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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전략은 실패할 것이다

아프간 전쟁에서 군사적 해결책이란 없다. 트럼프에게는 분쟁의 양상을 바꿀 기회가 있다. 이는 탈레반을 적이 아닌,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실현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질 탈레반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내놓은 새로운 전략은 실패할 것이다. 그보다 앞서 부시와 오바마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의 안보 보좌관들이 추천하는 대로 미군 4000명을 추가로 배치한다고 하지만, 기껏해야 아프가니스탄이 완전히 무너지고 탈레반이 승리하는 것을 막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이 분쟁의 복잡한 성격을 고려했을 때, 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년이나 지났으니 탈레반을 이길 수 없다는 걸 미국이 익혔을 법도 하다. 탈레반과 협상을 통해 합의를 보고, 아프간 부족들에게 힘든 일을 맡기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탈레반과 협상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아프간 부족들 뿐이기 때문이다. 이 부족들은 힘을 합쳐 아프가니스탄에 모인 여러 테러 집단들과 맞서 싸울 수 있다. 이들은 1979년 소련의 침공 이래 사회 정치적 혼란과 불안정만을 가져온 해외 세력의 개입이 중단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새로운 전략'이라며 밝힌 것 중 옳았던 유일한 발언은 미국이 국가 재건을 맡아서는 안된다는 것, 아프간인들이 살아가는 방식, 나라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부족들의 도움을 받아 테러리즘, 특히 알 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과격한 극단주의 단체들에 맞서는 데에만 집중해야 한다.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의지를 보여준다면 평화 협정을 맺기 위한 새로운 전략에서 그들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탈레반에게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협상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성공 가능성 없이 미군을 상대로 힘든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도 탈레반이 깨닫도록 해야 한다.

미국은 인도, 파키스탄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해야 한다. 그를 통해 테러리즘과 싸우고, 정치 및 경제, 군사적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인도는 미국과 손을 잡을 의지가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가 전적으로 협력할지는 알 수 없다. 첫째, 파키스탄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여러 테러 집단들에 맞서 싸울 정책 형성이 힘들며, 둘째, 아프가니스탄과 공존해야 하는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일부가 되거나 정권을 잡게 될 탈레반과 싸우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16년간 싸움을 벌인 지금 병력 4000 명을 추가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있으리라 기대하는 건 순진한 생각이다. 미국은 과거에 최대 10만 명까지 파병했지만 분쟁의 양상을 크게 바꾸지 못했고, 미군이 떠나도 될 정도로 지속가능한 정치 및 안보 구조를 아프가니스탄에 만들지도 못했다.

국방부 인사들을 포함하여 트럼프 정권의 그 누구도 추가 파병이 전쟁 승리를 가져온다는 논리는 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절반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탈레반의 세력 확장을 막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시간을 정해놓은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서의 진전을 살피겠다는 트럼프의 전략은 옳지만, 미국이 해외 테러리스트 단체들과 싸우는 동시에 평화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경우에야 성공할 수 있다.

아프간 전쟁에서 군사적 해결책이란 없다. 트럼프에게는 분쟁의 양상을 바꿀 기회가 있다. 이는 탈레반을 적이 아닌,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파트너로 간주함으로써 실현될 것이다.

미국은 어서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탈레반과 부족 지도자들의 참여를 통해 실용적 해결책을 협상해낼 수 있다.

부족 지도자이자 아프가니스탄 팍티아 주의 지도자인 아즈말 칸 자자이와 나는 대화를 나누었다(7월에 그에 대한 기사를 쓴 바 있다). 자자이는 미군의 예전 접근 방식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식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집착 때문이며, 미국은 자생적, 혹은 부족들이 이끄는 아프간 식의 해결책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아프가니스탄은 부족 국가이며, 부족들이 과거, 현재, 미래다"고 강조했다. 나는 알 카에다와 IS 등 폭력적 극단주의와의 싸움에서 부족들을 배제해서는 효과가 없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트럼프 정권은 부족의 족장들과 대화를 하고, 함께 전략을 만들어 탈레반과 함께 장기적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

족장들은 한동안 미국에서 매년 4~5백만 달러 정도의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다(현재 미국의 지출 금액에 비하면 하찮은 수준이다). 부족들이 직접 군사를 양성해 여러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데 들어갈 비용이다.

이렇게 된다면 탈레반은 아프간 군대와 손을 잡고 모든 극단주의자들, 테러집단들, 특히 알 카에다와 ISIS에 맞서 싸울 것이다. 탈레반이 정부 소속이 되면 그들 역시 아프가니스탄의 안정을 원할 것이고, 파키스탄과 이란의 내정 간섭을 막으려 할 것이다.

물론 탈레반은 아프간인들이며 자신의 땅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부족들 역시 자기 손으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하므로 그들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것을 안다. 아프가니스탄을 정복하고, 지배하고, 아프간인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외세는 이제껏 없었기 때문이다.

정복이나 지배를 유지할 수 없었기 떄문에 모든 외세는 결국 떠나야 했다. 미국이 이 힘든 전쟁을 끝내고 싶다면 지역 세력들에 집중하여 영구적 해결책을 찾고 되도록 좋은 모양새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야 한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에 게재된 Trump's 'New' Strategy In Afghanistan Is Doomed To Fail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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