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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해군 대령의 부하 여군 성폭행' 사건 뒤 감춰졌던 아픈 진실

올해 5월 24일 해군본부 소속 여성 대위 A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6월 21일, A씨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상관인 남성 해군 대령 B씨가 곧바로 구속됐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군인 등 준강간, 군인 등 강제추행 등 혐의다.

속전속결로 이뤄진 듯한 해군의 수사.

하지만 알고 보니, 해군은 아무것도 한 게 없었다.

속전속결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움직인 것은...다름 아닌 피해자 A씨의 '아버지'였다.

사건을 두달 가량 추적한 JTBC가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A씨가 자살한 당일 아버지는 해군에게 '왜 내 딸이 죽었는지'를 물었으나 '자살했다'는 설명뿐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해군의 설명만 믿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B씨가 긴급체포되고 구속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문을 느낀 아버지는 딸의 지난 행적을 쫓기 시작했고, 딸의 친구에게서 'B씨가 A씨를 오랫동안 성폭행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추적 끝에 결국 B씨를 만난 아버지는 범행 사실을 물었다. 그리고 모든 걸 녹음했다.

성폭행한 거 맞지? (예) 분명히 맞지? (예) 당신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어. (면목 없습니다.) 면목 없다고 될 일이야?

알고 보니 B씨의 성폭행은 올해 2월 출장 자리에서 벌어진 일. B씨는 성폭행 다음 날 A씨에게 용서를 구했으나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해주겠다'며 접근해 추가로 성폭행을 이어갔고, A씨는 16번의 정신과 치료와 5월 초 자살시도까지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해군 당국은 무엇을 했을까? 아무것도 조사하지 않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여전히 군이 '조직 보호'에만 충실한 것 같다며 JTBC 취재진에게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권한을 가진 이들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이, 피해자의 가족이 이들을 대신해 진실을 추적한 사례는 또 있다.

'1998년 스리랑카인의 대구 대학생 성폭행 사망' 사건도 당초 '단순 교통사고'로 종결됐지만, 피해 대학생의 아버지가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하며 19년간 끈질기게 추적해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다. 초기의 부실 수사, 공소시효 등의 한계로 결국 '무죄' 확정판결이 내려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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