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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10명이 직접 붙잡은 '지인능욕' 계정 운영자의 정체

피해 여성 10명이 '지인능욕' SNS 계정의 운영자를 직접 붙잡은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은 뭐했느냐고? "해외 SNS 계정이라 어쩔 수 없다"며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23일 KBS '추적60분 - 여성과 폭력 2부작'에는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여성 10명이 공통적으로 '지인능욕' SNS 계정의 피해자가 된 사건이 그려졌다.

'지인능욕'이란 말 그대로 지인(주변인)의 얼굴을 음란물과 합성해 유포하는 신종 디지털 범죄.

모두 친구 사이인 10명의 여성은 올 초부터 6개월 동안 '지인능욕' 계정의 표적이 된다.

이 계정은 여성들이 SNS에 올린 셀카 등을 나체 사진과 합성해 '걸레'라는 표현을 달고,

1500만 회원을 보유한 '중고나라' 페이스북 계정에 "40만원에 거래 가능하다"며 합성 사진을 올리고,

피해 여성의 이름을 딴 음란물 사이트를 만들고,

피해 여성의 이름을 사칭한 SNS 계정을 만들어 남자인 친구들만 골라 합성 사진을 '선물'로 보내고,

등등등...

끔찍하고 추악한 성범죄를 이어갔다.

피해자들은 '지인능욕' 계정의 자료를 모아 경찰에 도움을 청했으나, 경찰은 아예 신고 접수조차 해주지 않았다. "해외 SNS 계정만으로는 범인을 잡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더이상 견디지 못한 피해자들은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경찰은 난색을 표시했으나, '일반인'인 여성들이 범인을 잡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5주.

(여성들은 용의자를 점점 좁혀 가면서도, 경찰에 도움을 일절 청하지 않았다. '정말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가야 경찰에서 받아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범인을 붙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지인능욕' 계정의 게시글. '지인능욕' 계정은 지인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과 영상을 '문화상품권 1만원'에 판매한다는 공지 글을 올렸고, 이 글을 본 피해 여성들은 '구매자'인 척 연락해 문화상품권을 운영자에게 보낸다. 이렇게 한 이유는 문화상품권 발행업체에 연락해 자신이 구매한 상품권 번호를 말하면, (캐시로) 충전해 해당 상품권을 사용한 이의 ID와 이름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5주간의 추적 끝에 붙잡은 '범인'은 누구였을까?

알고 보니..

'동네 친구'인 A군이었다.

피해자 중 한 명이 '지인능욕' 계정 때문에 회사까지 그만둬야 해 고통을 호소할 때, 이를 곁에서 위로해 주던 바로 그 친구 말이다.

여성들은 '정확한 자료'와 함께 A군을 정식으로 고소했고, 현재 A군은 명예훼손/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음란물 유포/사기/모욕 등 5가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여성들에게 '착한 친구'로만 여겨졌던 A군은 왜 그랬을까.

구치소 수감 중인 A군은 자신의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고, KBS는 A군의 동성 친구 몇명의 증언을 대신 전했다.

A군의 동성 친구들에 따르면, A군은 여성을 가학적으로 소비하는 '야동'을 즐겨 보았으며, 남자들끼리 있을 때 (평소 욕설을 하지 않는 성격임에도) 여자 얘기만 나오면 욕설과 함께 '나한테 넘어오지 않았다'와 같은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과의 성적인 관계 또한 마치 떠벌리듯 '자랑'했고, 이런 A군의 '자랑'에 남고 친구들은 '환호'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들의 사진을 음란물로 둔갑시켜도 아무런 제재나 처벌도 받지 않았던 A군은 '여혐 콘텐츠'로 소소한 용돈 벌이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

KBS는 이 사건에 대해 단지 A군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성을 성적 도구로 소비하는 문화를 바로잡지 못한 한국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KBS 취재 과정 중 새롭게 알려진 사실이 있으니..

그건 바로..

A군이 본인의 지인뿐만 아니라 의뢰 남성의 지인 얼굴까지 음란물과 합성해 주는 '지인능욕 계정'을 2년간 총 8개나 운영해 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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