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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아나운서가 "왜 처녀같이 하고 다녀?" 얘기 들은 뒤 떠올린 생각(영상)

2010년 결혼한 박혜진 아나운서는 최근 "아줌마가 왜 이렇게 처녀같이 하고 다녀?"라는 말을 들었다. 아마도 말한 사람은 '칭찬'이랍시고 했을 것이다.

17일 온스타일 '뜨거운 사이다' MC를 맡은 박혜진 아나운서는 자신의 경험담을 공개했다.

기혼 여성은 어떻게 하고 다녀야 하는 걸까? 기혼 여성을 부르는 말로 '아줌마' 말고는 없을까? '처녀같이 하고 다닌다'는 말은 뭘까? 이 말 들으면 '고맙다'고 말해야 하나?...

여러 의문을 떠올리게 하는 이 한 문장에, 박혜진 아나운서는 몹시도 불쾌해졌다. 그리고 곧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데없는 '칭찬 공격'에 당황해서였을까? 박혜진 아나운서는 머릿속에 곧바로 떠오른 이 생각을 상대 남성에게 해주지 못해 '분하다'고 전한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는 기혼 여성을 '아줌마'라고 자주 부르곤 한다. '너 아줌마 같다'며 상대를 놀리고, 이 말을 듣는 사람은 불쾌해한다. '아줌마같이 하고 다닌다'는 것은 분명 부정적인 의미다.

도대체 '아줌마'라는 표현은 무엇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낮추어 이르는 말이다.

그럼 '아주머니'는?

'부모와 같은 항렬의 여자' 등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저씨'가 사전적으로 '부모와 같은 항렬에 있는, 아저씨의 친형제를 제외한 남자를 이르는 말'이듯이 말이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아줌마'와 '아저씨'라는 단어는 사뭇 다르게 쓰이는 듯하다.

심보선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8월 시사IN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 사회는 '나이든 여자'와 '결혼한 여자'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다른 이들이 정당하게 요구하는 바를 그들도 요구하는 순간, “이 아줌마 왜 이래?”라는 반응이 나온다. 행여 과한 언행을 보이면 에누리가 없다. “역시 아줌마네”라는 힐난을 듣기 일쑤다.

그에 비해 남성은 사치를 누린다. ‘아저씨’도 어느 정도 부정적 뉘앙스를 띠고 있지만 아줌마만큼은 아니다. 길에서 누군가 나를 아저씨라 부르며 길을 묻는다면 별 불쾌감 없이 길을 가르쳐줄 것이다. 한국 남자들에게는 ‘개저씨’라는 비하적 호칭이 있지만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최신 용어이고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한국에서 누구는 어쩌다 아줌마라 불리고 누구는 어쩌다 사장님이라 불린다. 이런저런 호칭들을 통해 여성은 너무나 쉽게 비하되고 남성은 너무나 쉽게 격상된다. 어쩌다 불리는 호칭 같지만, 별것 아니고 당연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사실 한국의 뿌리 깊은 가부장주의 문화와 기괴한 자본주의 발전사가 아로새겨져 있다.(시사IN 8월 3일)

박혜진 아나운서의 경험담은 2분경부터 플레이하면 곧바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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