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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이 청각장애 가진 남성을 사살했다

  • 김태우
  • 입력 2017.09.22 13:16
  • 수정 2017.09.22 13:18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경찰이 지난 19일 밤(현지시각) 쇠 파이프를 들고 있던 청각장애인에게 총을 쏴 사살했다.

경찰 대변인인 보 매튜스에 의하면 오클라호마시티 주민들은 경찰관과 35세 청각장애인 마그디엘 산체스가 대치하던 중, 산체스가 경찰관의 명령을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크리스 반스 경찰관이 산체스를 향해 총을 수차례 쏘기 전, 주민들의 외침을 들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한 경찰관이 청각 장애 가진 남성에 총을 쏴 죽이기 전 목격자들이 외친 말 - "그는 당신 말을 들을 수 없어요!"

경찰관인 크리스 반스와 매튜 린지는 이날 밤 발생한 뺑소니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산체스의 집을 찾았다. 산체스의 부친이 용의자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경찰관들은 60cm 길이의 쇠 파이프를 들고 현관 앞에 앉아 있던 산체스를 발견했다. 이웃들은 AP에 산체스가 종종 이 파이프를 휘두르며 떠돌이 개를 쫓아버리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산체스에게는 전과 기록이 없었고, 19일 밤 발생한 뺑소니 사건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산체스가 경찰관들을 향해 다가가자 이들은 그에게 파이프를 내려두고 바닥에 엎드리라고 외쳤다. 경찰 측은 산체스가 명령을 듣지 않고 경찰관들을 향해 계속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소란스러운 소리를 들은 주민들은 경찰에게 산체스가 "당신들의 말을 들을 수 없다"고 외쳤다. KOCO 5 뉴스에 따르면 산체스는 귀가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말도 하지 못한다.

산체스가 경찰관들의 500m 앞까지 다가왔을 때, 반즈는 그에게 총을 쐈고, 린지는 전기충격기를 쐈다. 경찰 측은 반즈가 총을 수차례 쐈다고 밝혔고, 한 목격자 역시 "5~6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전했다.

산체스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산체스의 이웃인 훌리오 라요스는 KOCO에 "그들이 결백한 남성을 죽였다"며, "산체스는 그 누구에게도 공격적이지 않았다. 정말 착한 남자였다. 그렇게 죽어서는 안 됐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이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조사 중이며, 반즈에게는 유급휴가 처분을 내렸다.

경찰 대변인은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이 왜 주민들의 경고를 귀담아듣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좁은 시야" 때문에 주민들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매튜스는 "이런 매우 돌발적인 사건에서 무기를 꺼내 들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당신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만 시야에 담기는 것이다."라며, "그 순간 경찰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NBC뉴스에 따르면 오클라호마 시 경찰은 현재 모든 경찰관에게 바디캠을 착용하게 할 예정이다. 반스와 린지는 사건 당시 바디캠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허프포스트US의 'Man Shot Dead By Oklahoma City Cop Was Deaf'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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