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이들은 이 반려견을 위해 아빠가 제시한 13 조항 약정서에 서명했다

  • 김태성
  • 입력 2017.08.28 10:14
  • 수정 2017.08.28 10:30

부모가 아이들에게 반려동물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애완을 껴안고 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과 달리 부모는 먹이고 목욕시키며 뒤처리를 맡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상황을 아예 예방하겠다는 의지에서 한 아빠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반려견을 허락하기 전에 식구 모두의 서명이 전제인 "가족 반려견 약정서"를 준비한 거다.

'마지 못한 아빠가 만든 반려견 약정서'라는 제목의 레딧 글엔 가족 모두가 지켜야 할 13가지 사항이 나열된 약정서가 포함돼 있다. 아이들의 책임으로 주로 가득한데, 개를 목욕시키는 것과 개똥을 치우는 것도 당연히 아이들 몫이다.

이 약정서는 "아빠는 개똥을 절대로 치울 필요가 없다. 아이들은 아빠가 만족할 만큼의 수준으로 개똥을 일주일에 최하 3번씩 치운다."로 시작한다.

가족 반려견 약정서

아래 사항에 모두 동의한다면 반려견을 가질 수 있음.

1. 아빠는 개똥을 절대로 치울 필요가 없다. 아이들은 아빠가 만족할 만큼의 수준으로 개똥을 일주일에 최하 3번씩 치운다.

2. 개는 옆 마당(바바라 아줌마 집 방향)에 배변을 하도록 훈련한다. 개똥이 앞마당과 뒷마당엔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온 가족 모두 동의한다.

3. 개는 아주 작아야한다. 4.5kg 7kg 이하로.

4. 털이 조금이라도 빠지는 개는 안 된다.

5. 개는 침이나 코를 흘리면 안 된다. 모두 그런 개는 역겹다고 동의한다.

6. 개는 마룻바닥을 긁으면 안 된다. 어떻게 그런 상황을 방지하든 아빠는 알 바 아니지만 - 발톱을 짧게 자르든, 신발을 신기든, 발을 수술로 제거하든 등 - 아무튼 개다 마룻바닥을 긁으면 안 된다는 거에 모두 동의한다.

7. 아빠는 절대로 개를 목욕시킬 필요가 없다. 또, 아빠가 개 냄새가 지독하다고 결정하면 아이 중의 하나가 24시간 이내에 개를 목욕시켜야 한다.

8. 개가 만약에 집 안을 더럽혔는데 친환경 청소제가 해답이 아닐 경우, 개로 인한 얼룩이나 냄새 제거를 위해 해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도 있다.

9. 아빠는 무조건 반려견 이름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10. 개에게 특별한 친환경 사료를 제공하지 않는다. 일반 사료가 충분하다고 가족 모두 동의한다.

11. 개를 '아이' 또는 '형제'라고 부르는 일은 없을 거다. 개는 개라는 걸 모두 인정한다.

12. 크리스마스 카드에 개의 이름을 가족의 일부로 포함하지 않는다. 만약에 크리스마스 카드 사진에 개가 포함돼 있다면 우연일 경우만이다. 즉, 개를 사진의 주제로 하는 일은 없다.

13. 아이들은 개를 지루하게 여기거나 개에 대한 사랑을 잃는 일이 절대로 없을 거라고 약속한다. 개는 오로지 아이들의 평생 소관이라고 가족 모두 동의한다.

약정서에 대한 다양한 레딧 댓글이 달렸는데, 비슷한 체험담도 여러 개 있다.

한 사람은 "우리 아빠도 내게 비슷한 걸 서명하게 했는데, 그런 아빠가 저녁마다 개를 옆에 끼고 몇 시간씩 소파에 앉아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는 스웨터까지 입혀 사진을 찍었다."라고 적었다.

또 한 사람은 "아빠는 개 같은 애완동물은 장식품처럼 늘 돌봐야 하는 존재라며 뭐라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내 개를 가리켜 '손주 강아지'라며 귀여워 어쩔 줄 모르신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약정서에 서명한 다음 약 2주 후에 개를 반기게 됐다고 아빠는 아래처럼 설명했다.

"약 7kg 되는 털이 복슬복슬한 3살짜리 흰색 잡종견을 동물보호소에서 당시에 입양했다. 털이 안 빠지는 개였는데, 훈련이 이미 돼 있어서 침도 안 흘렸다. 이름은 커쇼라고 지었다(아빠의 거부권 행사하지 않음). 벌써 2년이 지났는데, 아이들이 책임감 있게 모든 약속을 잘 지켰다(아이들은 현재 만 12, 13, 15살). 가족 모두(아빠를 포함해) 개를 사랑한다. ('가족의 일원'이라고 인정하는 건 아니지만) 훌륭한 선택이었다."

아래는 이 아빠가 공유한 커쇼의 사진이다.

아빠의 아이디어가 정말로 기발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아래 슬라이드는 옆으로 밀면 된다.

 

*허프포스트CA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레딧 #반려견 #코미디 #아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