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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친미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사례일 것이다. 예를 들어 사드를 거부하면 주한미군을 빼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대통령이 트위터에 쓴다고 해서 바로 정책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멕시코 국경의 장벽 건설, 아프간 증원 문제, 이민자 처리 등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의 트위터는 그냥 해본 소리나, 아니면 관련 부처에 의해 거부되거나 아니면 본인이 정반대로 말을 바꾼 경우도 있었다.

ⓒJonathan Ernst / Reuters

최근 주요 외교 현안에 관해 걱정이 많다. 정부의 관계자들은 이렇게 된 것이 미국의 과도한 압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말을 들은 노태우 정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서 대미협상을 해본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 한다.

미국 정부안에도 개인의 성향차이가 있다. 매우 공격적이고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미국 관료들의 일반적 특징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다.

과거 한미 협상 과정에서 얼굴을 붉힌 일들이 얼마나 많았겠나? 그래도 대한민국은 주권국가다. 들어줄 수 있는 일이 있고, 들어줄 수 없는 일이 있다. 대부분 조목조목 반박하면, 어떨 때는 두번 세번 얘기해서 서로 이해를 한 경험이 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사례일 것이다. 예를 들어 사드를 거부하면 주한미군을 빼겠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대통령이 트위터에 쓴다고 해서 바로 정책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멕시코 국경의 장벽 건설, 아프간 증원 문제, 이민자 처리 등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대통령의 트위터는 그냥 해본 소리나, 아니면 관련 부처에 의해 거부되거나 아니면 본인이 정반대로 말을 바꾼 경우도 있었다.

미국의 외교안보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과의 공개적인 엇박자를 피하고, 또는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실무부서를 통해 우리 정부에 의사를 전달한다. 우리는 가려서 들으면 된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고,우리 입장을 설득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얼마 전 워싱턴에서 만난 분이 이렇게 물었다. "도대체 우리 정부는 미국의 누구랑 논의를 하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게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할 수 있나요?"

어제 세미나에서 존경하는 임동원 장관님께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사항을 다 들어주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깔보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당당하게 NO할 때는 NO해야 합니다. 우리 입장을 갖고 주장하고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 입장을 존중하고 인정합니다."

한국 외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크다. 정부 입장에서 한미 관계를 안정시키고, 그것을 축으로 움직이자는 생각도 일리가 있다.

다만 한미 관계를 이렇게 해도 될까? 고위 관계자들이 미국을 잘 안다는 의미에서 친미라도 됐으면 좋겠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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