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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번 버스, 4살 아이만 내려준 채 출발" 사건의 전말

Rush hour at dusk, Seoul, South Korea.
Rush hour at dusk, Seoul, South Korea. ⓒSungjin Kim via Getty Images

어제(11일) 오후 6시 55분경,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는 글 하나가 올라왔다.

퇴근 시간에 240번 버스를 탔다는 목격자는 '5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버스에서 하차한 직후 엄마가 내리려던 찰나에 버스 뒷문이 닫혔고', '엄마가 울부짖으며 문을 열어달라고 했으나 버스 기사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한다.

버스 앞 좌석에 앉은 이들도 '문을 열어달라'며 상황을 전달했으나, 기사가 이를 무시했다는 것.

울던 엄마는 결국 다음 역에서 문이 열리자 황급히 아이를 찾기 위해 뛰어내렸는데...

'버스 기사가 이 모습을 보고 엄마를 향해 큰소리로 욕설도 했다'고 목격자는 주장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240번 버스 기사를 신고한 이는 이 사람뿐만이 아니다.

오늘(12일)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해당 홈페이지에는 '240번 버스 기사를 신고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100건 가까이 폭주하고 있으며, 민원이 폭주한 탓인지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 불가능한 상태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시는 민원 글을 토대로 해당 버스 기사를 불러 경위서를 받았으며 문제의 버스 내부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입수해 자체 분석에 돌입했다.

서울시의 CCTV 분석과 버스 기사가 제출한 경위서 내용을 종합하면, 당시 240번 버스는 △문제의 정류장에서 출입문을 열고 16초 뒤 출발했으며 △10m가량 지나 2차로에 진입하고 △20초가량 지난 뒤 다음 정류장에서 정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서울시 관계자의 분석은 아래와 같다.

"CCTV에는 소리가 녹음되지 않지만, 표정 등으로 미뤄봤을 때 버스 운전기사는 출발한 지 10초가량 지난 뒤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버스 기사는 이미 2차로에 진입한 이후이기 때문에 다음 정류장에서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을 하차시키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막 조사에 착수한 단계로, 시간을 두고 사안을 꼼꼼히 따져 안전에 문제는 없었는지 들여다볼 것이다."(연합뉴스 9월 12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민원 글 속 엄마는 사건 직후 다행히 아이(4살)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신 변호사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버스 기사가 욕설을 한 것이 핵심인 것 같다. 아이가 유기, 방치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정거장 더 가서 내려줄 수밖에 없다고 하면 형법의 유기죄가 인정될 수도 있다. 버스 기사 입장에서도 규정을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수사기관에서 들여다볼 여지는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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