 포용 정책을 맹공격하며 당의 지지도를 끌어 올렸다. 2016년 지방선거를 연달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개인적 명성도 얻었다. 그는 불법 난민을 '총으로 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서슴 없이 하는 인물이지만, 거친 말과는 달리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이미지로 대중의 호감을 얻었다.

그런 그도 최근에는 당내에서 '상대적인' 온건파로 분류되어 왔다.

페트리는 '반(反) 이민' 정책이나 인종차별적 '반(反)이슬람' 정책을 주도했지만 나치즘과는 줄곧 거리를 두는 모습을 취했다.

페트리는 당이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노선을 택해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어필하고, 향후 정부를 구성하는 연정 논의에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선거 이전 라이프치히거 폴크스짜이퉁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당의 평판을 흐리게 하는 일부 당내 인사들의 발언 때문에 "중산층 유권자들이 (AfD)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당 공동 총리후보였던 알렉산더 가울란트가 메르켈 정부의 연방 난민통합청장이자 터키게 독일인인 아이단 외초구츠를 '안탈로니아(터키 지방)로 쫓아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나왔다.

그러나 페트리의 '현실주의' 노선은 당내 '강경 우파' 국가주의 세력에게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AfD의 공동 총리후보로 나섰던 알리체 바이델(왼쪽)과 알렉산더 가울란트.

한편 지지율 추락에도 불구하고 4연임을 확정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AfD가 정부의 외교 정책과 난민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서로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정당들은 (난민 문제 등에 대해)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함께 해법을 고민할 것"이라며 "그러나 AfD는 (논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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