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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전쟁 임박하지 않았다' : 미국 정부가 '톤다운'에 나섰다

  • 허완
  • 입력 2017.08.14 08:11

지난주 북한과 미국이 서로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긴장이 고조됐지만, 전쟁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 미국도 '수위 조절'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주말 사이 미국 주요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이 '미국의 분명한 입장을 북한에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외교적 수사'였다는 것.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ABC '디스 위크'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전쟁에 가까워졌다"면서도 "일주일 전보다 전쟁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나 '장전됐다'는 발언을 변호하면서도 군사적 행동이 임박했다는 일각의 관측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우선 '화염과 분노' 발언이 지나쳤다는 비판에 대해 "김정은이 미국과 우리 동맹국들을 위협할 때 우리가 조금이라도 애매하게 대응한다면 위험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우리 시민과 동맹들이 이 불량 정권에 위협 받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전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확대 해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미국 군대는 매일 준비됐고 장전되어 있다. 특히 한국에 배치되어 있는 이들이나 동북아시아에 배치되어 있는 육해공 병력들처럼 자유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아시다시피 우리는 엄청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높은 수준으로 준비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 군대는 항상 준비됐고 장전되어 있다.

그러나 군사 능력이나 준비태세를 갖추는 목적은 평화를 지키고 전쟁을 막는 것이다. 조지 워싱턴이 말한 적이 있다. 평화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또 "우리는 미국과 세계에 대한 이 심각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을 뺀 가능한 모든 액션을 취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국무부장관이 이끄는 매우 매우 헌신적인 외교적 노력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위협 만으로는 미국이 군사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위협의 종류에 따라 다를 것"이라면서도 "어떤 대응이든 이 지역의 우리 동맹국들과 긴밀한 공조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지금의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면서도 "1953년 휴전 이래 우리는 모든 한반도에서의 (긴장) 확대 상황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 때와 지금 다른 점은 6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북한이 초래하는)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것이고,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때마다 매일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이 문제를 미룰 여력이 없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할 수도 없고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같은 날 마이크 폼페오 미국 CIA 국장은 폭스뉴스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핵전쟁이 임박했다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폼페오 국장은 "핵전쟁이 임박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현재 그런 상황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어떤 정보도 보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사회자의 질문이 계속됐지만 폼페오 국장은 "북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는 없다"면서도 "어느 것도 임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덴버에 핵 미사일이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위협이며, 정부는 그에 맞게 (위협을) 다룰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미국인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오고 갔던 '말폭탄'들은 '외교적 수사'로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여권 내 대표적인 외교 전략가로 분류되는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큰소리로 전쟁을 하겠다고 할 때는 전쟁이 안 난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 '괌 폭격'이라고 공갈을 치는 것이나 트럼프가 전쟁 불사를 천명해 군사력 시위를 하는 것도 외교의 영역에서 해석해야 한다. 이는 협상장으로 가기 위한 막바지 과정이다." (조선일보 8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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