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성결혼 합헌 판결의 발판을 마련했던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 에디스 윈저가 12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윈저는 지난 2013년 동성결혼 부부는 세금우대, 복지 등 연방법이 규정하는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제한한 동성결혼 금지법 미국 '연방결혼보호법'(DOMA)이 위헌이라는 역사적인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13년 6월26일 결혼을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고 정의한 DOMA가 "수정헌법 5조의 보호를 받는 이들의 동등한 자유를 박탈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40년 이상 동거했던 동성 배우자 테아 스파이어가 2009년 숨지면서 36만3000달러에 이르는 연방상속세를 부과받은 윈저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윈저와 스파이어는 2007년 캐나다에서 결혼해 합법적인 부부가 됐다.
당시 윈저는 "이성애자 부부라면 받았을 배우자 세금감면 혜택을 받지 못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게 됐다"며 "이는 동성 간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DOMA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대법원의 2013년 판결에 따라 윈저는 상속세 공제를 요구할 수 있게 됐고 마침내 2년 뒤인 2015년 미국은 대법원 결정으로 동성결혼 합법 국가 반열에 오르게 됐다.
'미국 정부 대 윈저'(United States v. Windsor) 판례는 미국 대법원 역사상 동성결혼과 관련해 나왔던 가장 중요한 판결중 하나라는 평이 나온다. 윈저 개인으로서는 세금 감면을 위해 시작한 싸움일지 모르지만 극심한 편견에 맞서온 수많은 동성애자들에게는 길이 남을 판례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