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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딸의 일상을 웹툰으로 그린 엄마의 이야기(인터뷰)

  • 김태우
  • 입력 2017.08.10 14:29
  • 수정 2017.08.13 11:12

부모에게 아이의 성장은 기적과도 같다. 아픈 아이의 엄마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인스타그램 유저 박진희 씨(@ggyul_p)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15개월 된 딸 '두부'를 키우며, 박력 넘치고,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아이의 일상을 웹툰으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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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올린 첫 그림을 시작으로 두부의 일상을 공개해온 박진희 씨는 3개월 만에 무려 3천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얻으며 사랑을 받고 있다. 허프포스트는 박진희 씨에게 두부의 이야기에 대해 물었다.

인스타그램에 연재 중인 '일상툰'은 어떤 내용인가요?

=15개월 아기와 15개월 된 초보 엄마의 소소한 일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제와 다른 아기의 몸짓만으로도 한편을 그릴 수 있는 정말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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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게 된 계기는 뭐였나요?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기던 모습을 직접 그리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심장이 아픈 두부지만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두부가 태어나기 전에도 웹툰을 그렸나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만화가였어요. 출판 만화를 그리고 싶어서 공모전에 응모도 해봤고요. 결과는 꽝이었지만요. 결혼과 출산, 육아로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림인데 두부를 통해 짧게나마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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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밝혔는데,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요?

= 두부를 품고 있을 때 정밀 초음파를 보던 중 심장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대학병원에서 아이를 낳았어요. 아직도 생생하네요. 병원에 있던 부부들은 하나같이 행복한 표정만 짓고 있는데 저희 부부만 울고 있었던 그날이요.

주 진단명은 삼첨판폐쇄, 기능성 단심실입니다. 첫 번째 수술은 아기가 태어나고 얼마 안 있어 바로 해야 한다 했지만 감사하게도 나쁘지 않은 상태에 첫 번째 수술을 넘길 수 있었고 작년 9월, 4개월 무렵 수술을 하였습니다. 지난 외래 때 주치의께서 건강한 아이들 심장과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먹먹하고 기뻤어요. 앞으로 서너 살쯤 되면 또 큰 수술을 앞두고 있고요. 인터뷰 질문 중 이 문항을 보고 응해도 되는 걸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아픈 아기를 앞세우는 것 같아서요. 아픈 게 자랑은 아니지만 두부가 아픈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리고자 했던 마음이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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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어떤 아이인가요?

=이맘때 또래 아이들이 그렇듯 호기심 대장에 자다가도 엄마가 옆에 없는 걸 알면 깨선 방에 없는 엄마를 찾는 엄마 껌딱지예요. 낯가림도 없어서 처음 보는 할머니에게도 잘 안겨요. '국민'이라는 단어가 붙은 장난감들을 대령해도 엄마의 태블릿 펜과 마우스, 리모컨을 더 좋아하는 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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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요?

=두부와의 일상을 새로운 방법으로 기록하고 싶은 개인적인 의미가 컸지만, 제 기준에서 이미 많은 분들이 봐주고 계시고 그 덕에 친화력도 말주변도 없는 제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언제나 즐거울 수만은 없잖아요. 엄마도 사람이니까요! 15개월 된 햇병아리 초보 엄마지만 지금 이 시각 자책하고 있는 엄마가 있다면 아니라고 잘하고 있다고 위로를 해줄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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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으신지요?

=역시 제 기준에선 위와 같이 팔로워 수가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어느 날은 "이건 별로 재미없겠다"라고 말하는 저를 보고, 옆에 있던 동생이 그렇게 되면 부담이 돼서 앞으로는 더 그리기 힘들 거라고 말해줬어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두부가 앞으로 다시 병원 생활을 하게 되는 날도 올 테지만 그때까지 저는 처음처럼 두부와의 소소한 일상을 그려나갈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아픈 아이들에게 너그럽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길 희망합니다.

박진희 씨의 웹툰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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