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치누크 헬기를 바가지 썼다는 보도에 대한 논란을 살펴봤다

  • 김태우
  • 입력 2017.09.20 14:17
  • 수정 2017.09.20 14:30
TOWNSVILLE, AUSTRALIA - JUNE 16:  An Australian Army CH-47 Chinook helicopter is seen taking off from Lavarack baracks at the completion of the 3rd Brigade Live Fire Exercise 'Brolga Strike' on June 16, 2017 in Townsville, Australia. Exercise Brolga Strike will certify 3 Brigade as the Ready Combat Brigade assigned to support Austraia's operational land force commitments and contingency requirements.  (Photo by Ian Hitchcock/Getty Images)
TOWNSVILLE, AUSTRALIA - JUNE 16: An Australian Army CH-47 Chinook helicopter is seen taking off from Lavarack baracks at the completion of the 3rd Brigade Live Fire Exercise 'Brolga Strike' on June 16, 2017 in Townsville, Australia. Exercise Brolga Strike will certify 3 Brigade as the Ready Combat Brigade assigned to support Austraia's operational land force commitments and contingency requirements. (Photo by Ian Hitchcock/Getty Images) ⓒIan Hitchcock via Getty Images

한국군이 미군으로부터 바가지를 쓰고 치누크 헬기를 사들였다는 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시작된 것은 JTBC의 보도다. JTBC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가 45년 된 중고 미군 헬기 14대를 1500억원을 내고 들여왔는데, 노후화된 탓에 개량해 사용할 수도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치누크 헬기는 주로 군수장비와 물자를 수송한다. 프로펠러가 두 개 달렸다.

JTBC는 군이 대형기동헬기 2차 도입 사업으로 2014년에 주한미군이 쓰던 치누크 D형 14대를 한 대당 58억원에 사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매 당시 헬기는 생산된 지 45년 된 상태였고, 운영할 부대까지 늘리는 비용까지 따지면 모두 1500어원이 투입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8월 열린 합동참모본부의 회의에서는 "성능 개량을 해도 수명을 담보할 수 없다"며 개량 사업에서 이 기종을 배제하기로 결정해 국고 낭비가 불가피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른 문제도 있었다. 미군이 GPS가 연동된 항법장비를 제거한 뒤 판매하면서 악천후 때와 해상 임무에는 투입되지 못하고 있으며, 생존장비인 미사일 경보체계도 없다. 또 바닥엔 방탄 설치가 제대로 안 돼 있고 제자리 비행 시에는 자동 기능이 없어 수동 조종을 해야 하고 계기판도 아날로그인 탓에 정보 확인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미군이 헬기 판매 1년여 만인 2015년 10월, 2018년 9월부터는 부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통보해 고장이 나면 부품 확보가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JTBC의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는 반박도 이어졌다. 군수 장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네티즌이 지적한 치누크 헬기 바가지 구입에 대한 논란을 정리해봤다.

정말 45년이나 된 헬기인가?

치누크 헬기의 정식 명칭은 CH-47 Chinook이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미국 보잉사가 1962년 시제품을 생산해서 1968년부터 미군에 납품을 시작했다. 치누크는 인디언 부족의 이름에서 따왔다.

치누크 헬기는 엔진, 항속거리 등 제원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있다. CH-47A, ACH-47A, CH-47B, CH-47C, CH-47D, CH-47F, 그리고 MH-47 시리즈 등 다양한 개량형이 있다.

한국군도 현재 치누크 헬기를 운영하고 있다. 1988년부터 도입을 시작해 육군과 공군 등에 20대의 CH-47D 기종이 있다.

이번에 미군으로부터 사들이려 한 중고 기종도 CH-47D다.

문제는 이 기종이 1979년부터 공급이 시작됐기 때문에 "45년 된 기종"이라는 표현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군이 도입하려고 한 CH-47D는 '개량형'이다. 1960년대 생산한 CH-47A~C 기종을 '업그레이드'해 만든 헬기라는 것이다.

이 내용은 미국 정부가 공개하고 있는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2013년 12월3일 한국군에 CH-47D 14대 등을 1억5100만 달러에 매각하며 대상 기종은 모두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캠프 험프리스(Camp Humphrey)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종이다"라고 밝혔다.

치누크 헬기의 정보를 모아둔 chinook-helicopter.com에서는 미군이 공개하고 있는 해외 군용자산 판매(FMS) 내역을 통해 캠프 험프리스에서 매각된 CH-47D 기종대부분의 등록 번호(tail number)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체의 생산연도를 따져보면 37~46년 수준으로 나온다.

바가지를 쓰고 사온걸까?

JTBC는 치누크 헬기를 한 대당 58억원에 들여왔다고 했다. 그러나 운용 비용까지 합치면 그 비용이 1500억원까지 올라간다고 예측했다.

그렇다면 새 기종으로 들여오면 어느 정도나 들까?

CH-47F 기종이 25만1천 달러에서 32만 달러라고 나온다.

미군도 한국군에 매각한 뒤 CH-47F 기종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엔진 성능 등을 따지면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재 한국군이 사용하고 있는 CH-47D의 엔진은 T55-L-712형으로 3750마력이지만, 새로 들여올 미군의 기종에는 4867마력짜리 T55-GA-714형 엔진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기능의 차이가 있어서 새로 들여올 기종은 CH-47NE로 부른다.

정비가 정말 어려운걸까?

군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뉴스1에 따르면 군 관계자는 "부품 판매 중단과 오랜 연식으로 마치 당장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인식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미군의 FMS를 통해서는 구매가 안되지만 상용구매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CH-47D는 영국, 호주를 비롯해 15개 국가에서 운용 중이라서 관련 업체는 계속적으로 부품을 제조하고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GPS 항법장치가 배제된 상태로 도입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GPS는 헬기에 장착된상태로 도입됐다"며 "다만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미 정부의 행정 절차가 길어져서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누크 헬기에 대한 개량사업 배제 결정에 대해서도 "현재 합동참모본부에서 검토중인 사안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방탄판이 없는 것에 대해 무명인의 국방이야기는 "이번에 중고로 들여온 CH-47NE의 임무 중 하나가 일종의 '전방전개 급유 헬기'로 사용한다"며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뉴스 #국방 #헬기 #방위사업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