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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자친구가 돌아올 때까지 피아노를 치겠다고 한 남자의 이야기

  • 강병진
  • 입력 2017.09.14 11:41
  • 수정 2017.09.14 11:42

34살의 뮤지션인 루크 하워드에게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하지만 그녀와 그는 4개월 후, 헤어졌다. 루크 하워드는 원치 않았던 이별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그녀가 돌아오게끔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루크 하워드는 피아노 한 대를 구입했다고 한다.

지난 9월 9일, 영국 ‘브리스톨 포스트’가 소개한 루크 하워드의 사연이다. 루크는 그날 브리스톨의 컬리지 그린(College Green)에 피아노를 갖다놓고 연주를 시작했다. 그는 “내 인생을 바꾼 그녀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마지막 주사위를 던졌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그녀가 돌아올 때까지 피아노를 연주하겠다는 거였다.

“나는 단지 내가 그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녀가 알기를 바랍니다.”

“여기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려고 했던 이유는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였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내가 쓰러지거나, 체포된다고 해도 여기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겁니다.”

루크가 단지 피아노만 연주했던 건 아니다. 현재는 삭제됐지만, 그는 ‘ForLove2017’이란 페이스북 페이지와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개설했다. 자신의 연주와 사연이 SNS상에서 더 널리 퍼져 그녀에게 닿기를 바랐던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자신의 순애보가 그녀를 감동시키기를 원했다. 그의 사연을 소개한 브리스톨 포스트도 트위터에서 기사를 발행하며 ‘#dedication’(헌신)이란 태그를 넣으며 그의 순애보에 공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루크 하워드의 행동은 ‘진상’이었다.

‘매셔블’의 보도에 따르면, 루크의 이야기가 알려진 후, 그에게는 수많은 비난이 가해졌다. 루크의 행동은 이미 이별을 선택한 사람에게 공공연한 압박이 될 수 있다는 비난이었다. 그의 행동이 ‘소름끼친다’(creepy)는 사람도 있었다. 루크와 헤어진 그녀가 절대 그에게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도 있었다. 아래는 그중 하나다.

“나는 그녀가 절대 그에게 돌아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는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 모든 여성이 다시 그를 차버리기를 바랍니다.

나는 모든 부모들의 아들을 데리고 이 불쌍한 공연에 가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이야기해주기를 바랍니다. “너의 옆에 여자가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어. 빌어먹을 공원 한가운데에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 34살의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야....”

또 루크의 이야기를 ‘순애보’처럼 묘사한 브리스톨 포스트에도 비판이 가해졌다. 처음 이 기사의 제목은 “사랑에 우는 이 남자가 공공장소에서 쉬지않고 피아노를 연주하기로 맹세한 감동적인 이유”(Heartbreaking reason this lovelorn man has vowed to play the piano non-stop in public)였다. 이 제목에 ‘#dedication’(헌신)이란 태그까지 넣으면서 그의 행동이 마치 로맨틱한 것처럼 묘사했다는 것이다.

“남자들이여. 여자들은 언제든 당신을 떠날 수 있다. 당신 옆에 여자친구가 있는 게 당연한 게 아니다.

(그리고) 언론매체들은 (여성을) 통제하려고 하고, 스토킹과 다름없는 행동을 미화하는 일을 당장 멈춰라!”

그런데 9월 11일, 루크 하워드는 갑자기 연주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연주를 하던 도중 한 시민에게 머리를 얻어맞았다고 한다. “야구 배트 같은 걸로 맞았어요. 맞아서 넘어졌는데 그들은 또 나를 대여섯번 이상 발로 찼죠.” (이 사건은 현재 경찰이 수사중이다.) 루크 하워드는 자신이 머리를 얻어맞는 순간, “내가 원했던 것이 아주 처절하게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헤어진 전 여자에게 상처를 주거나, 강압적인 행동을 하려한 것이 아니라며 “보도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지만, 내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행동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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