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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종어보' 모조품 논란에 대한 문화재청의 해명 4가지

8월 18일, 문화재청이 지난 2015년에 환수한 후, 오는 8월 19일부터 특별전시하려던 ‘덕종어보’가 모조품이라는 사실이 보도됐다. 1471년에 제작된 진품은 행방불명인 상태이며 환수한 덕종어보는 1924년 재제작된 것이라는 것. 하지만 그동안 문화재청은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 재제작품이 친일파 이완용의 아들인 이항구가 제작한 것이라는 보도가 더 큰 논란을 낳았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8월 18일, ‘해명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전했다.

1. “이완용의 아들이 제작했다”는 것에 대해

= 1924년 종묘에 보관되어 있다가 분실된 후 재제작된 건 맞지만, 이항구가 만든 건 아니다. 그는 “당시 종묘의 관리자로서 분실의 책임을 지고 징계의 대상”이었다.

2. “짝퉁”이라는 것에 대해

= 당시 보도에 따르면, 재제작은 순종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어보를 재제작하여 정식으로 종묘에 위안제를 지내고 봉안하였으므로 ‘모조품’이 아닌 왕실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어보다. 조선왕조 때에도 어보가 훼손되거나 분실되면 공식적으로 재제작하는 관행이 있었다. 따라서 이 덕종어보는 1924년에 제작된 것은 맞지만, 친일파가 만든 것은 아니고 (왕실이 인정한 어보이기 때문에)’짝퉁’도 아니다.

3. “환수직전까지 재제작품이라는 걸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 덕종어보가 환수되기 전까지 1924년에 제작된 어보임을 확정하지 못한 건 맞다. 이는 과학적 조사(표면성분분석)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환수 이후 과학적 조사를 한 결과 조선 시대와 성분재료가 다름을 확인하여 환수된 덕종어보가 1924년에 제작되었음을 확인했다.

2015년 4월 1일 열린 '덕종어보 반환식' 현장. 왼쪽부터 나선화 당시 문화재청장, 기증인 가족인 프랑크 베일리(Frank Bayley), 시애틀미술관 키멀리 로샤흐(Ms. Kimerly Rorschach) 관장.

4. “재제작품이라는 걸 확인한 후 왜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는가”에 대해

= 이미 관련 사실을 지난 2017년 2월, ‘문화재위원회’(지정조사위원회)에 보고했다.

여기까지는 문화재청의 해명자료에 나온 내용이다. 하지만 여전히 재제작품이라는 걸 확인한 후 왜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해명은 부족해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언론 설명회에 나선 김연수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지난 2월 박물관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을 정정 게재했다”며 “이같은 사실을 숨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 문정왕후·현종 어보가 곧 미국에서 환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8월 어보 특별전을 통해 정식으로 설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015년 덕종어보를 환수할 당시 문화재청이 나서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사례와 비교하면 납득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당시에는 나선화 문화재청장까지 나서서 신문 칼럼으로 환수 사실을 알렸을 정도다. 그때 ‘서울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나선화 전 문화재청장은 다음과 같이 썼었다.

“덕종어보는 1471년에 성종이 부친인 덕종을 ‘온문 의경왕’으로 추존하기 위해 존호를 올리면서 제작된 것이다. 이는 조선왕조 건국 이념인 유교의 효사상의 상징이기도 하다. 덕종어보는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자료를 보면 1943년까지 종묘에 보관돼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2013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외국 박물관에 있는 한국문화재 현황을 조사하던 차에 덕종어보가 미국 시애틀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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