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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는 유엔에서 자기 지지층을 향해 연설한 것인가?

다자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에서 트럼프는 선거 운동을 하듯 연설했고, 국내 지지층을 향해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193개국의 대표가 모인 유엔 총회 첫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를 맹공격하며 세계 대부분이 '지옥에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각기 자기 나라의 지도자들인 당신들이 언제나 당신의 국가를 우선시해야 하듯, 자신도 미국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자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에서 트럼프는 선거 운동을 하듯 연설했고, 국내 지지층을 향해 말하는 것 같기도 했다.

마르고 월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과장된 국수주의적 연설이었다. 유엔 총회에서 그런 연설이 나온 것은 몇십 년만일 것이다."고 말했다.

로켓 맨

트럼프가 미국이나 동맹국을 지켜야 할 경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하자 놀라는 대표들도 있었다. 트럼프는 미국은 "준비가 되어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으나 필요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가리켜 "로켓 맨은 자신과 정권을 자살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연설자들이 북한의 핵 개발을 규탄했지만, 대부분은 전쟁이 아닌 협상을 바랐고, 트럼프가 진지하게 전쟁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색은 없었다.

외교 위원회장 리처드 하스는 즉시 트위터에 "위협 vs 북한, 북한 지도자를 조롱하면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제한하거나 포기하기보다는 늘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썼다.

북한 대표는 맨 앞줄에 앉아있었으나, 트럼프가 연설을 시작하자 자리를 떴다.

이란 핵 협정은 수치스럽다

트럼프는 이성적이었던 전임자를 지워버리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11월 대선 이후 미국 경제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또한 이란 핵 협정, 쿠바와의 관계도 공격했다.

"이란 협정은 미국이 맺은 계약 중 최악이며 일방적이다. 솔직히 미국에게 있어 수치스러운 협약이며, 이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내 말을 믿어라."

트럼프는 20일 저녁에 합의 당사국들(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독일)을 만날 예정이지만 여러 달에 걸친 협상이 해결되리라는 희망은 없다.

"이란 정부는 민주주의의 탈을 쓴 부패한 독재 정권이다. 이란 정권은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지닌 부유한 나라를 불량 국가로 전락시켰다. 이란의 주요 수출품은 폭력, 유혈 사태, 혼돈이다. 이란 지도자들로 인해 가장 오래 고통받은 피해자들은 이란 국민들이다." 트럼프가 말했다.

트럼프를 지지한 유일한 사람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였다. 특히 이라크 이슈에 대해 트럼프를 지지하고 나섰다. "바로잡거나 말거나 둘 중 하나다. 바꾸거나 취소하거나." 네타냐후의 총회 발언이었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의 부패한 사회주의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붕괴 직전으로 몰고 갔다고 말했다. 또한 쿠바는 부패했으며, 개혁하기 전까지는 제재를 풀지 않겠다고 했다.

멋모르고 전쟁에 뛰어들지 말라

트럼프의 견해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은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놓았다. 두 사람 모두 유엔 연설은 처음이었다.

트럼프 전에 연단에 선 구테헤스는 최소 네 가지 언어를 유창하게 구상하며 북한 위기는 정치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정치력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멋모르고 전쟁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

포르투갈 전 총리였으며 유엔 난민 기구 UNHCR의 수장이었던 구테헤스는 "난민과 이민자들이 편견에 시달리고 희생양이 되는 것, 정치인들이 표를 얻으려고 분노를 부추기는 것을 보기가 괴롭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미국 난민 프로그램을 120일간 정지시키고, 시리아 난민들의 입국을 무기한 금지하고 무슬림이 대다수인 6개국의 국민 입국을 90일간 유예했다.

구테헤스는 나라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문을 닫고 적대감을 열 게 아니라, 우리는 난민 보호 제도 통합을 재확립하고 인간적 동정심이라는 단순한 품위를 찾아야 한다."

"내 자신이 이민자이고, 여러분들 중에도 이민자가 많다. 그러나 그 누구도 내게 물이 새는 배를 타고 목숨을 걸라거나, 일자리를 찾아 트럭 뒤에 타고 사막을 건너 다른 나라로 가라고 하지는 않았다. 전세계 엘리트들만 안전하게 이민 갈 수 있어서는 안된다."

마크롱: 기후 협약 재협상은 없다

마크롱은 연설과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를 비난하지 않으려 신경을 썼다. 트럼프는 기후 변화를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파리 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마크롱은 협상을 강화할 수는 있으나 '재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오염 물질을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국가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돌팔이 과학자들의 말을 믿는 사람들을 공직에 앉혔다. 그들은 화석연료, 자동차, 노동자, 과학 연구에 대한 오바마의 규제를 폐지했다.

마크롱은 지구가 "인간의 광기에 보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핵 협약은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었으며 "프랑스는 북한과의 대화 창구를 닫지 않겠다"고 밝혔다.

일방적인 견해에 반발하며, 마크롱은 지구 온난화, 전쟁, 테러리즘 등의 이슈에 맞서기 위해 "우리에겐 다자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자생존이 아닌 다자주의를 통해서만 이런 어려움들에 대처할 수 있다."

관련기사 : 도널드 트럼프의 유엔총회 연설에서 발견한, 매우 불길한 신호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에 게재된 Was Trump Talking To His Base At The U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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