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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뉴라이트 역사관' 박성진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고심중이다

  • 허완
  • 입력 2017.08.30 14:07
ⓒ뉴스1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이 불거지면서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거취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지만 여당 내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팽배한 상황이어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는 30일 청와대 관계자가 "청와대가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 "빠른 시일 안에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청와대는 박 후보자에 대한 세부인사 검증 내용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앞서 박 후보자가 '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전력이 드러났을 때만 하더라도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개인의 종교활동'일 뿐이며, 공직자를 지명하는 데 결격사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

분위기가 달라진 건 30일 오전 경향신문이 박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을 보도한 이후다. 이 신문은 박 후보자가 이승만 정부·박정희 정부의 독재를 미화하고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인식하는 내용이 담긴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또다른 보도에서 박 후보자가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뉴라이트 학자를 초청해 '대한민국 건국'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박 후보자가 지난해 6월 영남일보에 기고한 칼럼도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건국 70년 역사"를 언급한 이 칼럼에서 박 후보자는 "과도한 노동 운동, 책임을 망각한 과도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 등을 저성장의 원인으로 꼽았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언급한 내용을 보면, 청와대는 인사검증 과정에서 박 후보자의 뉴라이트 역사관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박 후보자가 이승만 독재를 옹호한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정도까진 아니었다고 보여진다”며 “검증 과정에서 모든 것을 다 알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보도로 알려진 박 후보자의 뉴라이트 사관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음을 확인한 것이다. (경향신문 8월30일)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인사청문회에서 본인이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갖는 것이 청문회의 취지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도 '대체 누가 추천했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매우 부적절한 인사를 누가 추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고, 다른 의원은 "박 후보자가 갖고 있는 우익적 사고는 문재인 정부의 기본적인 가치관, 철학과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당, 바른정당도 박 후보자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실망을 넘어 절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이 분야의 수많은 인재들을 제쳐놓고, 현장에 대한 전문성도 없고, 과학자임에도 창조론 논란을 일으킨 사람을 굳이 초대장관 후보로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한국당이나 대안인 국당을 포용하기 위해 박성진 후보자를 내정했는지는 모르지만, 바른정당은 유신 찬양만은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대통령께서 자진사퇴를 유도하시든지, 철회를 하시든지 박성진 장관 후보자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즉각적인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추혜선 대변인은 "개혁을 주도해야할 자리에 적폐를 가져다 앉히려고 한 셈"이라며 "벌써 몇 번째 인사 실패인가. 한 두 번은 불찰과 실수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반복된다면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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