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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이피'의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한 박훈정 감독의 심경

  • 강병진
  • 입력 2017.08.29 13:40
  • 수정 2017.08.29 13:42

영화 ‘브이아이피’가 8월 28일, 누적 관객 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1위의 영광과 별개로 ‘브이아이피’는 언론 시사때부터 영화 속 묘사로 인해 ‘여성혐오 논란’을 빚었다. 극중 연쇄살인마 김광일(이종석)이 벌이는 살인과 강간행각을 보여주기 위해 설정된 초반부 장면에서 여성 피해자를 대상으로 자행되는 범죄장면 연출에 대한 비판이었다. 영화평론가 듀나는 칼럼을 통해 “영화 초반의 강간 고문 살해 장면은 그냥 선정적인 이유로만 존재할 뿐이다. 박훈정의 다른 영화들도 그랬지만 이 영화의 여성혐오는 노골적”이라며 “이 정도면 박훈정이 시체가 아닌 여자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궁금해진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은 네이버평점란에도 이어졌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브이아이피’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은 8월 29일에 공개된 인터뷰등에서 자신의 심경을 말했다. 먼저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는 이 장면의 연출의도를 전했다. “표현수위를 두고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그래서 이 장면에서는 그냥 카메라를 멀리서 잡을까도 고민했다”고 말한 그는 “그렇게 가자니 ‘김광일’의 행위 자체가 악마처럼 안 보일 것 같더라. 날 것을 다 보여주자니 좀 그래서 몇 컷을 ‘김광일’의 얼굴과 대비해 넣자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공개된 영화전문지 ‘매거진 M’과의 인터뷰에서는 관객의 반응을 알고난 이후의 심경을 말했다. 그는 “생각했던 것 이상의 반응이어서 조금은 충격이었다”며 “광일의 악마성이 살아야만 영화를 끝까지 설득력 있게 끌고 갈 수 있겠다는 연출적 판단이었지만 그 강도에 대해 크게 착각했다”고 말했다.

“우리(남자 제작진)가 봐도 불편한데, 여자들이 보면 더 불편할 거야’까지만 인지한 게 패착이었다. 그간 작가로서 여성 캐릭터를 못 만드는 이유가, 여성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라고는 생각했다. 근데 성(性) 감수성이 그냥 무딘 게 아니라, 무지했던 거다.”

그는 또한 차기작 ‘마녀’는 여고생이 주인공인 SF영화라며 “‘브이아이피’ 같은 장면은 없지만, 아무래도 표현 수위나 방법을 자기검열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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