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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자 대학생이 부인과에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으러 가봤다

  • 박수진
  • 입력 2017.09.14 06:41
  • 수정 2017.09.14 06:44

안녕하세요, 게이오대 2학년 와다입니다. 전 엄청난 고민이 있습니다. 대학생인데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 대학생만 되면 스포츠와 공부, 그리고 연애(!)를 하며 청춘을 보낼 줄 알았지만, 어디서 뭐가 잘못됐는지도 모르게 1년 반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학교에서 주위 남자들에게 물어보니 '여성의 상담에 진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당히 인기가 있다고 하네요. 물론 데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화니까요. 고민을 잘 들어주는 사람과는 거리가 금방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우선 '여성 특유의 고민'에 대해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원래 갖고 있는 '여성'에 대한 지식은 중학교 보건 수업에서 배운 수준에 정지돼 있기 때문에, 테니스동아리 선배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선배는 여성 의료, 특히 자궁경부암 검진 필요성을 알리는 한 단체를 소개해줬습니다.

지금은 제가 이런 글을 쓰고 있지만 당시에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지식은 '제로'였습니다. 뉴스에서 이름을 들어본 적 있는 정도였고요. 일단 자궁경부암을 조금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 부분에서 발생하는 암이며,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원인입니다. 20~30대 전후 연령대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지만,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할 경우 비교적 치료가 쉬운 암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진율은 매우 낮아서, 미국의 검진율이 80% 대인 데 비해 일본은 20%대에 그칩니다. (*편집자주: 한국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53%다.)

탐구심이 높은 편인 저는 실제 검진 체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협조를 얻어 부인과 검진차에 탔습니다.

대기실에서 검진의 흐름에 대해 담당의로부터 검진에 대한 설명과 상담을 받습니다. 검진차가 좁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상담 내용이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꽤 큰 음량으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앞 사람의 검진이 끝나면 탈의실을 통과합니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검진 준비가 되면 의사가 저를 부릅니다.

저는 커튼을 열고 진찰 받는 의자를 봤고, 정말 놀랐고, 압도됐습니다.

여기서 저는 처음으로 "인기 있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을 계기로 여기에 온 것을 반성하고 후회했습니다. 공포와 긴장, 부끄러움과 싸우며 검진을 받으러 온 여성들에게 무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각오를 하고 내진대에 올라갔습니다.

내진대는 허리부터 몸을 올리는 의자 부분과 허벅지를 올리는 다리 부분으로 구성돼 있고, 검진 부위를 비추는 조명기구가 세트로 설치돼 있습니다.

의자에는 다양한 컵이 붙어있어 거기에 온수를 넣어 검사기구를 따뜻하게 만들어, 부드럽게 검진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허리 아래에는 커튼이 있었지만, 눕는 것 자체만으로 위압감이 느껴졌습니다. 완전히 눕고 나니 당혹스러웠습니다. 커튼을 치면 피검진자 입장에서는 아래 사진처럼 보입니다.

이 상태에서 그대로 검진을 받게 되는 것이지만, 저는 남자이므로 체험은 여기서 종료됐습니다.

수 분 정도 걸려 자궁경부 세포를 채취해 검사기관에 보내면 결과는 2주 정도 후에 전달된다고 합니다.

저는 인기가 갑자기 생기진 않았지만, 주위 여자 친구들에게 이 체험에 대해 말하고 자궁경부암에 대해 처음 들어본 한 친구는 부인과 진찰을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아직 여자친구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달라진 기분입니다. 인기보다 몇 배나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블로그 モテない慶応男子が、子宮頸がん検診を受けに行ってみたら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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