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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클럽에서 인도네시아 여성이 직원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 박수진
  • 입력 2017.09.05 12:13
  • 수정 2017.09.05 12:14

부산의 한 클럽에서 인도네시아 여성이 한국의 남성 종업원에게 심하게 폭행당한 사건이 알려져 논란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인종 차별 범죄’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건을 알린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조슈아 어윈(26)은 “1일 밤 11시께 부산 서면의 클럽에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다 신분증을 확인하려는 종업원과 실랑이가 벌어졌고 종업원이 제시카 세티아를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얼굴 주변에 상처를 입은 채 피투성이가 된 옷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가는 한 여성의 사진이 공개됐다.

목격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인도네시아 여성 제시카 세티아(21)는 클럽 종업원이 다른 인도네시아인 친구를 함부로 대하는 것에 화가나 항의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클럽 종업원이 신분증 검사를 하던중 바닥에 신분증을 떨어뜨렸고 세티아씨는 무례하다며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종업원이 욕설과 함께 주먹으로 얼굴 등을 때리기 시작했고 여성은 심하게 피를 흘렸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주장이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여성은 그뒤 병원에 실려가 턱 부위를 8바늘 꿰매는 처치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클럽 쪽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짜고짜 욕설 폭행 무언가에 취한 듯한 언행 통제 불능의 무차별적인 폭행이 계속해서…(중략)…여성의 휘두르는 주먹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세티아씨는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클럽 종업원에게 ‘당신이 우리에게 무례하다는 것을 지금 느끼고 있냐’고 묻자 곧바로 ‘시O’이라는 욕설이 날아왔다. 내가 다시 항의하자 그때부터 나를 좁은 계단으로 밀어냈다. 내가 종업원의 몸을 밀친 것은 맞지만 나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또 “2년전부터 한국의 대학을 다니고 있다. 한국 사람들로부터 차별받는다고 느낄 때가 많다. 어떤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말하면 그것이 계기가 되어 또다른 차별로 이어질까봐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조사중인 부산 진경찰서 관계자는 “클럽 종업원도 여성에게 맞았다고 주장해 쌍방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지만 피해의 정도가 확연히 다른 것으로 파악중이다. 폭행 당사자와 목격자들을 소환해 사실 여부를 가린 뒤 최종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내 거주 외국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사회의 뿌리깊은 차별문화에 대한 비판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콜롬비아 출신 밀레나 페레즈씨는 관련 소식을 알리는 인터넷 매체의 기사에 3일 “모든 한국인이 똑같지는 않지만 모두 비슷한 문화에서 자란 사람들이라 한국 남자들과 처음 만날 때는 두려움을 느낀다. 한국이 좀더 이해심 많은 나라이길 바란다”고 댓글을 남겼다. 네팔 출신 루드라 카르키 씨는 “한국인 다수가 인종차별주의자인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만약 피해여성이 다른 유럽 국가나 미국에서 왔으면 그런 방식의 대접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을 처음 알린 조슈아 어윈은 “한국이 인종차별국가라고 보지는 않지만 그런 잠재의식에 대한 경고를 하고 싶어 이 사건을 알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누구도 피부색이나 종교 등으로 차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태어나진 않았다’고 말했다”고 지난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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