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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이 넘치는 사랑에 부담을 표하고 있다

  • 김현유
  • 입력 2017.09.07 08:20
  • 수정 2017.09.07 08:24

아무리 깊고 진실된 사랑도 받는 이에 따라 부담스러울 수도, 불편할 수도 있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국민의당 의원들이 이런 '사랑' 넘치는 문자메시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6일 한겨레에 따르면 국민의당 조배숙, 이동섭, 이용호, 장정숙, 최도자, 최명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군동성애 처벌 조항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지난해 7월 다른 재판관 3명과 함께 군 동성애 처벌 조항은 위헌이라는 의견을 냈는데, 그를 헌재소장으로 임명하는 걸 지지했던 민주당도 같은 생각인지 밝히라는 의미였다.

이들은 "요즘 국민의당 의원들은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하는 국민들로부터 하루 수천 통의 '김이수 반대' 문자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문자폭탄이 투하돼야 할 곳은 청와대와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자를 보내는 이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문자가 '문자 폭탄'이라는 단어로 매도되는 것이 속상할 수도 있을 듯하다. 의원들에게 오는 문자 대부분이 "사랑하는 의원님께"로 시작돼 "당신이 사랑하는 국민이, 국민의당 사랑합니다"로 끝나는 등, '사랑'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넘치고 있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동성애 합법화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일부 기독교인들이다. 이에 따르면 일부 기독교인들이 국민의당 의원 거의 전원에게 많게는 하루에 수천 통의 문자를 보내고 있다. 여기서 '수천 통'은 의원 1명이 하루에 받는 것. 정말이지 굉장한 사랑이다.

JTBC는 "같은 사람이 여러 의원에게 똑같은 문구를 보내기도 해 사실상 조직적인 면도 있다"고 전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는 얼마 전 "하루 동안 지운 문자가 5742개였다. 알았으니 이제 좀 그만 보내라"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 후보자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임명 찬성' 입장을, 자유한국당은 '임명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상황.

한겨레는 국민의당 입장에선 자신들이 임명한 후보자가 아닌데도 문자폭탄을 받고 있으니, 민주당이 당해야 한다는 일종의 '물귀신 작전'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손석희 앵커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으니까 (문자 메시지가) 거기로 몰리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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