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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시민을 보호하고 있는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비극적인 사건들이 한국에 던져준 화두는 '안전'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는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정치권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이 압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제도 개혁'이 정치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믿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서 '셀럽부터 백수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의 선거와 정치 경험에 대한 목소리를 수집해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선거'라는 행위가 정치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접속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지난 9월 15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비례민주주의연대 작은 강의실에서 선거제도 개혁 강사단 양성 교육이 열렸다(교육 시연 영상보기 - 전체풀버전이니 분량 주의). 이 날, 교육과정 참가자 중 비례민주주의연대 활동 초기부터 힘을 모아준 고양의 활동가도 눈에 띄었다. 지난 인터뷰(교육과정 참가자 인터뷰①)에 이어 최근 최근 정치개혁 고양·파주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작스럽게 인터뷰를 요청하였다. (선거법 개혁을 위해 전국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만든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2017년 9월 기준 424개의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하고 있으며, 지역별 기초단위 공동행동이 조직되어 있다.)

비례민주주의연대에서 자주 만났는데 이야기 나눠보는 건 처음이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정치개혁 고양·파주행동을 준비 중인 오영주다. 천주교에서 생명·평화 관련 활동을 오래 해왔다. 비례민주주의연대 후원회원이고, 녹색당 당원이기도 하다.

어떤 고민과 관심으로 강연에 오게 되었나? 선거제도 개혁에 목소리 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부정 선거를 규탄하며 촛불을 들었다. 그런 와중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이건 뭔가 크게 잘못되었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 전반에 퍼진 생명 경시에 크게 문제의식을 느꼈다. 탄핵 이후 촛불은 꺼졌지만, 한국 사회에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한 둘인가. 매일 촛불만 들어서 될 일이 아니고 근본적인 정치 시스템이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당 활동과 선거제도 개혁 운동을 하게 되었다.

선거제도 개혁 강사단 양성 교육의 열기 넘치는 현장 ⓒ비례민주주의연대

정당 활동이 어떻게 정치 개혁, 그중에서도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연결되었나.

오랫동안 지지해온 녹색당에 입당하고 활동당원이 되어보니, 소수 정당이 국회에 들어가기  힘든 것이 현 체제임을 알게되었다. 한국의 선거제도는 기존 기득권 정당이 아니면 의회에 진입하기 어렵게 설계되어있다. 표심을 왜곡하는 선거제도는 단지 불공정하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정 정당이 득표율에 비해 과다한 의석을 차지하고, 부패와 전횡을 저지를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현실에서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선거제도 개혁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다양한 욕구를 가진 시민들이 있기에 그 시민들을 대변해 줄 정당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엔 정당'들'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엔 공고한 기득권에 균열을 낼 새로운 정당이 부재하다.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해야 다당제가 제대로 정착되고 각 정당이 차별화된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나라를 꿈꾸며 촛불을 들었나?

생명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갖는 나라가 되길 바랐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비극적인 사건들이 한국에 던져준 화두는 '안전'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는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정치권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이 압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정치가 시민을 보호하고 있는가. 또, 시민들이 목소리 낼 통로는 있는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제도를 고안하지 않는다면 시민 권력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목소리 내게 되는 동력이 무엇인가.

일상에서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렇지만 정치가 생활이 되는 것이 때론 피곤하고 버겁게 느껴지곤 한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활동하다 보니 개인 생활이 흐릿해진달까.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하는 건 당연하지만 뭔가 비정상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루어진 게 미진하다. 그동안 벌어진 참담한 사건들,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함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고 평범하게 일상을 누리며 사는 것이 꿈이다.

100인 인터뷰의 14번째 외침 ⓒ비례민주주의연대

이후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나?

<정치개혁 고양·파주행동>이 준비위원회 상태에 있다. 현재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정치개혁 행동단위가 만들어지는 중이니 힘을 보태고자 한다. 공동행동에 연대하는 동시에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지역 특성과 현황에 맞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진행·속기·재구성|김푸른(비례민주의연대 운영위원)

[특별 연재] 선거제도 개혁 교육안 해설 강연 참가자 인터뷰를 마칩니다. 강연 당일 급작스러운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남수지 님, 오영주 님께 감사드립니다. 추석을 맞아 100인 인터뷰는 한 주 쉬어갑니다. 연휴 이후엔 촛불 1주년 특별 인터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평등하고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비례민주주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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