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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이슬람국가(IS)'의 새로운 은신처로 떠오르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7.08.24 12:10
The Ottoman-era Sultanahmet mosque, also known as the Blue Mosque, is pictured in Istanbul, Turkey, July 30, 2017. Picture taken July 30, 2017. REUTERS/Murad Sezer
The Ottoman-era Sultanahmet mosque, also known as the Blue Mosque, is pictured in Istanbul, Turkey, July 30, 2017. Picture taken July 30, 2017. REUTERS/Murad Sezer ⓒMurad Sezer / Reuters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는 8월13일 터키 경찰을 살해했다. 이 사건은 터키 내무부가 IS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정신적 실수를 했음을 보여준다.

이 IS 자살 폭탄 테러범은 체포되었으나, 경찰은 범인을 샅샅이 수색하지도, 수갑을 채우지도 않았다. 이는 모든 체포자들에게 요구되는 절차였다. 범인은 지니고 있던 칼로 경찰을 찔러 죽인 뒤 다른 경찰에게 사살되었다. 이 사건은 경찰들이 업무 수행을 제대로 못했음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경찰들이 범인은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극단적 이슬람주의 프로파간다를 계속 퍼뜨리고 있는 가운데, 터키 당국은 IS 테러리스트들을 중요하지 않은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군이 IS의 이라크 점령 지역과 시리아에서 치열한 재래식 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터키는 IS의 지휘 본부이자 거점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3일 사제 급조 폭발물(IED)을 항공 화물에 끼워넣어 여객기를 추락시키려던 계획이 마지막 순간에 발각되어 저지되자, 그제서야 서방 정보기관들은 정신을 차렸다. 이 폭탄은 군대에서 쓰는 수준의 플라스틱 폭탄과 전자제품들로 만들어져 있었다.

미국의 IS 격퇴 특사 브렛 맥거크는 7월 29일에 중동 연구소에서 터키가 IS를 묵과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알 카에다와 연관이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이들리브, 시리아, 터키에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터키 당국은 시리아에서 IS와 싸우는 미군을 약화시키고 있다. 터키의 국영 매체 아나돌루는 시리아 북부의 미군 특수 부대 기지 위치 10곳을 공개해 연합군의 생명을 위태롭게 했다. 국방부 대변인 아드리안 J. T. 랜킨-갤로웨이 소령은 “민감한 군사 정보 발표는 연합군을 불필요한 위험에 처하게 하며 진행 중인 IS 섬멸 작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라크군 병사들이 IS 깃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 모술, 이라크. 2017년 6월17일.

터키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는 세 가지나 있다.

첫째, 군대에서 쓰는 수준의 폭발물 공급망은 터키에서 시작되었다. IS가 사용하는 무기와 폭탄 재료는 주로 터키에서 조달한다. 작년 12월에 EU가 후원하는 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onflict Armament Research; CAR)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CAR는 IS가 터키에서 주로 무기를 얻으며 시리아를 통해 모술까지 터키에서 직접적으로 공급을 받는다는 증거를 여러 건 찾았다.”고 한다.

둘째, 이라크 언론의 최근 보도에 의하면 돈줄 역시 터키를 통한다고 한다. IS를 주로 다루는 매체인 다에시 데일리에 의하면 IS는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장악 지역에 돈을 보낸다고 한다.

하나는 이라크의 쿠르드족 지역인 자코의 환전소, 이라크 북부의 이르빌, 모술을 통하는 경로다. 두 번째 경로는 시리아와 가까운 터키 남부의 국경 도시 가지안테프의 환전소다. 세 번째 경로는 바그다드와 이르빌, 가지안테프, 자코, 이르빌, 모술을 거친다. IS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15년에는 하루에 3~4백만 달러를 보내곤 했다. IS는 8개월 동안 모술 탈환 작전을 펼치며 하루에 10만 달러 정도를 보내기도 했다.

금 시장은 노예 시장과 연관이 있을 때도 있다. 2015년 12월 가지안테프의 비밀 시장에서 야지드 여성이 1만5000달러에 노예로 팔려 IS 요원의 손에 넘어간 것을 독일 방송사 NDB가 몰래 촬영하여 보도하기도 했다.

나는 2013년까지 터키 내무부에서 대테러리즘을 담당하며 가지안테프와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의 환전소와 금은방을 모니터했다. 터키와 IS 사이, 터키와 세계 다른 곳들 간의 현금 자산 이동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셋째, 터키의 테러리스트들은 테러 프로파간다를 퍼뜨리고 다른 국가들의 IS 지부를 훈련시킨다. 터키 IS 텔레그램 앱 채팅방은 7월 3일 66페이지짜리 ‘외로운 늑대 안내서’를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공격을 하려는 초보 테러리스트들을 위한 지침서였다. 3주 동안 16번 리포스트되었으며, 공격을 부추기는 ‘외로운 늑대를 위한 현장 안내’라는 해시태그가 붙었다.

그리고 훈련받은 IS 전사 최소 2천 명이 터키에 있다고 뉴욕 주 웨스트 포인트의 '대테러센터(CTC)'가 발행하는 '센티넬'은 밝히고 있다.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은 무려 5만 명이 넘는다. 터키에서 1200만 명 정도는 이슬람을 지키기 위한 자살 테러를 정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대테러 학자 알렉스 P. 슈미드 박사는 썼다. 러시아와 중앙 아시아 국가들에서 터키어를 하는 사람들은 약 9천만 명 정도인데, 이들 중 급진화되어 IS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터키로 간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IS의 위협을 대단치 않게 여기며 터키 안에서의 IS 활동을 간과하곤 한다. 에르도안 정권은 2016년 중반까지 IS를 대놓고 지원했다.

내 정보원들에 의하면 미국의 중동 정책, 특히 터키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주체가 국무부에서 국방부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소아시아에서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고려하면 바람직한 일로 보인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에 게재된 아흐멧 야일라 조지메이슨대 교수(범죄학)의 글 An Islamic State Safe Haven In The Making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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