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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게이머 '갓건배'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살해 협박'을 꼽았다

지난 8월 10일, 몇몇 남성 유튜버들은 여성 게이머 '갓건배'(닉네임)를 "죽이겠다"며 신상을 털고 직접 찾아다니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으나 이 남성 BJ들은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행위로 범칙금 5만원을 통고받았다.

'갓건배'는 온라인 게임 '오버워치' 게이머이자 게임 방송 진행자다. 그녀는 방송에서 여성 게이머들이 남성 게이머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거나 모욕적 발언을 듣는 것에 대한 일종의 '미러링'을 방송 콘텐츠로 삼는다. '갓건배'가 직접 어떻게 이를 시작하게 됐는지 밝혔다.

1일 여성신문은 '갓건배'와의 서면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갓건배'는 유튜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어릴 때부터 게임을 즐기며 항상 게임 속 성희롱, 성차별에 노출돼 있었다. 당시에는 여자니까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세상이 바뀌면서 게임 내 성희롱과 성차별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녀는 게임 속 성차별 발언을 맞받아치기 시작했다. 여느 때처럼 게임에서 성차별 발언에 대꾸하고 있는데, 친구가 그 모습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영상은 빠르게 인기를 얻었고, 이를 계기로 그녀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갓건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살해협박'을 꼽았다. 그녀는 "본인들은 여태 심각한 '여혐'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대형 BJ로 성장하지 않았냐"며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그들이 고작 구독자 4만명의 유튜버 하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 나 합심한 것이 졸렬했다"고 전했다.

또 '갓건배'는 "일부 남성 유저가 여성을 상대로 성차별,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것은 그 여성이 '남혐'을 해서인가"라며 "저를 비난하고 싶으시다면 먼저 '여혐'한 남성들부터 비난하고, 여혐을 없애는 데 일조를 하라"고 지적했다.

'갓건배'는 BJ로서 향후 목표는 "깨끗한 인터넷 방송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인터넷 방송 문화와 콘텐츠는 여혐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라며 "성차별 문제를 각성시키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인터넷 방송계가 깨끗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8월 21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이철성 경찰청장 등이 출석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여성 살해 협박 생중계' 문제를 언급했다.

진 의원은 "경찰은 '유튜브가 원래 그런 특성들이 있지 않느냐'며 살인중계 생방송을 인터넷 상에서의 장난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보였다"라며 "이런 상황은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살해협박이고 예비음모"라고 지적했다. 진 의원의 질의에 경찰청장이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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