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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이가 있는 게이 남성이다. 상황이 나빠질 거라는 걸 안다

Man sitting with dog on sand dune at Dutch beach on wadden island Texel
Man sitting with dog on sand dune at Dutch beach on wadden island Texel ⓒIvonneW via Getty Images

진작 이 글을 쓰려고 했지만 오른발 건염 때문에 병원에 다녀와야 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내가 다니는 체육관의 트레이너(이 사람 아버지가 나보다 젊다)는 내 목표가 뭔지 물었다. 나는 “4월의 생일까지 2.2kg를 빼는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달성했다. 운동 중 오른쪽 어깨를 다쳐서 운동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줄어든 체중의 상당 부분은 근육이었다. 나는 도와줄 사람들이 잔뜩 대가히고 있지 않으면 조깅, 줄넘기, 플랭크도 못한다.

옛날 옛적에는 늠름했던 내 몸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느리지만 사실이다.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 셰어를 제외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나는 53세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그들은 오십줄에 들어선 내가 섹시한 삶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을 가볍게 놀린다. 내가 들었던 말들 대부분은 “너도 곧 알게 돼.”라는 식이었다. 무슨 말인지는 안다. 이제 우주는 게이 남성들이 늙을 것이라고 결정 내렸다(T 세포는 엿이나 먹으라지).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장애물들을 마주하게 되었다.

나처럼 게이이고, 독신이고, 아이가 없다면, 수십 년 전의 현실이 그랬듯 미래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내가 아는 50대 게이 남성 대부분은 결혼했고, 상당수는 아이를 키운다. 모두 사랑에 빠져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게 중요한지조차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서로와 가족들을 통해 갖고 있는 안정성이 부럽다.

가정이 있는 모든 게이 남성들이 행복하고 미래에 대해 걱정이 없다고 지레짐작하지는 않겠다. 내가 이 글에서 그들을 구체적으로 논하지 않는 것은 그들은 내 일에 대해 거의 별 말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선조들과는 달리, 이 나이에 결혼도 하지 않고 파트너도 없는 게이라면 독신인 이성애자들이 받는 것과 비슷한 비난이 쏟아진다. 넌 문제가 뭐니, 왜 정착하지 않았니, 왜 그렇게 까다롭니? 혹은 넌 파트너, 아이, 집을 원하지 않는구나. 너는 혼자 지내는 생활이 행복하구나. 그러니 나는 널 그냥 무시하고, 디너 파티에는 초대하지 않을게. 그건 커플들을 위한 자리니까.

워낙 자주 나오는 이야기라 분명히 말해두자면, 나는 결혼하고 싶다. 결혼할 뻔한 적도 몇 번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나는 너무 로맨틱한 사람이라 ‘정착’은 원하지 않는다. 나는 일단 미친듯이 사랑에 빠지고 싶다. 성가신 내 운명은 내 앞에 다른 계획들을 내던졌다. 결혼한 친구들이 자리를 잡고 궁지에 몰린 이야기를 쓴 것을 읽으면 나는 외로운 기분이 들고 부러워진다.

60세가 넘은 게이 남성이 외롭다, 가족이 없다, AIDS 때문에 친구들이 없다, 자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쓴 글을 읽으면 마음이 아프다. 그들 중 상당수는 수십 년 전에 자신의 핵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고, 붙잡을 생명선이 없었다. 내겐 형제 자매가 있고, 그들의 배우자와 대가족이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긴 하지만, 나는 나도 그들과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었음을 깨닫는다. 지금은 괜찮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화려하게 보이게 만들기 위해 출판계에서 사용하는 ‘멋진 50세’ 등의 달콤한 이름이 주는 일시적 짜릿함에 영향을 안 받지는 않는다. 우리는 모두 겁에 질렸다. 우리는 모두 죽을 운명이다.

10년쯤 전에 나는 70세 이성애자 여성에게 혼자 늙어가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혼을 두 번 하고 좋지 않은 연애를 몇 번 하고 나니 혼자라는 게 신난다, 나도 기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시 메리 타일러 무어가 된 것이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 그녀에겐 새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들은 노인보호시설에서 다정하게 살며 그녀가 10년 뒤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 했다. 짝을 이루고 싶어하는 것은 중독적이다.

내 또래 독신 게이들은 일주일이 멀다하고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야기한다. “겁쟁이들이 견딜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아이러닉하게도 이 말은 노화를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 대부분은 부모님들의 자연스러운 노화를 목격했거나 목격하고 있다. 우리도 멀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표현을 가장 많이들 쓴다. 고양이와 살거나 다른 독신 친구와 사는 경우에도 그렇다.

또한 아름다운 몸과 젊음이 너무나 오랫동안 자신의 정체성을 정의해 왔기 때문에, 그러한 갑옷이 없다면 더욱 외로워질 거라는 끔찍한 두려움이 적어도 뉴욕에는 있다. 한때 우리를 그토록 반겨주던 이 도시가 갑자기 전화와 문자를 받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블록을 한 것 같은 기분이다. 친구에게 파트너가 생길 때마다 싱글편에서 커플편으로 한 명을 잃게 된다. 다들 누군가와 사귀려고 안간힘을 쓴다.

여러 해 전 70대 남성이 내게 섹스를 하면 100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했고, 나는 동의했다. 돈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같았고, 난 내숭을 떠는 편이 아니다. 그에 대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는 굉장히 외로워 보였고 은퇴한 뒤 제법 넉넉히 지내는 것 같았다. 여행 이야기를 많이 했고 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를 내 아파트에 데려갔다. 그는 내가 꼭 키스해 주어야 한다고 요구했고, 나는 동의했다. 다른 어떤 육체적 접촉보다 키스를 더 원하는 것 같았다. 섹스한 뒤 나는 옷을 입고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며 그가 일어나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옷을 전혀 벗지 않았다. 그는 팔짱을 낀 채 나를 보며 내 미소가 아름답다고 말한 다음, “난 늙은 게 싫어.”라고 속삭였다. 그리곤 내 아파트에서 나갔다. 나는 그를 다시 보지 못했다.

내가 잘 한 건지, 그에게 상처를 주었는지 도움을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는 그런 일을 자주 하는지도 모른다. 그에게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처럼 그도 빨리 잊었을 수도 있다. 그가 외로움에 더욱 깊이 빠졌을 수도 있다. 나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언젠가 내 스스로 알게 될 거라는 건 알겠다.

허핑턴포스트US의 I’m An Older Gay Man And I Know It Will Get Wors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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