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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민족주의자들이 '샬러츠빌에 대한 진실을 말했다'며 트럼프를 추켜세우다

  • 허완
  • 입력 2017.08.16 13:12

공화당, 민주당, 기업 리더들은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열린 백인 민족주의자 시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의 반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위에 관여한 백인 민족주의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했다며 그를 칭찬하는 데 여념이 없다.

트럼프는 “내가 보는 바와 같은 진실을 본다”고 ‘백인 인권’ 지지자 엘리 모슬리(25세)는 말한다. 모슬리는 ‘우파 단합’ 시위 조직에 참여했다. “그는 우리가 싸우려고 시위를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꿰뚫어 보았다.”

트럼프는 15일 ‘네오 나치와 백인 민족주의자들’을 규탄했지만, 지난 주말의 폭력을 선동한 것은 반(反)나치 시위자들(트럼프는 ‘알트 레프트’라는 표현을 썼다)이라는 암시도 남겼다.

“대안우파들을 향해 돌진한 대안좌파들은 어떤가. 한쪽에 나쁜 단체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쪽에 마찬가지로 아주 폭력적인 단체가 있었다. 아무도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얘기지만, 난 지금 말하겠다.” 트럼프가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한 말이다.

트럼프는 또 “양쪽에 모두 아주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내가 듣기에 [트럼프는] 객관적 관찰자인 것 같다. 쓰레기 같은 공산주의자가 아닌,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좌파들이 폭력을 시작했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12일 시위에 참여한 뉴 햄프셔의 백인 민족주의자 크리스토퍼 캔트웰의 말이다.

12일 시위에서는 대혼란이 일었기 때문에, 모든 폭력적 행동 하나하나가 누구의 책임이었는지 판단하기는 정말 어려웠다. 그러나 몇 가지 팩트는 확실하다. 최대 35명이 부상 당했으며 1명이 사망했다(또한 헬기를 타고 출동하던 주 경찰 2명이 헬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반대 시위대를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한 제임스 알렉스 필즈는 1명을 죽였고 19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필즈는 나치에 매료되어 있었다고 하며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인 뱅가드 아메리카와 함께 서 있었다(뱅가드 측은 필즈와의 연관을 일체 부인했다).

15일이 되기 전에도 민주당원과 일부 공화당원들은 폭력이 ‘여러 편들’의 탓이라는 트럼프의 애초 반응을 비난했다.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공화당-콜로라도)은 “우리는 악의 이름을 명확히 불러야 한다. 그들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었고 이것은 국내 테러리즘이었다.”고 트윗했다.

트럼프는 14일 두 번째로 입장을 밝히며 “KKK, 네오 나치, 백인 우월주의자들, 그외에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해치는 증오 집단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5일 오후에는 기자들과 열띤 공방을 주고받으며 다시 한 번 어조를 바꿔 애초 발언의 ‘양측 모두’라는 수사로 돌아갔다.

“명확히 해야 한다. 백인 우월주의는 역겹다. 그것은 이 나라가 상징하는 모든 것에 반하는 편견이다. 도덕적 애매함이란 있을 수 없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쓴 트윗이다.

의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뿐 아니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소속 자문위원 몇 명은 항의의 뜻으로 사임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백인 민족주의의 새로운 이름인 이른바 ‘대안우파(alt-right)’의 저명 인사들은 트럼프를 두둔하고 나섰다. ‘Baked Alaska’라는 별칭을 쓰는 이번 시위 참가자 팀 지오넷은 트럼프에게 감사하는 트윗을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이 옳다!’고 덧붙였다.

저명한 백인 민족주의 지도자 리처드 스펜서는 트럼프가 증오 집단들을 규탄한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4일에 기자들에게 “그건 넌센스였다”고 말하며, “공허하고 김빠진”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15일에 새로운 발언을 하자, 스펜서는 “나는 [트럼프가] 진실을 말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트윗했다.

허프포스트와 이야기를 나눈 백인 민족주의자들은 트럼프가 자신들의 견해를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다.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들을 비난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캔트웰은 진심이라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언론들이 대통령과 백인 민족주의자들의 견해를 싸잡으려 한다고도 말했다.

“나는 당신들이 무얼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를 나와 묶으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들은 쓰레기인 것이다. 당신들은 그게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러지 않는가. 그는 발벗고 나서서 여러 단체들을 비난했다.” 캔트웰의 말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겹치는 부분도 있다. 우리는 우리 나라를 구하고 싶어한다.” 캔트웰은 “[트럼프가]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비난한 것은 전략적으로 형편없는 결정이었다. TV의 모든 프로파간디스트들은 트럼프가 더 빨리 말하지 않았다고 떠들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그 발언으로 이득을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샬러츠빌의 폭력에 대한 트럼프의 반응, 14일의 발언을 비판했던 사람들은 간담이 서늘해짐을 느꼈다.

“이토록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그가 요리조리 피해다닌 것, 그의 심술궂은 행동을 간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가 이런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괴하다. 나는 낙심했다.” 남부빈곤법센터의 리처드 코헨이 15일에 발표한 성명이다.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와 국내 테러리즘에 대한 핑계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우리는 규탄해야 한다.”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공화당-애리조나)은 이렇게 트윗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After Trump’s Remarks, White Nationalists Say He’s Telling Truth About Charlottesville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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