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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달도 안 된 '정현백 여가부 장관 경질' 청원이 등장한 이유

ⓒ뉴스1

7월 7일 취임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오랜 시간 '성평등 실현'을 위해 앞장서온 인물이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정 장관은 1986년부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주로 '여성사'를 주제로 연구와 저술 활동에 매진해 왔다. △역사교육연구회장 △한국여성사학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을 맡으며, 역사학자이자 오랜 시간 여성이 당면한 현실의 개선을 위해 시민운동가로 살아왔다.

그런데 취임한 지 2달도 안 돼 정현백 장관을 경질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ID 'naver-51665593'의 청원인은 28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란에 글을 올려 청와대가 정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면서, 그것이 자신의 권한 내지 합당한 역할인 양 호도하면서, 근본적으로 사안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망동을 수 차례 거듭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 청원은 시작 3일만인 30일 현재 벌써 5836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등 '베스트 청원'으로 분류됐으며, '동의한다'고 하는 이들은 정 장관에 대해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 있다. 여성혐오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경질을 촉구한 데서 비롯된 비난으로 보인다.

"자신의 본분이 무엇인지 모르고 일부의 목소리만을 위해 일하고자 한다."

"상식선에서 사고를 하는 분이 아니다."

"오늘도 위안부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셨는데, 정작 이런 중요한 문제에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타인의 성적 취향은 평가의 대상이 아닌데, 저런 사람이 인권을 부르짖는 자리에 올랐다는 건 이나라의 수치다."

"특정인의 과거 행적에 집착하여 현재와 미래의 상황을 내다보지 못한다."

정 장관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나눔의 집'을 찾아 서울 시내에 '위안부 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나, 정 장관이 경질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정 장관이 '탁현민 경질 주장' 외에는 하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혐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청와대 행정관의 사퇴를 요구했다가 도리어 '경질'을 요구받는 현 상황이 기이하게 느껴진다면 아래 글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정희진 여성학 강사는 탁 행정관의 저서 '남자가 대놓고 말하는 남자 마음 설명서'와 관련해 "이 책은 인권 교육 교재로 효과적이다. 상투적이어서 더욱 그렇다"며 "많은 남성들이 속으로 탁씨를 지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성을 외모로 평가하는 문화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여성 스스로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이 끔찍한 인간 전시(展示) 체제에 모두가 무감하다.

(중략)

예상컨대, 그(탁현민)는 '잘나갈' 것이다. 여성도 국민이어야 이런 글과 글쓴이들을 심각하게 생각할 텐데 '그들'은 두려움이 없다. 문제 남성은 퇴출되지 않고, 복귀도 빠르다. 이 땅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사소한 이슈다. 수천 트럭 분량의 '탁현민들'은 알고 있다. 한국 사회가 남자의 막말과 성적 방종, 성범죄에 얼마나 관대한지를.(6월 10일, '남자는 순간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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