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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로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새롭게 포함된 내용들

  • 허완
  • 입력 2017.09.12 05:10
  • 수정 2017.09.12 05:11
This undated picture released by North Korea's official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on September 10, 2017 shows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front 2nd L) attending an art performance dedicated to nuclear scientists and technicians, who worked on a hydrogen bomb which the regime claimed to have successfully tested, at the People's Theatre in Pyongyang. / AFP PHOTO / KCNA VIA KNS / STR / South Korea OUT / REPUBLIC OF KOREA OUT   ---EDITORS NOTE--- RESTRICTED TO EDITORIAL USE - MANDATORY
This undated picture released by North Korea's official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on September 10, 2017 shows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front 2nd L) attending an art performance dedicated to nuclear scientists and technicians, who worked on a hydrogen bomb which the regime claimed to have successfully tested, at the People's Theatre in Pyongyang. / AFP PHOTO / KCNA VIA KNS / STR / South Korea OUT / REPUBLIC OF KOREA OUT ---EDITORS NOTE--- RESTRICTED TO EDITORIAL USE - MANDATORY ⓒSTR via Getty Images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11일(현지시각) 오후 북한의 ‘섬유 및 의류 제품 수출 금지’와 대북 ‘원유·정제유 수출 상한제’를 뼈대로 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 내용을 보면 미국의 대북 원유 공급 전면중단 요구보다는 완화된 내용이지만, 향후 북한이 추가적으로 전략적 긴장고조 행위를 할 경우 제재 강도를 높일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 금지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제재 명단에 올리는 등의 내용은 최종안에서 빠졌다. ‘초강경 제재’를 주장해온 미국이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중국·러시아의 반발에 밀려 내용이 상당히 누그러진 모양새다.

이번 신규 제재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이 미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요구에 어느 정도 호응할지였다. 이번 결의는 대북 원유 수출은 현재 수준을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유지하고, 액화천연가스(LNG)와 콘덴세이트(비정제 초경질유)의 대북 수출은 전면 금지했다. 휘발유·경유 등 정제유는 연간 200만배럴을 상한선으로 설정했다. 현재 대북 수출 규모에서 절반가량을 제한하는 수치로, 안보리가 지난해 11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결의 2321호의 석탄 수출 상한제와 같은 방식이다. 회원국들에는 매달 대북 원유 등 수출량을 유엔 제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미국이 애초 요구한 ‘전면중단’보다는 확연히 완화됐지만, 최종안이 통과되면 대북 유류 공급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첫 제재다. 정부 쪽에서는 원유와 정제유를 합친 북한의 유류 수입을 약 30%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명분을, 미국은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유류 수입 상한을 더욱 낮출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최종안이 통과될 경우 북한의 자금줄을 조일 핵심 조항은 북한의 섬유 및 의류 제품 수출 금지 조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섬유 제품은 석탄 등 광물자원에 이어 북한의 2위 수출 품목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를 보면, 2016년 북한의 섬유 제품 수출은 7억52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26.67%를 차지했다. 북한의 의류 수출은 중국으로부터 하청을 받아 북한에서 임가공해 수출하는 구조로, 중국이 북한 의류 제품의 약 80%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애초 제기됐던 원유 공급 금지는 포함이 안 됐지만 의류 임가공 제한도 (북한에 주는 타격은) 크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눈길을 끈다. 미국이 제안한 초안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등 5명이 제재 대상에 올랐으나, 결의에는 박영식 인민무력상만 남았다.

미국이 추진해온 북한 노동자 해외 고용 전면금지 조항은 신규 고용 때 안보리의 승인을 받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미 해외 고용 계약이 확정된 북한 노동자의 수와 계약 종료 예상 기한에 대해서는 해당국이 오는 12월14일까지 안보리에 통보해야 한다. 북한 해외노동자는 세계 40여 나라에 5만명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노동자 고용 제한과 섬유 수출 제재를 합쳐 대북 수입을 약 10억달러 차단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초안과 달리 결의에는 고려항공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또 러시아의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통해 운송되는 예외조항 폐기도 러시아의 완강한 반대로 빠졌다. 공해상에서 대량파괴무기 선적 의심 선박에 대한 차단 및 검색 조항도 의무·강제조항이 아닌 “요청”하는 방식으로 완화됐다.

정부 당국자는 “애초 독자 제재를 비롯해 강하게 대북 압박에 나서는 듯했던 미국이 중·러의 반발로 대북 제재 ‘국제공조‘를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중국과 러시아가 세게 반발을 하고 미국이 현실을 반영해 정치적으로 타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일 각 금융기관 및 일부 비금융기관에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 이행에 관한 통지’라는 국내 조처를 하달했다. 통지문을 보면, 각 기관은 제재 명단에 오른 개인 또는 기업을 각사 시스템에서 조회해 관련 정보가 확인되면 인민은행에 보고해야 한다. 또 관련 개인 또는 기업의 계좌 개설 및 금융 거래를 중단시키고 각종 금융 서비스도 제한시키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새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중국이 자체 노력을 강조하려는 차원에서 나온 조처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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