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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은화·다윤이의 이별식이 열렸다(동영상)

ⓒ뉴스1

은화가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면 치킨을 사준다고 했는데, 그 치킨은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치킨은 영영 못 먹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기억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해주기 위해 열린 '이별식'이라 좋은 마음으로 아이를 보내주려 했지만 엄마는 또 울컥임에 목이 메였다.

돌아오면 치킨을 사주겠다던 딸을 깊고 어두고 차가운 바다 속에 두고 두어야 했던 부모들은 그 시간 동안 죄인의 심정이었다. 예쁘게 웃는 아이의 사진 앞에서 부모들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23일 오후 2시30분 서울시청 본청 다목적 홀에서는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였던 고(故) 조은화양과 허다윤양을 떠나 보내는 '이별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후 3년5개월 만이다.

국화와 향 냄새가 가득한 여느 장례식장과 다르게 이날 이별식장은 밝은 분위기에 장미꽃 냄새가 났다. 두 학생의 부모님들이 아이가 가장 예뻤던 모습을 기억하며 밝흔 모습으로 마지막 가는 길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날의 헌화는 국화가 아니라 빨간색 장미였다.

허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은화와 다윤이를 보내는 슬픈 이별식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아이들을 보낼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라며 "다시는 이런 아픈 일이 없도록,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여러분이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조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아이들이 그동안 너무 춥고 지저분한 곳에 있었기 때문에 예쁜 모습으로 보내주고 싶었다"라며 "아이들을 언젠가는 다시 만날테니 예쁜 마음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아직도 (목포에는)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그분들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도와달라"라고 당부했다.

이별식장에 방문해 두 학생의 부모님을 위로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두 어머니의 말씀처럼 아이들이 예쁘게 떠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응원하고 격려해야 한다"라며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두 학생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됐지만 유해가 발견되지 않아 미수습자로 분류됐었다. 그러다 지난 5월 13일 세월호 4층 선미 좌현에서 조양의 유해가, 5월16일 오전 8시30분쯤 선체 3층 객실 중앙부 우현 측에서 허양의 유해가 발견됐다.

애초에 9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은 모든 미수습자가 수습되면 함께 장례를 치르기로 했으나 가족들이 협의를 통해 조양과 허양의 이별식을 먼저 치르기로 했다.

이별식은 24일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며 가족들은 이별식 장에 머물면서 방문하는 시민들을 맞는다. 이별식 후에 두 학생의 유해는 단원고에 들렀다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평택 서호 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현재 단원고 체육교사 고창석씨와 이영숙씨의 유해는 확인된 상태며 단원고 남현철군, 박영인군, 양승진 교사와 일반 승객 권재근씨·혁규군 부자 등 5명은 여전히 미수습자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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