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청년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뻥치시네!

40대 미만 국회의원 비율이 OECD 평균 19%인데, 대한민국 20대 국회엔 20대 국회의원이 없고 30대도 2명뿐이다. 2030 유권자 비율은 30%가 훌쩍 넘는데, 불비례성이 심각하다고 본다. 평균연령 55.5세의 국회의원들이 청년들의 삶을 충분히 알고 대변할 수 있나 의문이다. 그래서 더욱 당사자 정치가 필요하다. 1%도 못 미치는 건 너무 심하지 않나. OECD 평균에라도 가면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청년들이 의회에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뻥은 그만 치시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선거제도 개혁'이 정치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믿는 사람들 몇몇이 모여서 '셀럽부터 백수까지' 다양한 유권자들의 선거와 정치 경험에 대한 목소리를 수집해보려 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선거'라는 행위가 정치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접속하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선거 제도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확장하고 싶습니다.

시민운동의 역사가 길어지고 새로운 정치적 주체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각 조직에 '청년' 단위 부설기구가 속속 생기고 있다.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정당에도 청년·대학생 위원회 등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하는 '청년'은 누구인가. N포세대, 88만 원 세대, 혹은 P세대, S세대와 같은 명칭으로 단일화될 수 있는 집단인가? 또한, '청년'을 명명하는 것은 누구인가. 청년 담론은 각종 매체, 정치영역 등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세대를 분할하고 본질적인 문제를 은폐하기도 했다. 일자리, 주거, 교육, 결혼 등 '청년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며 '청년'은 편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호명되고 호출되어왔다.

이러한 현실에서 주체적으로 청년을 해석하고 청년이 처한 현실을 바꾸겠다며 정치에 뛰어든 이가 있다. 2017년 3월 20일 창당한 신생정당 우리미래 공동대표 이성윤 씨다. 창당 준비를 함께하고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는 그는 청년의 당사자 정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특정 계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정치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청년단체들을 모아 <정치개혁 청년행동>을 꾸렸다. (청년이 주체가 된 정치제도 개혁 운동이 필요하다는 데에 뜻을 같이한 <정치개혁 청년행동>은 선거법 개혁을 위해 전국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만든 <정치개혁 공동행동>과 함께하고 있다.) '젊은정당·열린정당·미래정당'을 슬로건으로 삼은 정당이 고민하는 청년 정치는 무엇일까. 100인 인터뷰의 8번째 주인공, 이성윤 우리미래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본인과 우리미래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창당하게 된 계기도 궁금한데.

정치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다. 다른 정당 대학생 위원회에서 활동한 적도 있다. 그러나 청년 조직에 예산 배정도 거의 없고 권한도 주지 않더라. 못 준다기보단 안 주는 거라고 본다. 청년을 그저 들러리, 홍보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에 그만두었다. 청년 조직이 없는 정당에선 청년들의 가입을 권유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청년 조직들은 같은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청년 조직의 권한이 없고 자꾸 청년의 나이 기준을 올리려고 하는 것이다. 난 한국 사회의 문제는 당사자들이 해결하는 게 맞다고 본다. 청년들이 직접 정치를 하는 게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고, 당사자 정치의 시작점이 될 거라 생각해서 우리미래 창당을 함께했다.

사무실에서 활짝 웃으며 일하고 있는 이성윤 우리미래 공동대표 ⓒ비례민주주의연대

청년 문제를 청년 당사자가 직접 해결하는 게 맞다고 했는데, 우리미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청년 이슈, 청년 정책은 무엇인가?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것이 큰 고민이다. 나도 아직 독립을 못 했다. 요즘엔 부모가 서울에 집을 가지고 산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특권이 된다. 집세를 제외하고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최소 40만 원은 든다고 보는데, 타향 생활을 하는 친구들은 돈이 훨씬 더 많이 든다. 그러나 드는 비용에 비해 임금은 너무 낮다.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지만, 공부하긴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최근 우리미래에서 '청년독립위원회'를 만들었다. 저임금, 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공간에서의 생활, 불안한 미래 등이 청년들을 특별재난세대로 만들었다. '청년독립위원회'는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제도화하려고 한다. 아직 발족단계에 있지만, 공감대는 비슷할 거라 생각한다.

청년을 표방화하는 청년당도 창당을 준비하고 있고, 조금씩 결이 다르겠지만 청년당사자의 문제를 직접 정치 안에서 다루겠다는 정당이 생겨나는 현상은 어떻게 보나?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인데, 세대정치는 지향하지 않는다. 헬조선에서 청년들만 힘든 건 아닌 만큼 특정 세대를 호명하며 정치를 시작한 건 아니다. 우리미래가 종종 '청년 정당'이라고 보도되는데, 당의 슬로건은 <젊은정당·열린정당·미래정당>이다. '젊다'는 것은 우리미래가 젊은 정당으로 남겠다는 뜻이다. 당직 청년 비율 50%가 내부 규정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내가 30년 후에 50대인데, 그때도 우리미래 당 대표는 청년들이 했으면 좋겠다.

현재 정치 구조 안에서 청년 세력이 없다는 절박함에서 일단 그 목소리를 집결하며 시작하는 현상인 거 같다. 우리미래가 '청년 정당'으로 보도되지만 다른 세대를 배척하는 게 아니라는 거, 세대 정치화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 이해한다. 다시 우리미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우리미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디에 방점을 두고 있나.

동네로 들어가고 있다. 동네에서 사람을 만나고 조직하는 일. 신생 정당이다 보니 인지도를 얻기 위해 동네로 들어가고 있다.

당원 연령대가 궁금하다. 20대, 30대가 많은가?

시작은 그랬는데, 지금은 40대, 50대분들의 지지도 많이 받는다. 그분들 역시 그 시대(80년대)의 청년들이었다. 그 시대에서 청년들은 사회에 혁명적인 존재였고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 누가 대한민국을 만들어 갈 것인가. 축구만 봐도 젊은 선수를 육성하는 데 힘쓰지 않나.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정치판엔 새로운 얼굴이 보이지 않고 기존에 인지도 있는 이들만 계속 보인다. 기존 정당에 만연한 부패, 비리를 보면서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타나야 한다고 공감한다는 분들이 지지를 보내주신다.

당 대표가 가지고 있는 권한이나 책임은 무엇인가? 청년의 직접 정치를 기조로 삼은 만큼 청년의 주체적인 운영이 중요할 텐데, 다른 정당과 다른 방식으로 조직이 운영된다고 생각하나?

다른 정당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자세히 몰라서(웃음). 일단 우리미래는 청년들이 지도부에 있고, 청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 당사자 정치가 된다는 것이 특이점인 거 같다. 또한, 당 대표가 명령하고 독단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는 아니다. 당 대표도 똑같이 제안한다. 상임운영위원회가 있는데,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제안하면 토론 후 이루어진다. 그리고 당원 가입, 당 대표가 되는 것에 연령 제한은 없다. 시니어 분들도 당 대표가 될 수 있다.

청소년 위원회는 있나?

아직 없다.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청소년당을 내부적으로 두려고 했는데 아직 준비를 못 하고 있다. 웃긴 이야기일 수 있지만, 청소년의 눈으로 보면 청년도 기득권으로 보일 수 있다. 위원회로 두면 종속적일 수 있으니 독립적으로 의제를 다룰 수 있도록 청소년당으로 두려고 했다. 그러나 아직 당내 청소년 당사자가 없다. 당 인지도가 낮아서 그런 것 같다(웃음).

이제 선거와 정치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가장 최초의 선거 경험은 무엇인가?

초등학교 6학년 때가 기억난다. 당시 회장 선거에 출마해서 부회장에 당선되었다. 이 회장 선거부터 문제가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를 초등학교에서부터 경험하는데, 그게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나? 내가 초등학생 때만 해도 출마하는 친구들이 "내가 당선되면 학급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겠다"가 아니고 "내가 당선되면 피자 쏠게"를 공약으로 삼았다. 그리고 당선된 후 반 친구들에게 명령한다. '차렷, 열중쉬어' 같은 걸 하고, 대표자가 아닌 통치자가 된다. 선생님이 명령하고 반장이 학우들에게 시키는 구조부터 문제라고 본다. 고등학교 때도 다르지 않다. 보통 반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친구가 회장이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대학 갈 때 '스펙'으로 남으니까 선생님들도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회장 자리를 권유하고, 학생들도 당연히 공부 잘하는 사람이 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힌 거 같다.

학생회장, 정치인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게 기본이라 생각하나?

그렇다. 그러나 줄 세우고 경쟁을 유발하는 교육 제도에선 회장 자리가 '스펙'의 요소로 되어있다. 김무성 의원의 '노룩패스' 같은 일들이 당연하게 일어나는데, 이처럼 정치인이 엄청난 권위자라는 인식은 초중고 선거문화에서 오지 않았을까 싶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기보다 잘나고 유명하고 똑똑한 것 같은 사람을 뽑는 거. 거기서부터 비롯되지 않았을까.

정당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국회와 국회의원에 대한 이미지와 인상이 일반 유권자와는 사뭇 다를 것 같다.

이 전엔 국회를 비판의 대상으로 보았다. 그러나 당직을 가지고 선거제도 개혁 같은 의제를 공부하며 국회와 국회의원을 함께해야 하는 소통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 잘못하면 비판도 하고 필요하면 제안도 해야 하지 않나. 국회가 움직이지 않으면 변화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회가 소통하지 않으면 비판도 하고 제안도 하고 설득도 해야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리미래가 들어가야 할 공간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정치개혁 청년행동>이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에서 독립적인 권한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데, 공동행동은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된 건가?

공동행동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공동행동 의제 중 선거권-피선거권 연령을 낮추자는 것이 눈에 띄었다. 우리미래는 당사자 정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청소년, 청년 단체들이 함께 목소리 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청년행동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청년행동은 정당득표율에 맞게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주권 확대를 위한 18세 선거권-피선거권, 청소년 정치활동보장, 16세 교육감 선거권/국회 청년할당제 도입을 3대 개혁과제로 선정했다. 앞으로 개혁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선거권보다 심각한 것이 피선거권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총선과 지방선거에선 만25세부터 피선거권이 주어지는데, 헌법에도 "정치·경제·사회·문화 영역에서 기회를 균등히 한다"는 것이 전문에 명시되어있고, 11조 평등권에도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유독 선출직은 차별받고 있다. 선거권이 부여되는 나이면 당연히 피선거권도 부여되어야 하지 않나. 노동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국회의원, 구의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그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업에 서류를 넣어도 떨어지는데. 유독 정치인은 만 25세 이하면 지원조차 할 수 없다.

청년행동 의제 중 청년할당제를 우리미래에서 주장했다는데.

지방선거 시즌이 돌아오니 정당들이 청년을 찾고 있다. 청년 문제는 언제나 화두로 떠오르니까. 그런데 기득권 정당이 청년을 찾는 거 다 뻥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에게 권한을 준다고 얘기는 하는데 정말 달성이 되면 좋겠다. 그런데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비례대표 당선권 밖으로 청년을 보내놓고 기껏해야 부대변인 자리 정도 준다. 그래서 우리미래는 '청년할당 30%'를 주장하려고 한다. 내부적으로 '왜 우리가 다른 정당 청년들까지 대변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있었다. 우리미래는 청년 당직 50% 초과를 내부 규정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미래만 청년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정당도 청년들이 필요하다. 다른 정당에서 청년들이 맘껏 출마하고 활동도 하려면 청년비례 30% 할당은 되어있어야 할 거 같아 주장하려 한다.

여성할당제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현실이니 할당제 형태로 논쟁을 펼칠 때 어려움도 있을 거 같다.

40대 미만 국회의원 비율이 OECD 평균 19%인데, 대한민국 20대 국회엔 20대 국회의원이 없고 30대도 2명뿐이다. 2030 유권자 비율은 30%가 훌쩍 넘는데, 불비례성이 심각하다고 본다. 평균연령 55.5세의 국회의원들이 청년들의 삶을 충분히 알고 대변할 수 있나 의문이다. 그래서 더욱 당사자 정치가 필요하다. 1%도 못 미치는 건 너무 심하지 않나. OECD 평균에라도 가면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청년들이 의회에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뻥은 그만 치시고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2017-08-17-1502947986-867420-DSC05930.JPG

뭐라고 쓰면 참신할까 고민하는 중 ⓒ비례민주주의연대

연동형 비례대표제 실행 역시 당사자성을 가진 의원들이 국회에 들어가서 목소리 낼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거라 본다. 선거제도 개혁이 되면 어떤 게 달라질 거라 기대하는가?

현 선거제도로는 기득권 정당만 이득을 본다. 부의 양극화처럼 국회 양극화가 정말 심하다. 다른 정당들은 원외에 머문다. 선거제도가 바뀌어도 소수정당 입장에서 3%를 넘어야 한다는 문턱이 있긴 하지만, 양당 구조를 깨고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치문화가 형성될 거라는 기대가 있다. 실명을 거론하긴 어렵지만, 공천을 받아 활동하는 의원 중 자신이 목소리 내주어야 하는 부분에서 침묵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당선된 이유도 인지도 때문인지, 정책 때문인지 봤을 때 솔직히 인지도 때문인 거 같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가 바뀌면 유권자들이 정당을 보고 투표를 해야 하니 정당이 내세우는 가치, 정책을 보고 투표하게 된다. 그러면 좀 더 나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테니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우리미래에서도 선거제도 개혁이 중요한 이슈인가?

물론이다. 우리미래 내 국민주권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는데, 지금 선거제도 개혁을 중심적으로 다루고 있다. 당내에서도 어떻게 이슈화시킬 것인지 고민이 많다. 나아가 국민주권위원회는 주권을 더 확대하는 부분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스위스에선 국민투표가 너무 일상적이지 않나. 반면 대한민국엔 직접민주주의 요소가 거의 없다고 보는데, 국민소환제, 국민발안 등을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오랫동안 촛불을 들어왔다. 광장의 촛불이 꺼지면 주권 행사가 어려워진다.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지만, 권력은 주기적으로 오는 것 같다. 4년, 5년 단위로. 촛불이 꺼진 광장에서 주권이 계속되려면 국민이 실질적으로 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걸 하지 않으니, 직접민주주의로 대의제를 보완해야 한다.

정치개혁 청년행동 출범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가.

별도의 독립기구로 발족하는 만큼 우리만의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게 중요할 거 같다. 사실 이후 활동에 대해선 좀 더 논의를 해보아야 한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만 18세 선거권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일단 각 의제를 좀 더 공론 해야 한다. 이슈화를 위한 토론회, 공청회, 만민공동회 등이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내년 지방선거 땐 만18세 친구들도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생일이 6월인데 조기 대선으로 투표를 못 한 친구가 있다. 억울하다고 하더라. 만 18세부터 투표할 수 있었으면 되는 건데. 내년엔 투표권이 확대되면 좋겠다. 피선거권도 그렇고.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질문일 수 있는데, 한 정당을 창당하고 기구 활동을 하는 것이 적극적 정치활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활동을 계속하게 되는 동력, 계기가 있나?

차별, 불평등에서 동력이 생기는 것 같다. 학창시절 성적이 썩 좋았던 것도 아니고 대학도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겪는 차별들이 있었다. 성적 때문에 선행 반에 못 들어가고 똑같이 지각해도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체크 안 당하고 나는 당하고. 그리고 친구들이 취업에 뛰어들며 차별받는 걸 목격하곤 한다. 결국, 차별받는 대상들이 목소리 내야 하지 않을까? 청년 문제에 접근할 때도 마찬가지다. 집 근처에 시장 할머니들을 보며 청년 문제를 떠올린다. 청년들이 잘살아야 노인들 노후 준비나 복지가 잘 될 수 있다. 청년들뿐 아니라 폐지 줍는 노인에게도 이 나라는 헬조선이다.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는 무엇인가.

나에게 정치는 삶이다. 청년들이 연애를 많이 포기한다고 하는데 이걸 개인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연애 비용이 드는 것,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돈을 받는 것, 내가 결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거, 출산을 못 하겠다고 하는 거 모두 정치의 문제다. 그래서 더 목소리 내는 것 같다.

100인 인터뷰의 8번째 외침ⓒ비례민주주의연대

현재 삶의 화두는 무엇인가.

피선거권!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못 해서 한으로 남았다. 개인적으로 피선거권은 연령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 사람을 뽑고 안 뽑고는 유권자가 판단할 일이다. 중학생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80% 지지를 받았다면 당선되어 국정을 운영하는 게 선거다. 판단은 유권자의 몫인데 출마 연령을 법으로 제한하는 게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막고 있다. 기탁금도 마찬가지다. 정치 문턱을 넘는 게 너무 어렵다. 구의원 기탁금은 200만 원인데, 선거를 뛰려면 몇천만 원은 든다. 국회의원 기탁금은 1500만 원이다. 최저임금 받고 일해서 1500만 원 언제 모으나. 아무튼, 현재 삶의 화두는 피선거권과 기탁금이다. 보통 삶의 화두 물어보면 되게 개인적인 이야기 하는데. 당장 닥친 문제라서. 현실적인 문제라서 그렇다.

진행 l 복코(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

재구성 l 김푸른(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정치 #정당 #선거 #투표 #연동형비례대표제 #100인인터뷰 #우리미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